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간단히 말하려고 그저 ‘죽음’이라고 하지만, 세상에는 사람들만큼 많은 죽음이 있다. 전속력으로 모든 방향에서 달려오는 죽음, 이런저런 사람을 향해 운명이 보낸 능동적인 죽음,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것을 볼 수 있는 감각이 없다.(p7/339) - P7
알베르틴과의 삶은 내가 질투를 느끼지 않을 때는 권태로웠고, 질투를 느낄 때는 고통스러웠다. 행복한 순간이 있었다 해도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발베크에서 캉브르메르 부인의 방문이 있은 후 그렇게도 행복했던 저녁에 내게 영감을 주었던 그런 현명한 정신에서, 나는 우리의 관계를 계속해 봐야 별 소득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녀와 헤어지기를 소망했다. 그렇지만 지금도 여전히 내가 그녀에 대해 간직할 추억은, 피아노 페달에 의해 연장되는 일종의 진동과도 같은 이별의 순간이라고 상상했다. 그래서 나는 이런 감미로운 이별의 순간을 택하고, 그 순간이 내 마음속에서 오래 진동할 수 있기를 열망했다.(p253/339) - P253
사건이란 사건이 일어난 순간보다 훨씬 거대해서, 그 순간 속에 완전히 담기지 못하는 모양이다. 사건은 물론 우리가 간직하는 기억을 통해 미래에 영향을 미치지만, 사건이 일어나기 전 시간에도 그 자리를 요구한다. 물론 사람들은 그때 우리가 사건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고 말하겠지만, 추억 속에서도 사건은 변경되지 않던가?(p262/339)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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