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깊은 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0
엔도 슈사쿠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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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남자, 야소베가 아내를 암으로 잃게 된다. 그 아내는 죽으면서 남편에게 부탁한다. "반드시...다시 태어날 거니까..찾아요..날 찾아요." 야소베는 환생된 아내로 짐작되는 여자아이를 찾으러 인도로 떠난다. 하지만 아이를 쉽게 찾지 못한다. 만나지 못한 실망된 마음으로 돌아오는 길에 구걸하는 한 여자아이를 만난다. 야소베는 공포같은 깨달음이 밀려온다. "어쩌면 이 아이는 아내가 아닐까. 다시 태어난 아내가 아닐까. 그 생각이 칼로 가슴을 에이는 듯이 스쳐갔다." 야소베는 환생된 아내를 찾는 여정 가운데서 아내와 같이 살면서 보낸 삶의 시간들을 복기하면서 아내가 자신에게 행했던 소소하고 작은 친절과 미소들을 기억한다. 그렇게 아내의 손길이 야소베의 삶 가운데 스며들어 있었다. 야소베는 "아내에 대한 추억만이 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었다."라고 고백한다. 언제나 존재했던 아내의 손길이 죽어 사라지고 없어지자 야소베는 그 손길을 찾아 헤맨다. 오쓰는 말한다. "신은 존재라기보다는 손길입니다. 양파는 사랑을 베푸는 덩어리입니다." 인간은 윤회된 손길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내가 믿는 신도. 양파는 사랑이라도 하셨다. 양파 덩어리가 베푸는 손길을 기억하는 자들은 이제는 본인이 사랑의 손길을 행하는 양파 덩어리들이 되기를 소망한다. 야소베의 양파의 덩어리가 꿈틀대기 시작한다.  "그는 황급히 동전을 아이에게 건네고, 택시에 몸을 숨겼다"  그 이후에도 다시 한번 양파 덩어리 손길을 원하는 수많은 자들이 야소베 앞에서 구걸한다. 과연 야소베는 아내의 환생을 어떻게 발견할 것인가?


 종교에는 전혀 관심 없는 미스코는 신부가 되려하는 오쓰를 인도 바라나시에서 다시 만난다. 신혼여행 중 리옹에서 만난 후의 일이다. 오쓰를 매력적으로 여기지도 않고 괴롭히고 놀리곤 하지만, 존재에 이끌려 미스코는 오쓰를 쫒아 다닌다. 그리고 미스코는 스스로를 가리켜 "...... 통 알 수 없는 혼돈스러운 여자"라고 말하며 "이런 멍청한 짓거리고 난 대체 무얼 찾고 있는 걸까. 모두에게 부추김당해 오쓰를 곯려주고, 이것이 나의 삶일까".하며 고뇌하고 번민한다.혼돈이 있는 곳. 가버나움(Capernaum). 예수님이 제자를 택하시고, 말씀 전하고 기적을 행하신 곳이다. 가버나움은 바로잡기에는 너무 엉망이 되어버린 혼돈이라는 뜻도 있고. "나훔"의 마을 이라는 뜻도 있다. 나훔의 위로라는 뜻이다. 박영선 목사님은 "우리가 실패한 그 자리가 하나님이 은혜를 담는 자리 ([인생], 박영선, 62p)" 라고 하신다. 양파는 엉망이고 혼돈스러운 곳으로 찾아오셔서 우리를 택하시고 기적과 사랑을 베푸시며, 고뇌하고 번민하는 자들에게 위로자가 되어주신다. Grace다. 마음이 어지럽고 혼돈스러운 마스코 마음 가운데 양파가 찾아오신다. "자신을 채워 줄게 틀림없는 X를. 그러나 그녀는 그 X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마스코가 아직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더라도...하지만 무엇인가에 이끌려 쫒아가고, 그 길 가운에 양파를 일생을 신뢰하며 그길을 따라가는 오쓰의 고난의 삶을 본다. 

 

생의 마지막 길에 다다르는 갠지스 강. 신분과 부의 격차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을 품는 곳. 그곳은 추하고 냄새하고 불결한 것. 모든 슬픔을 품는 깊은 강. 갠지스 강. 어머니의 품과 같은 곳. 태어난 후 죽음의 순례길에서 종국에는 우리가 다다르는 곳이다. "갠지스 강을 볼 때 마다 저는 양파를 생각합니다. 갠지스 강은 썩은 손가락을 내밀어 구걸하는 여자도, 암살당한 간디 수상도 똑같이 거절하지 않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재를 삼키고 흘러갑니다. 양파라는 사랑의 강은 아무리 추한 인간도 아무리 지저분한 인간도 모두 거절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흘러갑니다"  갠지스강은 모든 이의 슬픔과 죄를 씻고 새로 태어나는 곳. 환생을 꿈꾸는 자들의 것이다. 예수는 우리의 더러움과 죄를 품으시고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셨다. 양파의 사랑이다. 그 사랑이 우리 마음과 삶에 환생됨이 곧 "다시 태어남" (거듭남,reborn)이다. 


 감동적이고 놀라운 책이다. 양파의 삶과 양파를 신뢰하는 사람들이 붙들고 살아가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이처럼 은유적으로 잘 표현 문학 작품이 있을까 싶다. 더럽고 가장 천한 사람의 곁에서 함께 하는 오쓰, 죽어가는 자의 옆에서 꼬부라져 그의 고통을 흡수하는 가스통. 이것이 모두 양파의 사랑의 손길이라고 보여준다. 이러한 양파의 손길을 느끼고 아는 자들의 마음에서 양파가 환생되어 우리 가운데에서 끊임없이 머물길 소망한다. 



*파랑색 글자는 책의 문장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페이지는 편의상 생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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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깊은 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0
엔도 슈사쿠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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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믿음은 가끔 아니..아주 자주 흔들리고, 방황하며 헤매임의 연속이었다. 

불완전한 인간이 취할 수 있는 믿음도 어쩌면 불완전함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생각에..이르러서야 비로서 나의 신앙생활은 자유로워지고 한결 편해졌다. 그리고 이 책에서 오쓰는 이렇게 얘기한다. "신은 존재라기보다는 손길입니다. 양파는 사랑을 베푸는 덩어리입니다" (136p, Ebook) 양파에 비유하다니..내 경험의 데이터로 봤을때 신을 양파로 비유한 경우는 처음이다. 아..이럴 수가..이렇게 귀여울 수가. 신부 서품식을 연기당한 오쓰는 또 이야기 한다 " 어머니의 따스함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잡아준 손의 따스함. 품에 안아 줄때 그 몸의 따스함. 사랑의 따스함. 형제들에 비해 분명히 우둔했던 나를 보듬어 준 따스함. 어머니는 제게도 당신이 말하는 양파 이야기를 늘상 해주었는데. 그 때, 양파란 이런 따스함이 훨씬,훨씬 강한 덩어리. 즉 사랑 그 자체.." (264p, Ebook)..Mother's day인 어제. 같은 말씀을 들었다. 믿음 공동체 그리고 양파는 어머니와 같은 것이라고....양파의 손길은 항상 우리의 삶 가운에 존재했으며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며..그리고 그 손길은 따뜻함이다. 양파,YOU ARE FAITH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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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5-11 14: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고나선 양파앞에선 자꾸만 숙연해집니다. 하필 양파를 예로 들다니. ㅎㅎ 잘 읽었습니다 ~

han22598 2021-05-12 10:56   좋아요 1 | URL
이책 아껴가면서 읽고 있어요. 정말 대단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저 밑에서부터 먼가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어요. 양파도 그렇고 그렇고...저에게는 많은 충격을 주는 책이 되고 있어요.

베터라이프 2021-05-11 2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뭔가 낯익은 엔도 슈사쿠의 깊은 강이 눈에 들어와 han22598님께 글을 남겨봅니다. 제 서가에도 오래된 고려원 판이 있는데 이건 최신 번역이라 눈에 잘 맞으려나요. 민음사가 참 열일 하고 있는 것 같네요 ^^

han22598 2021-05-12 10:58   좋아요 2 | URL
안녕하세요. 베터라이프님^^ 민음사가 최신번역본이었나보네요^^ 엔도 슈사쿠님이 낯익으시다니 부러워요. 저는 이제서야 엔도 책을 읽게 되어서 후회가 되기도 하지만, 지금에서라도 읽어되어서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빡센 한주였다. 머리랑 눈은 이미 쥐가 나 있는 상태고 할일은 남아있고....아. 어차피 힘든거..쉬었다 가자 싶어서 누워서 이책 읽었는데, 머리와 눈에 있던 쥐들이 달아났다.ㅋ

 

알라딘 마을에 서식하는 책벌레들의 이야기를 한군데 모아 놓은 것 같은 책이다.

벌레들의 책을 대하는 태도, 새책을 고르고 그리고 헌책을 버리는 방법, 좋은 사람들과 서로 책과 책의 이야기를 나누며, 그리고 그들의 삶을 나누며...살아가는 귀여운 벌레들.

 

나는 벌레근처에도 못가는 그저 벌레들에게 기생하며 살아가는 존재 어디쯤.

벌레들은 참으로 열심히 읽으시고, 그리고 리뷰까지 착착 써주신다. 나는 그저 그런 좋은 책들을 주워 먹으면서 생명만 유지하는 정도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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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21-05-08 09:2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에서 힘을 얻었습니다 ㅎㅎ 너무 좋더라구요

han22598 2021-05-09 09:04   좋아요 0 | URL
그쵸그쵸? 너무 좋죠..그런데..잠깐 스치는 생각은 책벌레와 너드의 경계는 어디일까 싶더라고요 ㅋㅋ

페넬로페 2021-05-08 09:4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 어젯밤 이 책 읽었어요~~
물론 저는 한글 번역판으로^^
넘 좋죠!
그냥 읽는 것만으로도 좋았어요
우리들 얘기같더라고요^^

han22598 2021-05-09 09:05   좋아요 1 | URL
찌찌뽕 하루 사이를 두고 같은 책을 읽었네요 ^^
읽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는 책이었어요

파이버 2021-05-08 10:0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첨부하신 그림 너무 귀엽네요 ^^♡

han22598 2021-05-09 13:23   좋아요 1 | URL
맞아요 ^^ 그림도. 글도 너무 귀여운 책인 것 같아요 ^^

새파랑 2021-05-08 10:1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책은 왠지 원서로 도전해보고 싶네요. 책벌레에 공감합니다^^

han22598 2021-05-09 09:08   좋아요 1 | URL
오오 새파랑님 멋지십니다! 그런데..알라딘에서 원서 가격 찾아보니..가격이 좀 있긴 하더라고요. 책벌레들은 가격에 대한 압박이 없으실까요?

새파랑 2021-05-09 09:56   좋아요 1 | URL
가격이 좀 있네요 ㅎㅎ 저는 책 한번 살때마다 치맥 한번 안먹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사요^^

바람돌이 2021-05-09 0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디너들을 위한 책! 저기 메가폰 들고 있는 모습에서 앗 내가 왜 하는 분들 많으실듯요. ^^

han22598 2021-05-09 09:08   좋아요 1 | URL
맞아요 ^^ 메가폰 들고 열심히 홍보해주시는 알라디너님들 덕분에 제가 덕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

희선 2021-05-09 00: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머리와 눈에 있던 쥐가 사라지게 해준 책이라니, 좋았겠네요 앞으로도 그런 책 자주 만나시면 좋겠네요


희선

han22598 2021-05-09 09:09   좋아요 2 | URL
쥐무리들이 한꺼번에 달아나버렸어요 ㅋ 이런 책들은 언제가 기뻐요. 감사해요 희선님^^

공쟝쟝 2021-05-10 09: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는 벌레근처에도 못가는 그저 벌레들에게 기생하며 살아가는 존재 어디쯤.˝ ㅋㅋㅋㅋㅋ
아.... 정말... 너무 부담스러운 알라딘 마을..
.. 나 분명히 우리마을에서는 책벌레인 편인데... 왜 여기오면 부끄럽냐고요...ㅋㅋㅋ

han22598 2021-05-11 05:17   좋아요 1 | URL
ㅋㅋㅋ 그러니까요.
그런데 이 마을 사람들 모두 따뜻하고 다정함이 넘쳐서 기생충에게는 이만한 곳도 없다는 생각도 들어요 ^^

공쟝쟝 2021-05-11 13:51   좋아요 1 | URL
쪼꼬미 벌레로 콕콕콕 책 쪼아먹으면서 지내자구요 ~~

han22598 2021-05-12 10:54   좋아요 1 | URL
좋아요 좋아요 ^^ 잼나게 콕콕질 하면서 지내보아요 공장쟝님 ^^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 박완서 작가 10주기 에세이 결정판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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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한다고도, 싫어한다고도 말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딱 중간도 아닌 것이. 글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이야기에 빠지게 되는 그분의 필력에 감탄도 하지만......그렇지만, 전반적으로 머리, 가슴 모두 별 반응이 없어요. 저는 앞으로 이분의 글을 즐겨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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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t State: Four Dead in Ohio (Hardcover)
Derf Backderf / Abrams ComicArts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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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이념 싸움에 한없이 작은 자들의 희생.

거의 알지 못했던 미국의 68세대 분위기 조금 더 알게 되었고, 1970년 Midwest 의 피끓는 반항을 보게 되었다.

그래픽이 더해진 사건 묘사 때문인지, 아니면 사건 배경이나 인물들을 매우 디테일하게 정리해서 설명한 탓인지, 굉장히 집중하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내용은 흥미롭긴보단 처참하다.) 무엇보다 이책 소개시켜주신 psyche님에게 무한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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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1-05-03 05: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국의 80년대 학생운동을 떠올리면서 읽었어요. fbi가 한 짓이 안기부와 비슷한 부분이 많더라고요. 미국의 한계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했고요. 뒤에 있는 자세한 설명들 보니 작가가 정말 철저하게 조사하고 연구한 거 같더라고요.
한님이 흥미롭게 읽으셨다고 하니 넘 좋네요.

han22598 2021-05-04 01:42   좋아요 0 | URL
저는 한국의 학생운동을 책으로..영화로 조금씩 알아가고 있어요. 사실 한국의 상황을 알아가면서 우리나라의 지형적인 조건이나, 약소국의 한계로 그러한 처절한 피흘림이 있었구나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kent state를 보면서 미국 역시, 미국의 패권주의와 이념대립으로 인한 큰 희생을 치뤄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리나라의 80년대 학생운동과 평행적인 요소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요즘 미국에 대한 저의 생각은...표면적으로는 잔잔한 바다처럼 보이는데, 그 아래 수많은 꿈틀거리는 용솟음들이 있어보여요.

저 이 작가 너무 맘에 들더라고요 ^^ 단 한페이지라도 그냥 쓴게 없더라고요. 이런 분들 너무 좋아요 ^^ 이미 다른책도 좋아할 것 같다는 확신이 들더라고요. ㅎㅎ

2021-05-12 1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14 0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