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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수용소에서 (양장) - 빅터 프랭클의
빅터 프랭클 지음, 이시형 옮김 / 청아출판사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평소에는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는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좋은 책을 뛰어넘는 위대한 고전(古典)이 무엇인지 가슴으로 느낄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같이 책이 잘 안 잡히고, 어지러운 때에 마음 깊이 다가오는 책이 있다면 자신의 '인생(人生)의 책(冊)'으로 생각해도 좋을 것입니다.
또한, 요즘과 같은 위기는 개인의 성찰(省察)과 발전을 위해서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도 듭니다. 벌써 5차례의 촛불집회와 수백만명이 내는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이들을 보면 실망감과 분노를 느끼게 됩니다. 특히, 박근혜 제3차 대국민 담화는 거의 테러 수준이라 생각됩니다.
저 역시 깊은 실망감을 느꼈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오늘 아침에는, 빅터 플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한 대목이 떠올랐습니다. 죽음의 수용소인 아우슈비츠에서 저자인 빅터 플랭클의 친구인 어떤 관리인이 하루는 3월 30일에 전쟁이 끝난다는 꿈을 꿉니다. 이 꿈을 통해 희망을 가진 그는 3월 30일을 기다리며 희망에 찬 삶을 살면서 지냅니다. 그가 기대했던 30일이 가까워도 별다른 조짐이 보이지 않자 초조해 하던 그는 갑자기 29일에 아프기 시작했고, 30일에는 고통을 겪다가 결국 31일에 발진티푸스로 죽습니다. 이러한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해 빅터 플랭클은 책에서 다음과 같이 서술합니다.
미래에 대한 믿음의 상실은 죽음을 부른다
'인간의 정신상태 - 용기와 희망 혹은 그것의 상실 - 와 육체의 면역력이 얼마나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희망과 용기의 갑작스런 상실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지 이해할 것이다. 내 친구의 죽음을 초래했던 결정적인 요인은 기대했던 해방의 날이 오지 않았다는 데에 있었다. 그래서 그는 몹시 절망했으며, 잠재해 있던 발진티푸스 균에 대항하던 그의 저항력이 갑자기 떨어진 것이다...
그 시간이 다가오는데도 희망적인 뉴스가 들리지 않자 용기를 잃었으며, 절망감이 그들을 덮쳤다. 이것이 그들의 저항력에 위험한 영향을 끼쳤고, 그 중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기에 이른 것이다.'(p136)
우리의 촛불 집회로 박근혜가 바로 하야(下野)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하야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기에 굳이 소리내어 말하지는 않았요. 상식이 통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아직도 상황파악을 못하는 대통령을 보면서 우리는 빅터 플랭클의 친구와 같은 심정을 요즘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래에 대한 믿음의 상실은 죽음을 부릅니다.
박 대통령이 아무리 용을 써도 내년 12월 넘기겠습니까. 길다고 해도 겨우 1년남았습니다. 지난 MB-박근혜 정부 10년은 견뎌온 우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을 더 너그럽게 가지고 꾸준히 이 어려움을 이겨냈으면 합니다. 지금은 세상을 가진 듯 하는 집권세력이지만, 우리의 희망은 우리가 알지 못할 때에 오리라 생각합니다.
"예상하지 못한 날, 짐작하지 못한 시간에 그 종의 주인이 와서, 그를 처단하여 위선자들과 같은 운명을 겪게 할 것이다."(마태오 24:51)
오늘은 날이 따뜻합니다.그래도 겨울날이라 저녁이 되면 추울 것 같습니다. 지난 주에는 어린 아이들도 함께 와 있는 모습을 보면서 추운 날씨에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섰습니다. 몸이 안 좋으신 분들은 앞으로도 기회가 많을테니(?), 잠시 쉬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추운 겨울날씨는 어르신과 아이들에게 별로 좋지 않거든요. 다만, 마음을 모아서 함께 하는 오늘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PS. 종로, 광화문 지역은 때아닌 '하야특수'를 누리고 있는 듯 합니다. 지역경제는 살아난 것 같습니다만, 대통령이 지역경제뿐 아니라 국가경제를 생각해서 빨리 내려오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