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대담한 도전 - 앞으로 20년, 세 번의 큰 기회가 온다
최윤식 지음 / 지식노마드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2030 대담한 도전>은 최윤식 박사의 미래 예측/전망서다. <2030 대담한 미래>1,2와 더불어 시리즈 중 마지막에 해당한다. (2016년 현재)


<2030 대담한 도전>의 내용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2016년부터 2020년 사이 예측되는 경제적 변화를 제시하며, 2부에서는 예상되는 미래 산업 변화(나노기술, 미래자동차 등)와 우리의 대응을 다루며, 마지막 3부에서는 위와 같은 위기 속에서 어떻 기회를 찾을 수 있는가를 국제 정세와 함께 살펴보고 있다. 


2부와 3부에서 제시된 미래의 변화는 저자만의 독자적인 통찰이라기 보다는 어느 정도 우리 모두가 인식하고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이 책에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1부의 2016 ~ 2020년 변화라 생각된다. 그래서 이번 리뷰에서는 1부를 중심으로 한 중장기 예측을 주로 살펴보고자 한다.


1부에서 예견하는 경제적 위기의 출발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작된다.


먼저 국제적으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을 살펴보자.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자금의 이탈을 우려한 주변국들의 추가적인 기준금리인상으로 이어진다. 그렇지만, 경제체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신흥개발국들은 금리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따르지 못하게 된다. 이 러한 금리 차(gap)을 이용한 헤지펀드의 공격으로 여러 나라들이 외환위기를 겪게 된다.


한편, 국내적으로도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 인상요인이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2016년 현재 이미 1,200조 규모의 가계부채와 가중된 이자부담은 민간경제(가계)와 중소기업들의 부담으로 이어진다.(최근, 초이노믹스로 인한 부동산 시장의 인위적인 부양의 부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특히, 가계의 이자부담 증가는 민간소비 지출의 감소를 가져오게 되고 이는 앞으로 상당기간 우리 경제가 침체기에 빠질 수 있는 원인이 된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이외에도, 저유가에 기인한 '석유전쟁', 삼성/LG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의 위기 등을 다루고 있다.

이러한 저자의 전망을 책에서는 도표로 친절하게 제시한다.



[그림1] 2030 대담한 도전의 중장기 시나리오


이러한 전망은 현재도 유망할 것인가? 현재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출판된 2015년 12월 9년만에 미 FRB는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향후 지속적인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상되었다. 당시만 해도 미국의 실업률과 취업률은 안정화된 상태로 미국 경제가 호황국면에 있었고, 힐러리의 당선이 당연시 되었으며, 영국의 EU탈퇴는 고려대상이 아니었기에  저자의 전망은 타당성을 가졌다. 그렇지만, 실제적으로 2016년 미국 FRB의 금리 인상은 지난 12월 1차례 이루어졌을 뿐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이에 따른 주변국과의 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 경제위기는 없었다. 저자의 전망과는 달리 미국의 금리가 거의 1년 동안 동결된 것은 금리 인상 요인은 한 가지만으로 결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달러 단독 강세로 미국 수출 감소, 마이너스 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는주변국들(일본, EU)과의 경제 공조, 미국 대선 등 정치적 변화 등 여러 요인을 고려했을 때 저자의 미국 금리 인상 전망은 5년의 중기 전망 전제로는 섣부르다는 판단이 든다. 그런 면에서 저자의 지속적인 '미국 기준 금리 인상' 가정은 복합적인 요인이 고려되지 않은 가정이라는 판단이 들고, 그 결과  1부의 전망은 상당히 빗나갔다고 본다. 


미국 기준 금리 인상 이외에 향후 5년간 영향을 미칠 2가지 요인을 생각하면 앞으로 그 결과는 더 빗나갈 것이다. 2016년 6월 브랙시트와 11월 미국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은 2016년 초에는 예상할 수 없었지만, 향후 4년의 세계 정치, 경제를 바꿀 중요한 변수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경제에서는 예상치 못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정치일정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2016년 10월 갑작스럽게 발생한 정치 스캔들로 인해 2017년 '조기 대선' 일정이 유력시 되는 변화를 이 책에서는 미처 담고 있지 못하다. 결론적으로 국내 경제의 중기 전망 역시 상당부분 변화가 불가피하다.


2부에서는 과학 기술이 바꿀 수 있는 우리 산업의 미래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2부의 주요 골격은 향후 유망한 산업을 나열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영국 엘리자베스1세의 프랜시스 드레이크 제독의 전략적 행동을 제시한다. 2부에서는 향후 많은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빠르게 미래를 준비하고 대응하라는 결론을 제시한다. 많은 기술경제 전망서들에서 같은 결론을 내놓기에 그렇게 새로운 내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과학기술의 발전이 산업의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과학기술의 발전이 변화를 가져오겠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급격하게 가져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향후 전망을 할 때 우리는 많은 경우 선형적 증가를 가정한다. 이러한 가정은 단기에서는 유용하지만, 중장기에서는 유용하지 않다. (중장기 이후 변화에서는 '지수(log) 변동'이 유용함을 우리는 종종 발견한다. 리처드 도킨스의 <지상 최대의 쇼>에서도 개체의 환경적응이 '지수함수'에 의해 이루어짐을 다루고 있다.)



[그림2] 지표면, 온도 변화(p508)


 때문에, 선형함수에 의해 도출된 추세적 변화를 별도의 보정없이 일반화시킬 경우 큰 오류에 봉착할 수 있다. 이러한 점 외에 과학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일자리 감소의 영향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인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는 '노동자=납세자=소비자=유권자'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 명확해진다.


노동의 감소에 따른 민간소비 감소는 결국 '정부 재정 부족'과 '기업 매출 감소'로 귀결될 것이다.

재정부족과 매출 감소는 결과적으로 투자 부족으로 이루어진다고 했을 때, 과연 지금과 같은 추세적 변화가 가능할 것인가? 과학기술의 투자주체가 '정부'와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지금과 같은 기술의 발전속도가 지속될 것으로 가정하는 것은 지나친 낙관이라는 생각이 들고, 이러한 기술의 발전을 뒷받침할 정도로 빠르게 제도가 수정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실업자 증가로 인한 사회불안을 감당할 수준이 되지 않는다면, 유권자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정치권 등에서 기술발전을 제약할 수도 있다는 점도 그런 가능성 중 하나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2030 대담한 도전>에서 전망한 중장기 미래는 1년이 지난 지금 상당 부분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생각된다. 때문에 이 책의 내용대로 미래가 전개되리라 믿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읽을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미래학자들이 미래를 전망할 때 어떤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을 하는가를 살펴보고, 스스로의 미래를 설계할 때 하나의 좋은 본(本)으로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양철나무꾼 2017-01-13 17: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숫자에 완전 뽀글거려하는 저로선 절대 안 읽게 될 책이지만,
마지막 문단, 님의 코멘트 만으로도 방향은 얻어가는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겨울호랑이 2017-01-13 17:44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읽어주시고 글까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13일밤의 금요일 (?)되세요 ㅋ^^:

AgalmA 2017-01-14 15: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법인세나 종부세를 높이든지 서민 복지 혜택을 높여 내수를 증진하든지 둘 중 하나는 해야 꽉 막힌 국내 문제가 좀 돌아갈 거 같은데...결국 어떤 정권이 될 지가 가장 현안이네요..

겨울호랑이 2017-01-14 15:30   좋아요 2 | URL
^^: 네 저도 Agalma님 견해에 동의합니다. 말씀하신 부분에 추가적으로 소득세 누진 세율 강화, 상속세 과세의현실화등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대기업 편중의 투자지원 대신 사회적 기업을 비롯한 대안 기업지원이 이루어지는 것이 1차적인 변화 시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실현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현 정권 교체는 이루어져야할 것 같습니다^^: Agalma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