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너무 좋아해서 책을 다 읽은 후 그 책을 소금과 후추를 뿌려 먹는 여우 이야기. 책을 몸과 마음의 양식으로 삼는 것을 보면 여우아저씨는 진정한 ‘애서가‘임이 분명하다.

예전에 영어사전 한 페이지를 다 외우고 외운 페이지를 찢어 삼켰다는 어느 고시생의 전설을 「책 먹는 여우」를 읽으며 떠올려 본다. 여느 아이들처럼 딸아이도 이 책을 좋아하기에 그 이유를 잠시 생각해본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책을 먹으며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여우의 능력이 부러운 것은 아닐런지. 책을 읽는 것이 숙제처럼 아이에게 다가가는 것은 아닐까. 때문에 먹기만해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그 능력을 부러워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직은 이야기하지 못 했지만, 만약 딸아이가 그렇다고 한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연의야, 여우가 책의 내용을 많이 알게 된 것은 책을 먹어서가 아니라, 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소금과 후추로 요리를 준비했기 때문이라고.

그리고, 나 자신에게 다짐해본다. 연의가 충분히 스스로 간을 맞출 때까지 먹을 책을 쌓아 놓지 않기로. 어릴 땐 책보다 뛰어노는 것이 훨씬 더 소중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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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0-02-28 01: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연의!
이름이 참 예쁘네요^^
그 속에 많은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책 먹는 여우를 좋아했던, 어느새 훌쩍 커버린 딸아이의 그 시절을 한 번 돌이켜 보았습니다^^

겨울호랑이 2020-02-28 08:29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페넬로페님.^^:) 말씀처럼 아이들은 어른들이 모르는 사이에 금방 자라는 것 같아요. 하루하루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곧 품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늘도 건강한 하루 되세요!^^:)

2020-02-28 14: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2-28 15: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0-02-29 1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독서만큼, 아니 더 중요한 게 뛰어 노는 것이죠. 연의가 멋진 아버지를 두셨군요.

독서하고 나면 뛰어 놀게 해 줄게, 라고 하지 말고
뛰어 놀면 독서하게 해 줄게, 라고 말하는 건 어떨까요? 학부형들에게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ㅋ

겨울호랑이 2020-02-29 14:05   좋아요 1 | URL
페크님 말씀에 매우 동감합니다. 모든 것이 때가 있는 만큼 어렸을 때 마음껏 놀아야겠지요. 어릴 때 제대로 놀지 못해서 어른이 된 후에 이유 없이 불만에 가득찬 삶에 살아서는 안되겠지요. 세상 모든 어린이들이 걱정없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페크님 평안한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