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 보급판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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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에서는 칼 세이건이 그려낸 '우주(宇宙)'이야기가 펼쳐진다.


책 제목 <우주(cosmos)> 는  그리스어 '코스모스(kosmos)'에서 유래하였으며, '질서'를 의미하며,  이에 반대되는 '혼돈(混沌)'을 의미하는 말은 '카오스(kaos)'라고 한다. 칼 세이건은 왜 책제목으로 cosmos를 선택했을까. 이 책의 우주는 물리학에서 말하는 Universe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물리학의 우주만이 아니라 작은 소우주(小宇宙)인 인간, 생물에 대한 이야기 또한 책에서 다루고 있다. <코스모스>에서 세이건은 물리학, 생물학, 사학, 민속학(신화), 사회학 등 학문의 여러 분야를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리고, 이를 통해 독자들과 공감대를 넓히면서 흥미를 배가(倍加)시킨다. 세이건은 <코스모스>에서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지구에서 출발하는 우주여행을 하는 것처럼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안내한다.


<코스모스>에서의 여행은 지구의 탄생으로부터 시작한다. 약 40억년 전 DNA 결합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생명이 진화해왔는지 살펴보면서 우리 지구가 얼마나 생명이 넘치는 곳인지를 살펴본다.(2장) 이어서, 지구 밖 태양계 탐험을 시작하기 전 천문학의 역사와 주요 천문학자의 이론에 대한 소개(3장)를 통해 세이건은 천문학에 대한 배경지식을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4,5,6장에서 세이건의 전문분야인 태양계 탐험과 관련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금성 탐험을 한 파이오니아호와 <코스모스>가 씌여진 당시 목성과 토성을 탐험한 보이저 1,2호 이야기가 펼쳐진다. (현재 보이저 1,2호는 태양계밖으로 항해중이다.) 보이저 이야기가 나온 후 세인건의 시선은 우주로 향한다.

우주가 얼마나 광할한지, 넓은 우주에 수많은 별들의 일생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우주는 어떻게 생겼는지를  8,9,10장에서 다루며, 마지막으로 11,12,13장에서는 외계문명의 존재 가능성과 외계문명에 우리 지구 문명이 어떻게 보여질 것인가를 반추(反芻)하며 현대 문명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지구에서 출발해서 태양계로, 광대한 우주로 여행을 한 후, 다시 지구에서 살아가는 우리 삶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통해 세이건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풀어간다. 


다양한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서 흥미롭게 풀어낼 수 있었던 것은 세이건의 역량 때문일 것이다. 시카고 대학에서 인문학 학사, 물리학 석사,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 박사를 지낸 칼 세이건의 폭넓은 공부는 <코스모스>를 지금까지도 꾸준히 읽히는 과학서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독자들은 자신의 배경지식에 따라 다양한 지식을 <코스모스>에서 끌어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코스모스>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세이건의 우주관(宇宙觀)이었다.



<그림> 끝없이 연결되는 영원회귀의 코스모스

인형안에 다른 인형이 있는 러시아 인형같이, 우주들이 이루는 영원회귀의 계층 구조가 바로 코스모스의 본질일지도 모른다.(p557)


'충분한 질량의 물질이 있다면 우주는 닫힌 굽은 공간이다. 3차원으로 낮춰서 생각하면 통상의 구에 비유될 수 있다. 닫힌 우주에서는 빛이 갇혀 있다. 1920년대에 관측 천문학자들이 M31 반대쪽 먼 곳에서 나선 은하 한 쌍을 봤다. 이때 사람들은 '이 두 은하가 은하수 은하와 M31을 반대 방향에서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의심한 적이 있다. 다시 말해서 자신의 뒤통수를 자기가 보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빛이 우주에 갇혀 있으면 내 뒤통수를 떠난 빛이 우주를 한 바퀴 돌아서 나의 정면에 다시 나타날 수 있다.'(p531)


세이건은 우주가 닫혀 있고, 우주들이 끊임없이 회귀되는 계층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코스모스>에서 말한다. 그의 말 속에서 거대한 우주를 이해한다는 것이 반드시 우주여행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다. 내 자신과 주변의 소우주(小宇宙)를 이해하는 것이 머리 위 대우주(大宇宙)를 보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사실을 세이건은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우주에서 벌어졌던 진화의 단계를 차근차근 이해하노라면, 거대한 [수소 산업]의 최종 산물로서 태어난 생물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한 존재임을 확실히 알게 된다. 지구 이외의 다른 곳에서도 우리와 같이 놀랄 만한 돌연변이를 이룩한 존재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하늘 먼 곳 어디에선가 우리에게 들려줄 그들의 흥얼거림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p674) 




<코스모스>에서는 냉철한 과학자의 모습만 아니라, 인간과 생명에 대한 친근하고 사랑넘치는 세이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에, 다른 과학서들과는 달리 <코스모스>에서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가을날의 코스모스처럼.


(출처 : bing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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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10-25 15: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고 싶다고 하시더니 드뎌 읽으셨군요. 겨울호랑이 님의 실천력에 새삼 탄복합니다! ^^

겨울호랑이 2016-10-25 15:10   좋아요 4 | URL
오거서님, 사실은 그게 알라딘 중고서점에 `새책 같은 헌책`이 나와서요... 등 떠밀려 앞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ㅋㅋ

오거서 2016-10-25 15:15   좋아요 2 | URL
ㅎㅎ 등 떠밀린 거였군요. 그래도 꿩 먹고 알 먹고… 덕분에 저는 리뷰도 보게 되구요. ^^

겨울호랑이 2016-10-25 15:18   좋아요 2 | URL
^^: 감사합니다. 제가 표현력이 부족해서 리뷰에 많은 내용을 포함하지는 못했지만, 오거서님께서는 음악에 관심이 많으시니, <코스모스> 속에서 harmony를 발견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yureka01 2016-10-25 16: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봤습니다^^..어찌나 광활한지..무가 유이고 유가 곧 무인 듯한 우주에서, 인간의 존재를 생각해 봅니다.

좀 더 겸손하고 겸허해야 하는데 말이죠.

겨울호랑이 2016-10-25 15:38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유레카님^^: 넓은 우주에 비하면 인간은 참 작은 존재이기에 그 속에서 겸손함을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인간 안에 또 다른 우주가 있기에 그만큼 자신의 소중함 역시 알아야 겠다는 생각을 <코스모스>를 읽으며 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