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파시즘의 이론들」에서 발터 벤야민은 윙거 이론안의 모호한 추상적 언어 뒤에 숨은 이데올로기의 허상과 이를 통한 전체주의의 개인 희생 강요를 비판한다. 같은 ‘기술‘의 속성에 대한 공통된 이해에도 불구하고, 거의 정반대의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을 벤야민과 윙거의 논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발터) 벤야민은 전쟁과 기술의 사용 문제에 집중한다. 벤야민은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서 끊임없이 발전하는 기술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한 바 있다. 여기서 벤야민은 기술의 실현을 위해 인간을 희생시키는 ˝제1의 기술˝과 인간과 자연 조화를 가능하게 만드는 ˝제2의 기술˝을 구분하며,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기술에서 ˝행복으로의 열쇠˝를 찾고자 한다. 그러나 윙거와 그의 친구들이 추구하는 기술과 기술의 사용은 바로 전쟁적 기술, 기술의 전쟁적인 사용이며, 이는 바로 벤야민이 ‘제1의 기술‘로 규정한 인간을 희생시키는 기술에 다름아닌 것이다.(p357)
벤야민의 비판처럼 윙거는 서술 과정에서 ‘근원 Ursprung‘ ‘총체성 Totalitat‘ ‘근원적인 힘들 Elementare Krafte‘과 같은 비논증적이고 신비주의적 언어에 의존한다. 이처럼 사물의 본질을 신비주의적 언어 뒤로 감추고, 위장하려는 윙거의 신비화 전략에 대응해 벤야민은 ‘인간적 사물의 제도‘인 언어를 통해 ‘사물들을 실제 그 이름으로 명명‘하는 언어화의 필요성을 강조한다.(p3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