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 Principles
레이 달리오 지음, 고영태 옮김 / 한빛비즈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모든 사람은 실수를 한다. 중요한 차이는 성공한 사람은 실수에서 배우지만, 실패하는 사람은 실수에서 배우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수하는 것이 용납되고 실수에서 배울 수 있는 문화를 창조한다면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실수는 줄어들게 될 것이다. _ 레이 달리오, <원칙> , p455/710

오랫만에 경영/자기계발서를 읽었다. 레이 달리오(Ray Dalio)의 <원칙 Principles : Life and work>에는 성공한 투자자로서 자신의 인생과 일에 대한 깨달음이 담겨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잘한 부분과 잘못한 부분을 진솔하게 짚으며 그로부터 얻어진 교훈을 독자들과 공유하며 상세하게 자신의 원칙을 책 전반에 걸쳐 설명한다. 그리고, 이러한 상세한 설명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독자들은 저자가 살아온 수십 년간의 깨달음을 결과물로 책을 접하고, 성공적인 삶을 위한 지름길을 찾으며 원칙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고자 할 것이다. 그렇지만, 저자의 원칙이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이 아닌 무수히 많은 시도와 시행착오의 결과물임을 잊기 쉽다. 저자의 교훈은 실패를 통해 자연스럽게 삶의 일부로 저자에게 흡수되었을 것이나, 독자들은 그렇지 못하다. 때문에, 저자의 원칙이 '~ 해야 한다'는 당위의 법칙으로 느껴지고, 원칙적인 긍정을 넘어서기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것은 사실 <원칙>의 장단점이라기보다 자기계발서가 갖는 구조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셰이퍼들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다른 사람이나 사물이 자신들의 대담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독립적인 사고의 소유자들이다. 이들은 일을 어떻게 추진해야 하는지에 대한 확고한 설계도를 머릿속에 가지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현실 세계에서 이것을 시험하고 더 잘 실현될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을 바꾸려는 의지력을 가지고 있다. 셰이퍼들은 자신들의 꿈을 실현하려는 욕구가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고통보다 훨씬 더 강하기 때문에 실패에서 회복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셰이퍼들은 원래부터 통찰력을 가지고 있거나, 자신이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사람들에게서 통찰력을 얻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보다 통찰력의 범위가 더 넓다. _ 레이 달리오, <원칙> , p128/710

레이 달리오의 <원칙>에는 소수의 선각자들인 셰이퍼, 영웅의 이야기가 나온다. 다른 이들보다 더 깊은 통찰력과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실패로부터 일어나서 결국 성공을 거두는 성공사례는 독자들에게 동기부여와 함께 좌절의 이유가 된다. 자기계발서에 언급된 이들의 영웅담은 언제나 긍정적인 부분만 발췌되어 소개된다. 인물 평전과 신화에 있는 인간적인 약점등은 책의 목적 상 소개되지 않기에, 독자들은 이상화된 영웅을 따라하려 노력하지만 현실 속에 드러나는 자신의 인간적인 약점에 스스로 낙담하고 포기하게 된다.

영웅들은 평범한 세계에서 평범한 삶을 살다가 모험에 대한 부름을 받는다. 이것이 싸움, 유혹, 성공 그리고 실패로 가득한시련의 길로 영웅들을 이끈다. 이 길을 따라가면서 영웅들은 종종 자신보다 먼저 여정을 떠난 사람들과 멘토들의 도움을 받는다. 또 자신들보다 뒤처진 사람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도와준다. 이들은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고 싶은 강한 투지를 통해 싸움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영웅들은 성공도 하고 실패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더 강해지고 더 많은 것을 성취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기 때문에 점차 실패보다 더 많은 성공을 이룩한다. _ 레이 달리오, <원칙> , p143/710

2023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계획을 세우려고 꺼내든 레이 달리오의 <원칙>. 레이 달리오는 분명 성공한 삶을 산 현인이고 투자자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책에 담긴 그의 조언은 분명 후배들을 향한 그의 사랑이 담겨 있다. 그렇지만, 그의 상세한 조언에 너무 매달리며, 성공하기 위해 '~ 해야만 한다'는 원칙에 너무 구애받지는 말자. 독자들에는 분명 태어나면서부터 셰이퍼/영웅인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들은 많지 않다. 오히려, 자신이 영웅의 세계관에서 지나가는 인물임을 받아들여 영웅의 중압감에서 자유로울 때, 그리고 지금 자신이 해야할 일에 눈을 돌리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지 않을까.

아무리 작은 실천이라도 지금 내게 필요한 일, 해야할 일에 눈을 돌리지 않고 지금 실행하고 하나씩 나아간다면, 그런 작은 발걸음이 모여서 레이 달리오의 원칙이 당위가 아닌 삶의 습관으로 긍정되지 않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원칙>에서 취할 부분은 리뷰의 처음에 언급된 '실수'에 대한 부분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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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2-12-31 12: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쩜 겨울호랑이님 말씀대로 평범한 사람들이 더 많아요. 꼭 어느 분야의 영웅이나 대가일 필요는 없는거죠. 평범한 삶도 저는 만족합니다. 겨울 호랑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언제나 행복하시길~

겨울호랑이 2022-12-31 12:30   좋아요 1 | URL
네 기억의집님 말씀처럼 평범한 삶을 살더라도 자신의 현실에 눈 돌리지 않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자체가 큰 원칙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기억의집님께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

베텔게우스 2023-01-01 00: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하지만 그것을 통해 배우며 날마다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고 믿습니다. 겨울호랑이님 2023년 계묘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겨울호랑이 2023-01-01 09:0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베텔게우스님께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원하시는 바를 많이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

thkang1001 2023-01-01 14: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베텔게우스님! 겨울호랑이님! 두 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겨울호랑이 2023-01-01 15:23   좋아요 0 | URL
thkang님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원하시는 바 많이 이루는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