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브리아기 폭발은 전적으로 몸의 바깥부분에만 한정된다. 따라서 캄브리아기 폭발의 원인은 무엇인가라는 그림 맞추기 퍼즐을 풀려면 더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동물 몸에서 내부설계에 얽힌 이야기는 멀리 선캄브리아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_ 앤드루 파커, <눈의 탄생>, p33


 만약 지구의 역사를 눈 이전과 눈 이후로 나누고, 시각의 힘 - 일반적으로 현생 동물들에게 작용하는 가장 막강한 선택 압력 -을 생각한다면, 눈의 탄생이야말로 생명의 역사에서 가장 기념비적인 사건임이 틀림없다._ 앤드루 파커, <눈의 탄생>, p380


  앤드루 파커(Andrew Parker)가 <눈의 탄생 In the blink of an Eye>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하다. 지구 생명체의 역사에서 가장 극적으로 이루어진 캄브리아기 폭발의 추진력은 선캄브리아기로부터 시작되었고, 그 중심은 눈(目 eye)이다. 그렇다면, 갑자기 등장한 눈이 진화(進化 evolution)의 중심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눈의 탄생>에서 선캄브리아기 말에 일어난 급격한 환경변화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태양방사의 증가, 초신성 접근 등 아직 검증되지 않은 여러 가설들을 통해 선캄브리아기 말기에 갑작스럽게 늘어난 일조량(日照量)은 초기 생명체에게 새로운 자극이 되었다.


 일부 기상학자에 따르면, 선캄브리아 시대에는 담요안개(이것의 원인은 화산활동을 비롯해 여러 자기였을 수 있다)가 지구를 뒤덮고 있어서, 거대한 우산처럼 햇빛을 상당량 차단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선캄브리아 시대 말에 이 안개가 걷힌 것이 지표면의 빛 수준을 크게 끌어올렸을 것이다. 그 안개가 어떻게 걷혔는가에 대한 설명은 임계치에 이르는 태양방사의 증가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_ 앤드루 파커, <눈의 탄생>, p386


 초신성은 이산화질소를 형성함으로써 가시광선을 흡수하게 만든다. 따라서 이것이 지표면의 빛 수준을 감소시키게 된다. 뿐만 아니라, 나선형 팔을 지나는 동안 우리 태양계는 먼지와 얼음이 결집된 두꺼운 '오르트 구름'을 가로지르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태양계는 더욱 밝아지지만 동시에 지구 대기는 더욱 불투명해지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 태양계가 초신성이나 오르트 구름에서 멀어질수록, 지구는 더 밝아지게 된다._ 앤드루 파커, <눈의 탄생>, p387

 

 시각은 다른 감각에 비해 더 먼 거리에서 강한 자극을 줄 수 있다. 그리고, 주변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해 보다 빠르게 인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감각들보다 우수하다. 인류 전쟁사에서 냉병기(cold weapon)에서 열병기(hot weapon)으로 발전되어 왔듯이, 자극을 활용하는 기관 역시 발전하게 되었고, '눈'을 갖도록 진화되었다는 것이다.


 시각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감각은 동물이 자극을 일으키면서 비로소 시작된다. 따라서 동물이 그 자극을 만들지 않으면 그것은 감지될 수 없다... 그러나 시각에 적응한다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눈은 대개 환경 내에서 자극범위, 곧 스펙트럼의 대부분을 감지하기 때문이다._ 앤드루 파커, <눈의 탄생>, p378


 저자는 진화생물학자로서 <눈의 탄생>을 통해 '눈'이 등장한 캄브리아기의 폭발보다 '눈'이 등장할 수 있게한 내부 설계 쪽에 더 중심을 두고 설명하지만, 책을 통해서  생명의 진화라고 하는 것은 결국 환경과 생명체의 교환의 결과물임을 깨닫는다. 박테리아 또는 시아노 박테리아의 단순한 구조의 생물이 보다 복잡한 구조의 생물로 발전하는 것에는 이들의 유전자 변화 뿐 아니라 이들이 필요로 하는 황화수소, 수소 또는 부산물이 만든 환경 또한 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진화사에서 한 획을 그은 '눈의 탄생'은 오랜 기간 준비되어 오다가 들어맞는 조건에서 활짝 핀 일대 사건으로 여겨진다.


 동물의 내부체제는 그 동물이 호흡을 하고 영양분을 얻고 번식하는 방식을 전반적으로 제약한다.(p27)... 동물의 외부란 외피의 재료, 색, 모양을 가리킨다. 이것들은 내부구조보다는 사실 환경과 더 밀접한 연관이 있다. 환경에는 기온과 빛 조건 같은 물리적 요인과 동물 이웃들 같은 생물학적 용인이 포함된다... 내부구조는 이와 다르다. 내부구조는 훨씬 더 많은 유전자의 통제를 받기 때문에 새로운 내부 설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유전자가 동시에 돌연변이를 일으켜야 한다._ 앤드루 파커, <눈의 탄생>, p28


 비록, 저자는 <눈의 탄생>에서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지만, 지구의 대기 변화에는 태양 방사선, 초신성등 외계(外界) 요인이외에 지구 내 요인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의 등장으로 인한 산소호흡의 보편화 또한 선캄브리아 시기에 일어난 것을 생각해 본다면 이는 당연한 가정이겠지만. 이에 대해서는 오파비니아의 다른 시리즈 <미토콘드리아> <산소> <진화의 키, 산소 농도>에서 다루도록 하자. 원래 오파비니아 시리즈의 다음 책은 페름기 멸종을 다룬 <대멸종>이지만, 이에 앞서 캄브리아기를 자신의 시대로 만든 위대한 생명 <삼엽충>을 먼저 정리해보도록 하자...

 

눈을 가진 최초의 동물은 삼엽충 - 최초의 삼엽충이었다. 최초의 진정한 삼엽충은 포식자이기도 했다. 팔로타스피스, 네오코볼디아, 시주디스쿠스 같은 눈을 가진 모든 삼엽충들은 캄브리아기 초, 캄브리아기 폭발이 시작될 무렵의 대표주자이기도 했다. 부속지 모양을 보면 이 삼엽충들은 영락없는 포식자였다. 그러나 가시가 돋은 방패는 이들이 먹이가 되는 일도 있었음을 말해준다. 이들은 아마 서로를 공격했을 것이다. 그것은 지구상에서 벌어진 공격의 원형이었다.(p342)... 최초의 눈을 추적한 결과, 그 눈은 최초의 삼엽충, 또는 '최후의' 원시 삼엽충의 눈이었으며, 그 시기는 캄브리아기 폭발의 벽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_ 앤드루 파커, <눈의 탄생>, p350


만약 지구의 역사를 눈 이전과 눈 이후로 나누고, 시각의 힘 - 일반적으로 현생 동물들에게 작용하는 가장 막강한 선택 압력 -을 생각한다면, 눈의 탄생이야말로 생명의 역사에서 가장 기념비적인 사건임이 틀림없다._- P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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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북사랑 2021-03-18 15: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리뷰 읽기 전엔....눈깜박할 사이...아녀? 그렇게 오해를 ^^,,,,

겨울호랑이 2021-03-18 15:56   좋아요 1 | URL
ㅋㅋ 정말 빠르게 훑어 보면 그렇게 보일 수 있을 것 같네요.ㅋㅋ 제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제목을 썼네요.^^:)

얄라알라북사랑 2021-03-18 16: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닙니다^^ 제 영어실력이.짧아서 그래용. 비스무레한 영어 표현이 있었던거같은데 요것도 검색하지 않고서는 기억도 안나는 ㅋ

겨울호랑이 2021-03-18 16:39   좋아요 1 | URL
^^:) 겸손의 말씀을... 얄라얄라북사랑님 덕분에 활짝 웃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scott 2021-04-09 15: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 전 삼엽충만 읽었는데 겨울 호랑이님의 페이퍼에 담긴 눈에 탄생, 대 멸종 꼭 읽기로 ~
장바구니로 담아갑니다.
이달의 당선작 축하해요 ^.^

겨울호랑이 2021-04-09 17:11   좋아요 1 | URL
scott님 감사합니다. scott 님께서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라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