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유리 이사금)이 6부를 정하고 나서 이를 반씩 둘로 나누어 왕의 딸 두 사람으로 하여금 각각 부(部)안의 여자들을 거느리고 무리를 나누어 편을 짜서 가을 7월 16일부터 매일 아침 일찍 대부(大部)의 뜰에 모여서 길쌈을 하도록 하여 밤 10시경[乙夜]에 그치는데, 8월 15일에 이르러 그 공적이 많고 적음을 헤아려 진 편은 술과 음식을 차려서 이긴 편에게 사례하였다. 이에 노래와 춤과 온갖 놀이를 모두 행하는데 그것을 가배(嘉俳)라 하였다. 이때 진 편에서 한 여자가 일어나 춤을 추며 탄식해 말하기를 "회소(會蘇) 회소(會蘇) "라고 하였다. 그 소리가 슬프고도 아름다워 후대 사람들이 그 소리를 따라서 노래를 지어 회소곡(會蘇曲)이라 이름하였다. _김부식, <삼국사기> <신라본기 1>, 유리이사금, p99


九年春 ... 王旣定六部 中分爲二 使王女二人各率部內女子 分朋造黨

自秋七月旣望 每日早集大部之庭 績麻乙夜而罷 至八月十五日 考其功之多小 負者置酒食 以謝勝者 於是 歌舞百戱皆作 謂之嘉俳 是時, 負家一女子 起舞歎曰 "會蘇 會蘇" 其音哀雅 後人因其聲而作歌 名會蘇曲


 <삼국사기 三國史記>에 의하면 한가위(秋夕)의 역사는 유리 이사금(儒理尼師今, ? ~ 57)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즉, 6부(部)를 제정한 후 무리를 나누어 길쌈을 하고 진 편이 이긴 편에게 사례를 했다고 하는 기록이 그것입니다. 당시 진 편에서 부른 노래가 아름다워 <회소곡 會蘇曲>이라 불렸던 것을 보면, 한가위의 가배는 승패를 떠나 아름다움으로 하나가 되었던 축제라 생각됩니다. 반면, 후대의 진흥왕(眞興王, 526 ~ 576)의 원화(源花)제도는 비극으로 끝난 경쟁이었습니다. 이들은 경쟁이라는 면에서는 공통점을 갖지만, 후자는 인재 등용이라는 목적으로 인해 패배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의 명절입니다. 그렇지만, 한가위를 눈 앞에 두고 명절에는 힘든 세상일을 잠시나마 내려놓는 것이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가 아닌가도 생각해 봅니다. 이웃분들께서도 마음만은 풍성한 한가위 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봄에 처음으로 원화(源花)를 받들었다. 일찍이 임금(진흥왕)과 신하들이 인물을 알아볼 방법이 없어 걱정하다가, 무리들이 함께 모여 놀게 하고 그 행동을 살펴본 다음에 발탁해 쓰고자 하여 마침내 미녀 두 사람, 즉 남모(南毛)와 준정(俊貞)을 뽑고 무리 300여 명을 모았다. 두 여인은 아름다움을 다투어 서로 질투하여, 준정이 남모를 자기 집에 유인하여 억지로 술을 권하여 취하게 되자 끌고 가 강물에 던져 죽였다. 준정이 사형에 처해지자 무리들은 화목을 잃고 흩어지고 말았다._김부식, <삼국사기> <신라본기 4>, 진흥왕, p151 


三十七年春 始奉源花 初君臣病無以知人 欲使類聚群遊 以觀其行義 然後擧而用之 遂簡美女二人 一曰南毛 一曰俊貞 聚徒三百餘人 二女爭娟相妬 俊貞引南毛於私第 强勸酒至醉 曳而投河 水以殺之 俊貞伏誅 徒人失和罷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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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풍오장원 2020-09-29 2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연휴 되십시오^^

겨울호랑이 2020-09-29 21:06   좋아요 0 | URL
추풍오장원님께서도 행복한 연휴 되세요! ㅎ

bookholic 2020-09-30 2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도 여유롭고 즐거운 한가위 명절 되시길 바랍니다...

겨울호랑이 2020-09-30 22:4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bookholic님께서도 풍성하고 행복한 추석 연휴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