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은 걱정 말아요... 아이가 읽고 있는 책 제목에서 좀처럼 눈을 떼기가 어렵다.


 제목을 통해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짐작되지만, 선뜻 잘 지은 제목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무엇일까. 그것은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책 때문일까. 프레임에 갇히게 되면 그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책 내용처럼, 이 제목은 '걱정'이라는 프레임 속에 가두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책의 원제는 <Rudy's Worry>.


 비록, '걱정' 프레임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걱정은 걱정 말아요>는 주제를 잘 표현한다. 걱정은 혼자 만의 문제가 아니며, 함께 나눔으로써 걱정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아이의 입장에서 잘 표현한 책이다. 무어보다 책에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걱정이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사람은 언젠가 죽게 마련이고 죽음에 대한 생각이 삶에서 걱정과 불안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살아있는 동안 우리 곁 그림자의 다른 이름이 걱정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걱정을 완전히 뿌리뽑을 수는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내용이 마음에 다가온다. 다만, 걱정 중에서도 나눌 수 없는 문제(죽음과 같은)도 있다는 것은 책에서 말하지 않는데 이는 아이들 수준을 넘는 인생의 큰 과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더해 자기계발서에서 말하는  '걱정하지 말고 문제해결에 집중해라' 식의 결론으로 흐르지 않는 것은 적절한 메세지의 선택으로 보여진다. 일단은 문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나눌 수 있는 것만으로도 멋진 어린이일테니까. 걱정을 걱정하지 않기는 어른들도 쉽지 않지만, 적어도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근심을 주기 싫다는 이유로 마음을 닫고 혼자 고민하는 부모들에게도 이 책은 여러 생각할거리를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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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0-09-23 2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걱정은 걱정말아요 노래🎤가사 같은 제목이네요~ 문제(또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은 비단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는 고향집 책장에 꽃혀있는데 겨울호랑이 님 글을 보니 기억이 났어요 이번 추석에 내려가는 김에 갖고와서 읽어보아야겠습니다~ 행복한 밤 되세요~

겨울호랑이 2020-09-23 22:20   좋아요 1 | URL
^^:) 그렇습니다. 저도 바로 노래 가사가 떠오르더군요. 한글 제목은 노래의 영감을 받은 듯 합니다. 파이버님 말씀을 들으니 곧 추석임이 떠오르네요. 행복한 추석 연휴, 즐거운 독서 되세요! 미리 인사드립니다

han22598 2020-09-24 0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걱정을 하지 않으려고 걱정을 붙잡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같아요.ㅠㅠ 걱정의 감정과 생각을 환기 시키기 위한 방법이나 기술(노하우) 등이 조금 필요하기도 한 것 같아요. ㅎㅎ

겨울호랑이 2020-09-24 05:12   좋아요 0 | URL
han22598님 말씀처럼 마음을 다스리는 자기만의 의식, 방식이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