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사탕 결사대 즐거운 동화 여행 103
김점선 지음, 이예숙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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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헌이가 학교 공포증에 걸렸구나 싶었지. 학교 공포증은 누구나 걸릴 수 있어. 새로운 환경, 새로운 친구, 새로운 사람을 만나 적응한다는 것은 어린이에게도 어른에게도 힘든 일이거든. - 작가의 말 에서 -

학교 공포증에 걸린 조카처럼 <솜사탕 결사대>의 두 주인공은 학교 공포증에 걸린 초보 선생님과 1학년 학생이다. 유치원에서 막 올라와 모든 것이 낯선 1학년 아이들과 누구보다도 선생님의 손길이 필요한 상황이 당황스러운 선생님. 작가는 이러한 설정을 통해 ‘새로움‘이 가져다 주는 ‘기대감‘과 ‘두려움‘이 아이들만의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한다. 앞에 서 계신 선생님도 학교 가는 것을 어려워 한다는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학부모들에게도 왜 1, 2 학년 선생님들이 멋지고 예쁜 초임 선생님이 아닌 노련한 선생님들이 배치되는가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설명하는 효과가 담긴 책이다.

다만, 이러한 작가의 좋은 의도와 뜻을 아이들이 충분히 이해하기에는 내용이 다소 어렵다. 두 주인공 중에서도 특히 선생님의 학교 공포증이 이야기되다보니, 주된 독자인 저학년 아이의 공감을 얻기 어렵게 되버렸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작품을 통해 선생님의 고충을 느낄 수 있지만, 아이에게는 학교에서 당연히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선생님이 어려워한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는 듯하다. 그래서, 학교 공포증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작가의 원래 의도와는 달리, 자칫 ‘너만 힘들어? 선생님인 나도 힘들어‘라는 메세지로 아이들이 생각할 수 있기에, 부모의 추가 설명과 독서 지도가 필요하다 여겨진다.

요약하자면, <솜사탕 결사대>는 선생님인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목적으로 쓴 동화다. 학교 가기를 두려워하는 아이들과 함께 ‘가고 싶은 학교‘로 만들고 싶어하는 저자의 생각이 잘 담긴 책이지만, 선생님의 입장에서 씌여지다 보니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지는 못했던 책이라 여겨진다. 그리고, 이 아쉬운 부분을 채우는 것은 함께 읽는 부모의 역할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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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0-09-11 2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께서 쓰신 아동도서의 리뷰도 뭔가 철학적이군요!ㅎ 즐거운 주말되십시요!

겨울호랑이 2020-09-11 21:17   좋아요 1 | URL
막시무스님께서도 행복한 주말 되세요! 감사합니다. ^^:)

페크pek0501 2020-09-14 1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초등학생 저학년일 때 선생님이 방학식 날에, 너희들과 헤어지는 게 섭섭하다고 그러셔서 정말 그런 줄 알았어요. 선생님은 방학을 싫어하는 줄 안 거죠. 그런데 제가 20대일 때 초등학교 선생을 이웃으로 알고 지냈는데 그 선생 말이 충격이었죠. 자기는 해가 바뀌어 새 달력을 받으면 얼마나 쉬는 날이 많은지 빨간 날짜를 찾는다는 거예요. 그리고 자기뿐만 아니라 선생들 대부분이 그렇다는 거예요.

이 동화는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힘들다는 걸 알게 해 주는 책이군요. 제가 어릴 때 이런 책을 봤어야 하는 건데 싶네요. ㅋ

겨울호랑이 2020-09-14 12:52   좋아요 0 | URL
자신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도 일이 되면 그때부터 짐이 되는 듯합니다. 그런 면에서 책임감을 넘어설 정도의 사랑을 가지고 자신의 일을 하시는 분들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