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니우스 박물지 - 세계 최초의 백과사전
가이우스 플리니우스 세쿤두스 지음, 존 S. 화이트 엮음, 서경주 옮김 / 노마드 / 2021년 7월
평점 :
일시품절


요컨대 인간의 삶을 편안하게 해 주는 요소를 이보다 더 완벽하게 갖추고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이탈리아에서 생산되는 곡물, 포도주, 올리브유, 양모, 아마, 직물 그리고 소는 최상급이다. 이탈리아 말이 다른 어느 지방의 말보다 더 인기가 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금, 은, 구리, 철 등의 광산도 그 어떤 나라에 뒤지지 않는다. 이런 귀한 보물이 한량없이 넘치는 이탈리아는 육지와 바다에서 아낌없이 풍요로움을 베풀어 준다. _ 플리니우스, <플리니우스 박물지>, p538

플리니우스(Gaius Plinius Secundus, 23 ~ 79) 의 <박물지>는 지구, 원소, 인간, 동물, 금속, 예술 등에 관한 고대 그리스•로마인의 인식을 잘 보여준다. 물론 이상의 내용이 플리니우스 개인의 업적만은 아닐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동물지>, 헤로도토스의 <역사> 의 체계와 내용이 <박물지> 안에 잘 녹여져 있기에 고대인과 우리의 거리를 좁혀준다. 비록, 체계적인 분류법에 따른 항목 구분은 아니기에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 책의 가치는 오히려 여기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박물지>를 읽으며 서양의
‘공간‘과 동양의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제국의 중심 ‘이탈리아 찬가‘를 마지막으로 플리니우스는 <박물지>를 마무리하는데, 제국의 식생, 풍습 등에 대해 서술된 책을 읽다보면 제국주의 시대 탐험가 기록을 연상케 된다. 이처럼 제국의 공간을 중시하는 전통는 서구 문명의 공통분모라 여겨진다. 반면, 중국을 비롯한 동양에서는 한 왕조가 끝나면, 다음 왕조에서 이전 시대의 역사를 정리해서 편찬하는 전통이 있다는 점에서 ‘시간‘을 중시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점에서 <플리니우스 박물지>는 서양의 공간과 동양의 시간에 대한 생각을 일깨운다.

동양에서는 ‘시간‘이, 서양에서는 ‘장소‘가 보다 중요한 개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과 함께 근대 이후 생물학과 비교도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리뷰를 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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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10-23 13: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탐나는 책인데...가격이 어마어마하네요
도서관 희망도서로도 받아주지 않는^^

겨울호랑이 2021-10-23 17:25   좋아요 2 | URL
가격이 조금 많이 세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ㅜㅜ ... 그럼에도 거를 수가 없네요...^^:)

그레이스 2021-10-23 17:27   좋아요 2 | URL
이미 장바구니에 들어 가 있죠!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 책이라

겨울호랑이 2021-10-23 17:29   좋아요 2 | URL
고전은 항상 같은 얼굴을 보여주지 않기에, 그레이스님을 실망시키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즐거운 독서 되세요! ^^:)

북다이제스터 2021-10-23 17: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동양의 시간과 서양의 공간… 무척 공감됩니다.
동양이 공간을 더 알고 서양이 시간을 더 알았으면 좋았을 듯 싶습니다. ^^

겨울호랑이 2021-10-23 17:27   좋아요 3 | URL
과거보다 여러 모로 동양과 서양이 서로를 알아가기 좋은 여건이기에, 세계적인 관점에서 시공간의 통합 문명이 우리 시대에 꽃피우길 바라봅니다. 북다이제스터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