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대상의 즉각적인 인상으로부터 어린이를 자유롭게 해 준다. 말은 어린이가 한 번도 보거나 생각한 적이 없는 대상을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말의 도움으로 어린이는 즉각적인 인상들의 힘으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키고 그것들을 초월할 수 있게 된다(p256)... 연구들은 말뿐 아니라 어린이의 이어지는 삶의 경험이 상상의 발달에 기여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우리는 말 자체의 출현뿐 아니라 말 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 역시도 동시적으로 어린이 상상 발달의 핵심적 계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_ 비고츠키, <어린이의 상상과 창조> , p257


  레프 비고츠키(Lev Semenovich Vygotsky, 1896~1934)의 <어린이의 상상과 창조>에서는 언어(말)과 상상력, 상상력과 창조력간의 관계에 대해 언급한다. 언어로 대표되는 어린이의 경험이 그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이러한 상상력을 활용하여 자신의 미래를 창조(조합적 상상력)할 수 있다는 비고츠키의 이론. 유소년기의 경험이 그들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그의 이론은 이제는 상식이 되버렸지만, 어린이가 존재 자체로 존중받았던 시기가 결코 길지 않았음을 생각해 본다면 그의 연구가 심리학에 미친 영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사실적 연구들은 어린이의 상상이 말없는, 자폐적인, 비반향적인 생각의 한 형태라는것을 확증하지 않을 뿐 아니라 반대로 어린이 상상의 발달 과정은 다른 고등심리기능의 발달 과정과 마찬가지로 그가 말을 통해 타인과 의사소통할 때 취하는 주요 심리적 형태, 즉 어린이의 집합적인 사회적 활동에 있어서 주요한 의식의 형태와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보여 준다. _ 비고츠키, <어린이의 상상과 창조> , p258


 소위 어린이의 구성적 상상에 눈을 돌린다면, 우리는 진정한 발명적 상상은 어린이가 사용하는 핵심 기능 중 하나이며, 그의 환상은 항상 극도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음을, 즉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들이 추구하는 특정한 목표에 방향 지어져 있다는 것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이는 미래와 관련하여 어린이가 세우는 행동 계획 등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_ 비고츠키, <어린이의 상상과 창조> , p259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22년에 배포된 제1회 어린이날 선전물. 인내천(人乃天) 사상을 바탕으로 천도교소년회에서 만든 선언문 속에서 비고츠키보다 앞선 사상의 일면을 발견하게 된다. 제100주년 어린이날을 맞아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이 각자의 꿈을 간직하고 펼쳐나가길 희망하며, 글을 갈무리한다...


제1회 '어린이의 날' 선전문


1. 어린 사람을 헛말로 속히지 말아 주십시오.

2. 어린 사람을 늘 가까이 하시고 자주 이야기하여 주십시오.

3. 어린 사람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부드럽게 하여 주십시오.

4. 어린 사람에게 수면과 운동을 충분히 하게 하여 주십시오.

5. 이발이나 목욕 같은 것을 때맞춰 하도록 하여 주십시오.

6. 나쁜 구경을 시키지 마시고 동물원에 자주 보내 주십시오.

7. 장가나 시집 보낼 생각 마시고 사람답게만 하여 주십시오.


출처 : https://children365.or.kr/domestic-announc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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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소년 2022-05-05 1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희는 어린이 날 선물로 무엇을 받았나요?

겨울호랑이 2022-05-05 13:27   좋아요 1 | URL
네, 아직 못 고르고 있습니다. 함께 시간 보내고 생각나면 천천히 알려준다네요. 좋은 날입니다. 논리야놀자님 행복한 하루 되세요! ^^:)

북다이제스터 2022-05-05 17: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에서 어린이날 100년, 서양에선 어린이 중요성이 강조된 것이 200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산업 자본주의 시기와 맞물린 것 같습니다. ^^

겨울호랑이 2022-05-06 07:28   좋아요 1 | URL
북다이제스터님 말씀을 듣고 보니 시기적으로 그런 면이 있어 보이네요. 제 생각입다만, 유럽에서는 말씀하신 바와 같이 어린이의 노동과 관련한 문제가 보다 강조된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일제 하 상황에서 독립항쟁의 한 면에서 천도교의 사상이 중심이되어 바라보지 않았나 여겨집니다. 일제의 침략을 제국주의 침략으로, 제국주의를 산업의 팽창으로 본다면 큰 틀에서 같다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

레삭매냐 2022-05-05 2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7번이 가장 마음에 와 닿네요.
사람답게. 부디 누구나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도래했으면
좋겠습니다.

겨울호랑이 2022-05-06 07:31   좋아요 1 | URL
자신의 가치관을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하지 않는다는 전제 위에, 자기가 대접받고 싶은 정도로 다른 사람을 대접한다면 세상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간단한 원칙이지만, 지켜지지 않는 것을 보면 씁씁한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