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은 걱정 말아요... 아이가 읽고 있는 책 제목에서 좀처럼 눈을 떼기가 어렵다.
제목을 통해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짐작되지만, 선뜻 잘 지은 제목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무엇일까. 그것은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책 때문일까. 프레임에 갇히게 되면 그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책 내용처럼, 이 제목은 '걱정'이라는 프레임 속에 가두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책의 원제는 <Rudy's Worry>.
비록, '걱정' 프레임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걱정은 걱정 말아요>는 주제를 잘 표현한다. 걱정은 혼자 만의 문제가 아니며, 함께 나눔으로써 걱정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아이의 입장에서 잘 표현한 책이다. 무어보다 책에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걱정이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사람은 언젠가 죽게 마련이고 죽음에 대한 생각이 삶에서 걱정과 불안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살아있는 동안 우리 곁 그림자의 다른 이름이 걱정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걱정을 완전히 뿌리뽑을 수는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내용이 마음에 다가온다. 다만, 걱정 중에서도 나눌 수 없는 문제(죽음과 같은)도 있다는 것은 책에서 말하지 않는데 이는 아이들 수준을 넘는 인생의 큰 과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더해 자기계발서에서 말하는 '걱정하지 말고 문제해결에 집중해라' 식의 결론으로 흐르지 않는 것은 적절한 메세지의 선택으로 보여진다. 일단은 문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나눌 수 있는 것만으로도 멋진 어린이일테니까. 걱정을 걱정하지 않기는 어른들도 쉽지 않지만, 적어도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근심을 주기 싫다는 이유로 마음을 닫고 혼자 고민하는 부모들에게도 이 책은 여러 생각할거리를 던져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