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은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브라이언 솔리스 지음, 정지인 옮김 / 다른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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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은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는 마케팅(marketing) 전략 서적이다.


이 책에서는 기업이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을 설계 및 적용하여 어떤 식으로 마케팅 전략을 진행하는가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경험은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의 구체적인 내용은 업무 매뉴얼에 가깝다. 맵(map)형태로 작성된 페이지는 실무자들이 따라가기 쉽도록 실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마케팅 서적들이 제조업 제품 중심의 설명을 하는 것에 비해 서비스업에 대한 실례로 들고 있다는 점이 실무자들에게 다소 도움이 된다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개별 기업에서 자신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부족한 부분이 있기에, 그 부분은 각자가 고민해야할 것이라고 판단된다.


한편, 담당자가 아닌 이들(소비자들)은 이 책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이 책을 보려고 한다.


지난 2005년 전후 출간된 <블루오션 전략>이후 마케팅 서적은 거의 읽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고 난 후 마케팅(marketing) 전략 역시 10년동안 많은 변화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지난 10년간   마케팅에 있어서 큰 변화는 "스티브 잡스(Steve jobs)" 의 '아이폰' 출시 이전 시기과 그 이후 시기로 나눌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와 같은 구분은 스티브 잡스 개인의 역량으로만 생각한 것은 아니다. 애플(apple)사가 도약하는 시기이면서,  세계금융위기 직전/직후 상황과 맞물려 발생한 사회적 변화의 영향 때문이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부(富)의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라는 사회적으로 큰 변화가 나타났다.  '부의 양극화'는 구매력있는 소비자들의 감소를 불러왔고, '저출산 고령화'는 새로운 시장보다는 '계속 고객'의 중요성을 높이게 되었다. 소비자 집단의 이러한 변화는 기업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금융위기 이전 대표적인 마케팅 서적으로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의 <마케팅 관리론>, 알 리스(Al Ries)와 잭 트라우트의 <포지셔닝(Positiong)> 등을 들 수있을 것 같다..  <마케팅 관리론>의  주요 내용은 '4P(제품 Product, 가격 Price, 유통 Place, 판매촉진 Promotion)를 기본 골격으로 제품과 브랜드, 기업을 어떤 식으로 성장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로 정리된다. 또한,  <포지셔닝>은 제목 그대로 '제품 또는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어떻게 인식시키는가?'에 대한 내용으로 논의가 전개된다.





[그림] 4P MiX (출처 : http://mbanote2.tistory.com/61)


위의 책들은 공통적으로 제품과 브랜드, 기업만 잘하면 된다는 전제가 깔려져 있다. 그것은 아마도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의 세계 경제 호황기였기 때문에, 구매력있는 소비자가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소비자의 의견은 신제품에 대한 니즈(Needs) 파악과 완성된 신제품에 대한 반응 정도를 점검하는 것에 그쳤고, 잘 만들기만 하면 팔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이러한 공급 위주 전략의 배경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이에 반해, 세계 금융위기 즈음에 세스 고딘의 <보라빛 소가 온다>(2005)에서는 소비자의 인식을 강조한다. 소비자의 인식 속에 브랜드를 어떻게 심는가를 강조한 그의 전략은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마케팅에서 잘 구현되었다. 그 결과, 우리는 제품을 사기위해 줄을 서고, 제품을 구매하면서 기뻐하는 '아이폰 매니아'들을 볼 수 있었다.



[그림] 아이폰을 사면서 기뻐하는 고객들 (기사출처 :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50929_0010319657&cID=10101&pID=10100)


그리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기업들은 고객을 주목하기 시작햇다는 생각이 든다.

<경험은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에서는 고객을 자신의 소비자로 '경험'을 통해 양육(?)하는 전략이 소개된다. 이전에는 '제품의 수명 주기'를 통한 '제품'이 논의의 핵심이라면, 이제는 '소비자의 모든 것'이 마케팅의 목표가 되었음을 책을 통해 느끼게 되었다.


[그림] 제품 수명 주기 이론 : 제품 위주 마케팅 전략


[그림] 고객 경험 지도( 출처 : http://www.dongabiz.com/DBRplus/GraphicDBR/article_content.php?atno=1803078201&chap_no=1)


이 책을 읽은 후  소비자를 바라보는 기업의 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자신의 고객이 될 만한 소비자를 사전에 파악하고, 그들을 분석해서 원하는 것을 제공하려는 기업의 모습은 예전과 달라진 것은 없지만, 그 파괴력은 다르다. 마케팅 전략의 최신 실행 방안으로 알려진 수많은 직접/간접 광고와 SNS를 통해 축적된 빅데이터(Big DATA)는 우리에게 단순히 광고만 하는 것이 아니다. 


각종 영화나 드라마의 간접광고(PPL), 맞춤형 광고를 통해 우리 삶은 마케팅 전략에 밀려다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소비자들은 기업들의 손에서 조종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씁쓸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림]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중의 타게팅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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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10-31 22: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 님의 글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얻습니다. 책 뿐만 아니라 자료를 정리해서 글을 쓰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씁쓸한 생각을 조금이라도 없애고자 좀 다른 측면도 생각을 해봅니다. 현대 사회가 도시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사는 방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기능 위주로 전문화와 분업화 되고, 대량 생산이 필요 아니 불가피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를 초래하게 될 겁니다. 현대사회에서 대량생산 기능을 기업들이 맡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소비자로서 그들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소비자와 기업이 상호 공존하는 관계를 맺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기업의 세력이나 마케팅 영향력이 커지면 소비자가 조종당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소비자로서 불가항력적이라 생각합니다.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 자신한테 유리한 선택을 하는 것만이 최선이지 않을까요. SNS와 집단지성을 활용하면 좀더 똑똑해질 수 있음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북플도 그런 맥락에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

겨울호랑이 2016-11-01 04:22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오거서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SNS가 기업에게는 빅데이터라는 선물을 하였다면, 소비자에게는 기업과 제품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여 선택권을 넓혀준 것 같습니다. 저는 기업 측면에서만 생각했는데, SNS 등은 오거서님 말씀처럼 소비자에게도 큰 기회를 제공하네요.^^: 미처 생각하지 못한 점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Dora 2016-11-01 0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포피는 아직도 현장에서 쓰이나요? 궁금...잘 몰라서요

겨울호랑이 2016-11-01 09:08   좋아요 1 | URL
이론상으로는 언급되지만, 예전보다 그 권위는 많이 약해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