<에티카 Ethica>의 원제는 스피노자(Benedictus de Spinoza, 1632 ~ 1677) 가 1675년에 저술한 책으로 원제는 <기하학적 순서로 증명된 윤리학, Ethica, ordine geometrico demonstrata> 이다. 책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기하학(幾何學)적 구조를 가지고 있어 유클리드(Euclid, BC 325 ~ BC 265),의 <원론 Elements>을 연상케 한다.


 

 


 











책세상에서 출판된 <에티카>는 서문과 부록을 부분 번역한 입문서 성격이 강하다. 그래서,  [리뷰]에서는 강영계 교수가 번역한 <에티카>를 통해 전체적인 내용을 정리하고자 한다. [리뷰] 전 이번 [페이퍼]에서는 용어 해설과 구조에 대한 파악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살펴보자.


스피노자의 <에티카>는 수학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마치 수학식에서 개개의 변수(變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처럼 <에티카>에서는 그가 사용한 용어(用語)의 의미를가 중요하다. 특히, 그가 사용한 용어 중 일부는 데카르트(Rene Descartes, 1596 ~ 1650)와 같은 용어, 다른 의미를 가지기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데카르트의 '神'과 스피노자의 '神'은 다른 의미를 가진다.)


1. 용어 해설(출처 : 책세상)


가. 관념 idea : 정신의 작용에 의한 개념 형성

나. 변용 affectio : 실체에 의존하는 존재. 특히, 개별자와 빈번하게 동의어로 사용

다. 본질 essentia 혹은 본성 natura : 어떤 존재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핵심적인 요소

라. 선(좋음) bonum : 우리에게 유용하다고 확실히 우리가 아는 것

마. 악(나쁨) malum : 어떤 선을 우리가 소유하지 못하게 방해한다고 확실히 우리가 아는 것

바. 속성 attributum : 실체를 실질적으로 이루고 있고 또한 실체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요소로서 사유와 연장 등이 대표적인 실체의 속성임

사. 실체 substantia  : 다른 어떤 것에 의존하지 않는 자립적 존재

아. 양태 modus : 실체에 의존하는 모든 존재

자. 욕망 cupiditas : 각각의 사물이 갖고 있는 자기 보존의 힘을 심리학적으로 달리 표현한 것

차. 욕구 appetitus : 인간의 신체와 정신 모두에 관계하는 욕망(자기 보존의 힘)


2. <에티카>의 구조(構造)


<에티카>에서는 기하학적 구조에 따라 '신(神)', '정신의 본성과 기원', '정서의 기원과 본성', '인간의 예속 또는 정서의 힘', '지성의 능력 또는 인간의 자유' 등 5가지 내용에 대해 스피노자의 주장을 증명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그 중에서  '제1부 신에 대하여' 중 [신 존재 증명 정리]에 해당하는 내용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정리 1. 실체(substantia)는 본성상 자신의 변용(變容 affectio)에 앞선다.

정리 3. 서로 아무런 공통점이 없는 사물들은 그것들 중 하나가 다른 것의 원인이 될 수 없다.

정리 5. 사물의 본성 안에는 동일한 본성이나 속성을 가지는 둘 또는 다수의 실체가 존재할 수 없다.

정리 7. 실체의 본성에는 존재가 속한다.

정리 8. 모든 실체는 필연적으로 무한하다.

정리10. 실체의 각 속성은 그 자체를 통해 파악하지 않으면 안된다.

정리 11. 신(神) 또는 각각 영원하고도 무한한 본질을 표현하는 무한한 속성으로 이루어진 실체는 필연적으로 존재한다.
















한편, <신의 베틀>에서 소개한 괴델의 신 존재증명 방식은 다음과 같다.


공리1. (이분법) 속성은 그 부정이 부정적일 경우에만 긍정이다.

공리2. (닫힘) 속성은 긍정적인 속성을 가진 경우에만 긍정이다.

정리1. 긍정적 속성은 논리적으로 일관된다. (다시 말해 실례를 가질 수도 있다.)

정의. 모든 긍정적인 속성을 가지는 것만이 신적이다.

공리3. 신적이라는 것은 긍정적인 속성이다.

공리4. 긍정적인 속성이 되는 것은 (논리적으로) 필요하다.

정의. x가 P를 최소한으로 가지고 있을 경우에만 속성P는 x의 핵심이 된다.

정리2. x가 P를 최소한으로 가지고 있을 경우에만 속성 P는 x의 핵심이 된다.

정의. NE(x) : 핵심 속성을 가지고 있다면 x는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공리5.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은 신적이다.

정리3. 신적인 x는 반드시 몇몇 개가 존재한다. (p382)


<신의 베틀>를 읽었을 때는 미처 알지 못했으나, 지금 두 증명을 나란히 놓고 보니 괴델의 증명이 <에티카>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에티카>는 '인문학 원론(人文學 原論)' 이라 생각된다.


3. 아리스토텔레스 4원인론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사물 생성의 조건이라는 의미에서의 원인으로 1)질료(質料, hyle, matter : 생성의 수동적인 가능성) 2) 형상(形相, eidos, form : 생성의 수동적인 가능성) 3) 운동의 시원(始原), 4) 목적 등 네 가지를 들었다.이렇게 일체의 존재는 질료와 형상의 결합이며, 가능성(질료)이 현실성(형상)으로 전화, 발전하는 것으로 보았다. 질료에는 수동성을, 형상에는 활동성을 부여함으로써 운동의 시원과 목적을 형상에 귀착시켰다. 여기에서 운동의 시원으로서 스스로는 움직이지 않으면서 다른 것을 움직이는 것, 즉 '움직이지 않는 최총의 움직이는 것'으로 신(神)을 내세운다. [출처 : <철학사전> 중원문화, 2009]


4. 데카르트의 실체관 : 물심이원론(物心二元論)


데카르트는 신의 관념에서 실체에 관한 사상을 전개시켰다. 그는 중세에 성립한 신, 인간, 세계라는 개념을 신, 정신, 물체라는 개념으로 바꾸어 이것들을 실체(實體, substantia)라고 부른다. 실체란 그것이 존재하기 위해서 자기 이외에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고 존재하는 것을 말한다. '정신(mens)'와 '물체(corpus)'는 '유한 실체'이고, '신'은 '무한 실체'이다. 정신과 물체는 넓은 의미의 실체일 뿐이다. 그러나 데카르트의 신은 정신과 물체라는 두 실체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한 매개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의 사상은 정신과 물체에 집중하고 있다. 정신의 속성(attributa)은 '사유(cogitato)' 이고, 물체의 속성은 '연장(extensio)'이다. 이 사유와 연장(延長)은 서로 아무런 상관 관계도 없기 때문에 서로 어떠한 공통점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인간에 있어서는 정신과 육체가 뇌 속의 '송과선(松果腺, glans pinealis)'에서 서로 접촉한다는 철학적으로 석연치 않은 주장을 하고 있다.(상호 작용설) [출처 : <철학사전> 중원문화, 2009]



[그림] 송과선[출처 : http://www.aistudy.com/physiology/nature_edelman.htm]


5, <에티카>의 정의 (출처 : 서광사 版)


 가. 제1부 신에 대하여 [정의]


1) 나는 자기 원인이란 그것의 본질이 존재를 포함하는 것, 또는 그것의 본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이해한다.

2) 같은 본성을 가진 다른 것에 의하여 한정될 수 있는 사물은 자신의 유(類) 안에서 (in suo genere) 유한하다고 일컬어진다.

3) 나는 실체란 자신 안에 있으며 자신에 의하여 생각되는 것이라고 이해한다.

4) 나는 속성이란 지성이 실체에 관하여 실체의 본질을 구성하고 있다고 지각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5) 나는 양태(樣態)를 실체의 변용(變容 affectio)으로, 또는 다른 것 안에 있으면서 다른 것에 의하여 생각되는 것으로 이해한다.

6) 나는 신을 절대적으로 무한한 존재, 즉 모든 것이 각각 영원하고 무한한 본질을 표현하는 무한한 속성으로 이루어진 실체로 이해한다.

7) 오직 자신의 본성의 필연성에 의해서만 존재하며, 자기 자신에 따라서만 행동하게끔 결정되는 것은 자유롭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것에 의하여 특정하게 규정된 방식으로 존재하고 작용하도록 결정되는 것은 필연적이라거나 강제되었다고 한다.

8) 나는 존재가 영원한 것에 대한 단순한 정의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 한, 영원성을 통하여 존재 자체를 이해한다.


나. 제2부 정신의 본성과 기원에 대하여 [정의]


1) 내가 이해하는 물체는 신이 연장된 사물로 고찰되는 한에서 신의 본질을 어떤 일정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양태이다.

2) 그것이 주어지면 사물이 필연적으로 정립되고 그것이 제거되면 사물이 필연적으로 없어지는 것, 또는 그것이 없으면 사물이 그리고 반대로 사물이 없으면 그것이 있을 수도 생각될 수도 없는 그러한 것을 나는 어떤 사물의 본질이라고 한다.

3) 정신은 사유하는 것이므로, 정신이 형성하는 정신의 개념을 나는 관념으로 이해한다.

4) 내가 이해하는 타당한 과념이란, 그 자체로서 대상과의 관계를 떠나서 고찰되는 한에서 참다운 관념의 모든 성질이나 내적 특징을 소유하는 관념이다.

5) 지속은 존재의 무규정적인 연속이다.

6) 나는 실재성과 완전성을 동일한 것으로 이해한다.

7) 내가 이해하는 개물은 유한하며 제한된 존재를 갖는다. 


다. 제3부 정서의 기원과 본성에 대하여 [정의]


1) 어떤 원인의 결과가 그 원인에 의하여 명석 판명하게 지각될 수 있을 때 나는 이 원인을 타당한 원인이라고 한다. 그러나 어떤 원인의 결과가 그 원인 자체에 의하여 이해될 수 없을 때 나는 그 원인을 타당하지 않은 또는 부분적인 원인이라고 한다.

2) 타당한 원인으로 되어 있는 어떤 것이 우리의 내부나 외부에 생길 때, 곧 (앞의 정의에 의하여) 우리의 본성만에 의하여 명석 판명하게 이해될 수 있는 어떤 것이 우리들의 본성에서 우리의 내부나 외부에 생길 때, 나는 우리가 작용한다고 말한다. 이와 반대로 우리가 단지 부분적 원인에 불과한 어떤 것이 우리의 내부에 생기거나 우리의 본성에서 생길 때, 나는 우리들이 작용을 받는다고 말한다.

3) 나는 정서를 신체의 활동 능력을 증대시키거나 감소시키고, 촉진하거나 저해하는 신체의 변용인 동시에 그러한 변용의 관념으로 이해한다. 그러므로 만일 우리가 그러한 변용의 어떤 타당한 원인이 될 수 있다면,  그 경우 나는 정서를 능동으로 이해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수동으로 이해한다.


라. 제4부 인간의 예속 또는 정서의 힘에 대하여 [정의]


1) 우리들에게 유익하다고 우리가 확실히 아는 것을 나는 선(bonum)으로 이해한다.

2) 반대로 우리들이 선한 어떤 것을 소유하는 데 방해되는 사실을 우리가 확실히 아는 것을 나는 악(malum)으로 이해한다.

3) 우리가 오직 개물의 본질에만 주의할 경우, 개물의 존재를 필연적으로 정립하거나 필연적으로 배제하는 어떤 것도 발견하지 않는 한 나는 개물을 우연적이라고 한다.

4) 개물(個物)을 반드시 새기게 하는 원인에 우리가 주의할 경우, 그 원인이 개물을 산출하도록 결정되어 있는지의 여부를 우리들이 알지 못하는 한 나는 그 개물을 가능적이라고 한다.

5) 나는 인간을 서로 다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을 반대되는 정서로 이해한다.

6) 우리들은 공간적 거리를 시간적 거리와 마찬가지로 특정한 한계까지만 명백하게 표상할 수 있을 뿐이다...  그것이 존재하는 시간이 우리가 보통 명백하게 표상하는 간격보다 한층 더 긴 간격으로 현재에서 떨어져 있다고 표상되는 모든 대상을 우리는 현재에서 동일한 거리만큼 떨어져 있는 것처럼 표상하며, 이것을 하나의 시점으로 귀착시킨다.

7) 우리들로 하여금 어떤 것을 하게끔 하는 목적을 나는 충동으로 이해한다.

8) 덕과 능력을 나는 동일한 것으로 이해한다.


6. 영원의 상(相) 아래서 (sub specie aeternitatis)


스피노자는 합리주의적 입장에서 감각에 의한 인식에 대해 이성에 의한 인식을 수립하였고, 이것을 감각에 의한 인식보다 우위에 두었으며, 이성이 논리적인 필연성을 통해 얻은 인식을 '영원의 상 아래에서' 파악하였는데, 이것은 세계의 진실을 포착한 초(超_)시간적인 인식이다.

[출처 : <철학사전> 중원문화, 2009]


위와 같은 전체 그림을 가지고 <에티카>를 [리뷰]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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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3 1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3 17: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다이제스터 2017-03-23 1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티카>에 별 다섯 개 주신 사유가 막 궁금해 집니다. 기대하고 있습니다, 리뷰...^^

겨울호랑이 2017-03-23 19:54   좋아요 1 | URL
^^: 부족하나마 곧 마무리한 후 올리겠습니다

북다이제스터 2017-03-23 19:59   좋아요 2 | URL
리뷰와 페이퍼 쓰임을 나누시고 리뷰 에 기대감 상승 시키고 계십니다. 전 넘 좋고 기대감 만빵입니다. ^ ^
전 여전히 리뷰와 페이퍼에 아직도 정체성을 잘 부여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ㅠㅠ

겨울호랑이 2017-03-23 20:04   좋아요 2 | URL
북다이제스터님께서 기대해 주시니 감사하면서도 긴장되네요^^: 숙제 검사 받기 전 학생 심정입니다 ㅋㅋ

북다이제스터 2017-03-23 20:07   좋아요 2 | URL
부담 드리려고 한 건 아니구요.
저도 근래 난생처음 <에티카> 해제 읽어서 제가 느낀게 맞는지 확인하고 싶은 기대감 때문에요. ^^

겨울호랑이 2017-03-23 20:10   좋아요 1 | URL
네^^: 북다이제스터님. 저도 농담입니다. 이렇게 서로 생각을 나누면 다같이 발전하겠지요^^: 저도 즐겁습니다!

나와같다면 2017-03-23 19: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학교 첫 레포트가 <에티카> 였는데..
그때는 이해하지도 못하고 썼었던것 같아요..

오늘은 삼년만에 올라온 세월호의 참혹한 모습 때문인지 맘이 안 좋네요..

겨울호랑이 2017-03-23 19:56   좋아요 1 | URL
저도 세월호를 보니 슬픔과 분노가 다시 올라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