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는 아주 간단한 원자다. 양성자가 하나뿐인 핵과 전자 하나로 구성되어 있다. 수소는 빅뱅 이후 가장 먼저 만들어진 원소로 우주에 가장 많이 남아 있다. 비록 아주 많은 항성에서 연소되어 헬륨으로 융화되었지만 여전히 수소는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우주의 75%를 차지하고 있다.(p33)...  우주에서 수소를 제외하고 나면 남는 것은 거의 모두 헬륨이다.  다른 원소들은 가장 가볍고 간단한 원소인 수소와 헬륨보다도 훨씬 무거운데도 겨우 우주 질량의 약2%만을 차지할 뿐이다. _ 제임스 M.러셀, <원소 주기율표> , p39/352


 제임스 M. 러셀 (James M. Russell)의 <원소 주기율표 Elementary>를 읽으며, 시어도어 그레이 (Theodore Gray)의 <세상의 모든 원소 The Elements: A Visual Exploration of Every Known Atom in the Universe>와 비교하게 된다. 118개 원소들이 구체적으로 어느 분야, 제품으로 사용되는가를 컬러 도판으로 만든 <세상의 모든 원소 118>을 예전에 읽었던터라, 사진 설명 없이 원소에 대한 배경 설명으로 구성된 <원소 주기율표>는 직관적인 이해를 주는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원소 주기율표>만이 갖는 장점 또한 분명해 보인다. <세상의 모든 원소 118>이 화려한 도판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경이로운 원자들의 세계로 안내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원자들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가를 생각할 여유를 좀처럼 허락하지 않는다면, <원소 주기율표>는 우리에게 한숨 돌릴 여유를 준다. TV 시대에도 라디오만이 주는 감성이 존재하듯이.



 <원소 주기율표>를 읽으며 우주 전체 물질의 75%와 25%를 차지하는 수소와 헬륨 대신, 채 1%도 안되는 116개 원소 중 하나에 불과한 탄소, 산소를 기반으로 하는 생명체. 생명체가 생명을 영위하기 위해 이 중에서 극히 소수의 원소 인 칼슘 Calcium, 소듐 Sodium, 마그네슘 Magnesium 등을 섭취하고, 철 Iron, 니켈 Nickel, 구리 Copper, 아연 Zinc 등을 이용해 문명(文明)을 유지해 온 것이 우리의 과거였음을 허락된 여유 중에 떠올린다. 풍부한 자원을 대상으로 한정된 원소에서 생겨난 것이 생명이라면, 어쩌면 생명을 영위한다는 행위 자체가 수탈이고, 착취일지도 모르겠다. 여기에서 생겨난 탄소 문명.


 이러한 탄소 문명 대신 보다 우주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수소를 활용한 에너지원의 확보는 한계비용제로에 가까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우리의 선택이 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닌지... 때마침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회의(COP26)와 맞물려 118개의 원소를 통해 우리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본다...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C 미만으로 억제하려면 2010년부터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매년 3.3% 감축했어야 했다. 그런데 배출량은 오히려 증가했다. 따라서 이제 매년 7% 감축해야 한다. 7%는 봉쇄조치로 2020년 한 해 동안 감소한 배출량과 비슷한 규모다.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이 사실에서 교훈을 얻는 대신 성장과 소비 재개만 거론하고 있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에너지의 3/4은 연소 과정에서 주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에너지(석탄, 석유, 가스)다. 에너지 생산자들은 대부분 교묘하게 손실을 피해간다. 에너지에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국가들은 더더욱 그렇다(프랑스의 에너지 과세는 3번째로 중요한 국가 수입원이다). 에너지 효율성 제고와 진정한 재생가능에너지 장려 노력이 여전히 제한적인 이유다. _ <르몽드디플로마티크 21.11> <글래스고 회의, 해빙을 막을 마지막 기회? >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탄소를 기반으로 한다. 탄소화합물로 이루어지지 않은 또 다른 생명체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탄소의 원자가는 4이다. 이는 다른 원자 4개와 단번에 결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2천만 개나 되는 다양한 화합물을 만들 수 있으며, 다양한 길이의 사슬을 형성한다.(p57)... 탄소와 더불어 산소는 지구에 살고 있는 생명체를 구성하는 중요한 원소다. 우리는 숨을 들이마시며 산소를 흡수하고 내쉬며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 우리의 뇌, DNA, 세포, 수많은 체내 분자들은 산소가 필요하고, 산소는 대부분 물, 즉 H2O의 형태로 우리 체중의 약 60%를 차지한다. _ 제임스 M.러셀, <원소 주기율표> , p67/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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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란공 2021-11-16 21: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내가 편안만큼‘ 지구의 생명은 더 빠르게 멸종에 다가가고 있단 생각을 하게되는 요즘입니다. ㅜㅜ

겨울호랑이 2021-11-16 21:39   좋아요 2 | URL
그렇습니다... 사실 환경오염으로 지구 생태계 자체가 위기에 몰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30억 년의 지구 역사에서 수많은 멸종 중 하나가 추가될 것이고, 이후 다른 생명이 번성하겠지요... 다만, 인류가 거기에 함께 할 수 없을 것입니다...이 점을 생각해 본다면, 온난화를 방지하려는 것을 ‘자연보호/환경보호‘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어폐가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얄라알라북사랑 2021-11-17 0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염병 관련 책을 읽다보면 바이러스에 대해 다른 관점(˝more than a human˝)을 배우게 되었는데, 인류문명과 원소에 대해서는 눈꼽만큼도 생각해본 적 없었다는 걸 겨울호랑이님 리뷰 통해 역으로 깨닫게 됩니다!

겨울호랑이 2021-11-17 05:50   좋아요 0 | URL
우리 몸과 주변의 환경이 수많은 원소로 구성되었으며, 이들의 교환으로 세상이 돌아간다는 것을 의식하며 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듯 합니다. 다만, 이를 받아들인다면, 보다 주변을 관심있는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를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