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본가에 가기 전 대청소날.
화장실 청소를 마치고 잠시 휴식 중 어제 구입한 소중한 친구와 함께 합니다.
알라딘 이웃분이신 오거서님께서 소개해 주신`삼삼교향곡` 다음에 있는 브람스교향곡 4번과 맥스웰 하우스 커피믹스 오리지날.
별로 안 어울리는 조합입니다..맥스웰 커피믹스 오리지날.
이제는 원두커피와 다른 개량된 믹스 커피에 밀려 찾기가 쉽지 않은데 어제는 집 앞에 있는 시골가게(상호명이 시골가게입니다)에서 한켠에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구입했습니다. 지금 마셔봅니다. 제가 원래 커피맛을 몰라 `쓴 것(아메리카노) - 달달이(아메리카노가 아닌 것)`로만 커피를 인식하는 놀라운 미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별 무리없이 맥스웰 하우스 오리지날을 마시지만, 워낙 맛있는 커피에 익숙해진 다른분들을 만족시키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제가 맥스웰 하우스 커피믹스를 마셨던 인연은 약 20년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사각형 모양으로 나왔었고 1박스에 500원(군대 PX가격)정도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담배를 피지 않던 제가 이 커피를 마셨던 것은 하루 일과가 시작되기 전 잠시와 일과 후 청소를 마친 다음 5분이었습니다. 설탕이 듬뿍 들어간 달달함이 다소 피곤함과 긴장을 덜어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대 후에는 등산 후 정상에서 이 맥스웰 믹스 한잔을 마시는 것이 다른 어떤 음료를 마시는 것보다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나네요.
지금 물을 끓여서 마셔보니, 그때보다는 많이 맛있어졌습니다. 그때는 믹스가 완전히 갈려져 있었는데 반해, 지금은 제법 입자도 굵고 커피함량도 많네요.
그렇지만, 그때의 맛은 아닌듯합니다.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느낌입니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젊었을 때의 꿈을 잃어버려 이제는 낯설게 느껴지는 느낌을 주는 친구. 약간의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그냥 예전 느낌을 주는 커피믹스 상자에 만족해야겠습니다. 명절이 다가와서일까요? 깊어가는 가을 속에서 추억을 찾게 되네요.
다음 주는 추석입니다. 예년처럼 원대한 독서 계획을 가지고 연휴를 시작합니다만, `네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끝은 미약하리라`가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ㅜㅜ
이른 연휴 시작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으로 생각되어 미리 인사 드립니다. 알라딘 이웃분들 모두들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