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 카페 - 세상에서 가장 작은 지식 충전소
질다 르프랭스 지음, 최린 옮김 / 가디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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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세계적인 관점에서 이슈가 되는 지정학 문제의 핵심을 요약한 책. 빈곤, 환경, 종교 등 여러 문제를 폭넓게 다루면서도 문제의 핵심을 잘 짚어냈다. 어렵지 않게 우리의 과제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으나, 반면 개별 사안을 나열하는 전개로 구성되어 많은 문제의 출발이 하나에서 비롯된 것임을 놓칠 위험 또한 함께한다.

본문에서는 세계에서 사용되는 ‘언어‘ 중 다수가 아프리카에서 사용되었다는 사실, ‘빈곤‘한 개인과 ‘재정 파탄‘ 상태에 놓인 국가들이 다수 아프리카에 위치했다는 사실 등이 별개의 문제로 제시된다. 그리고, 문제마다 현황과 영향력 등의 내용이 다루어지는데, 이를 따라 읽다보면, 무의식 중에 ‘원래 아프리카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잘못된 인식에 자칫 빠지기 쉽다. 반면, 여러 면에서 서구 세계의 지수는 매우 좋게 나오는 현실 속에서 자연 해결책은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해야한다‘는 당위의 문제로 흐르기 쉽다. 그렇지만, 그것이 문제의 본질일까.

아프리카의 빈곤 문제에 있어, 과거 제국주의 국가들의 식민통치기에 아프리카인들의 다른 언어, 민족문제들을 고려하지 않은 분할 점령이 문제의 발단이 아닐까. 이로부터 생겨난 부족간의 갈등이 국가간 갈등으로 이어져 지금도 내전 상태에 빠졌있다는 것이 사안의 본질이 아닐까. 문제의 원인을 이와 같이 본다면 해결방안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즉, 지역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의 책임자들이 인도적 차원이 아닌, 배상차원에서 문제에 접근해야 할 것이지만, ‘지리학+정치학‘의 지정학적 접근은 이러한 결론을 애써 피한다. 물론, 여러 여건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문제 해결이 당장 이뤄질 것 같지는 않지만, 종합적 접근을 통한 문제 인식은 공유해야하지 않을까.

이러한 면에서 <지정학 카페>는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깊이 있게 들어가지는 못하더라도 연관 이슈들을 책 하단에 ‘화살표‘와 함께 연결할 수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정학의 관점 문제 등도 있지만, 이 책에서 제기할 물음은 아닌듯하다)

이러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얇은 분량의 책에 알차게 문제를 담았다는 점에서 이 책이 가진 좋은 점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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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1-05-06 14: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요즘 읽고 있는 책에서도 모든 ‘지정학’류의 학문과 책을 겨울호랑이 님과 동일한 관점에서 비판하고 있습니다. 겨울호랑이 님의 식견에 새삼스럽게 놀랐습니다.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겨울호랑이 2021-05-06 14:42   좋아요 2 | URL
북다이제스터님 말씀을 들으니, 제가 석학들의 편에 줄을 잘 섰다는 안도감이 드네요. 감사합니다.^^:)

북다이제스터 2021-05-06 15:38   좋아요 2 | URL
제가 방금 제 페이퍼에 요약하여 올렸습니다. ㅎㅎ

바람돌이 2021-05-07 0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구인들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정말 후안무치한 일인데, 저런 글들을 볼때는 정말 화가 치밀어요.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수많은 사회문제들이 그 근원을 따져가면 대부분이 서구인들이 뿌려놓고 간 것인데 말이죠.

겨울호랑이 2021-05-07 05:32   좋아요 0 | URL
지정학이란 학문의 성격이 결국은 현재 세계 정치를 주도하는 세력의 관점에서 바라본 전략적인 지리학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기에 자신들의 과오를 성찰할 여지는 없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