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 산업의 요소기술력 및 그 개발력은 높다. 또, 고품질 반도체 디바이스를 만들기 위한 인티그레이션 기술력 및 생산기술력도 높다. 그러나 요소 기술은 기술력 과잉이며, 높은 인티그레이션 기술력과 생산기술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반도체 디바이스는 과잉 성능, 과잉 품질이 되고 있다... 아무래도 일본은 제조의 기본에서 멀어진 것 같다. 다시 말해, 일본 반도체 산업은 과잉 기술로 과잉 성능, 과잉 품질을 만드는 병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 반도체 산업의 최대 문제점은 이것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p39)

일본 반도체 메이커는 과잉 기술로 과잉 품질을 추구해 왔다. 그러나 코스트 의식은 희박했다. 코스트에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노광장치의 특성은 스루풋과 가동률이다. 코스트에 민감한 대만이나 한국은 이것들을 가장 중시했다. 반면, 일본 반도체 메이커에서는 미세성이나 정밀도의 요구만 높다. 일본 반도체 메이커로부터 이러한 요구를 계속 받아 온 니콘이나 캐논은 결과적으로 스루풋이나 가동률을 경시한 장치를 만들어 온 것이다. 그리고 대만이나 한국 메이커로부터의 요구에 대응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점유율을 잃어 패배했을 것이다.(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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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9-08-08 1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인가 한겨레 기사를 읽었는데
일본 제조업의 강점은
소재-부품-완성품 인티그레이션화
라고 하더군요.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오로지 수
익성에만 초점을 맞추어서 소재와
부품 산업 육성을 외면해온 후과가
작금에 벌어지는 사태의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닐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물론 이웃 돌아이의 무모한 보복이
가장 큰 원인이지요.

겨울호랑이 2019-08-08 17:40   좋아요 1 | URL
한국 반도체 산업의 핵심 공정인 ‘조립 부문‘은 환경 오염 문제와 노동 집약적 분야로 알고 있습니다. 1960년대 경공업에서 70년대 중화학 공업으로 변화하면서, 여성 노동자들을 활용하는 하나의 방편으로 반도체 산업은 참 매력적인 산업이었을 것입니다.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을 투입해서 저가 상품을 대량으로 출하하며 시작한 반도체 산업(사실 거의 대부분의 산업)의 출발부터 안고 있던 문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번 위기를 통해 한국경제가 <데미안>의 새처럼 알을 깨고 아브락사스에게 날아갈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雨香 2019-08-08 19:51   좋아요 1 | URL
개인적으로 일본은 (민주주의도 아니고) 시장자본주의가 아니라고 보는데,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소재-부품-완성품>의 Value chain 일원화입니다. 일본/한국을 제외하고 소위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들은 무역에서의 비교우위를 통한 글로벌 분업화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저는 일본의 그런 행태가 일종의 국가자본주의(+독재 = 군국주의)라고 보고 있고, 그런 반자본주의적 사고를 일본의 정치권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무역 제재라는 말도 안되는 일을 벌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겨울호랑이 2019-08-08 20:52   좋아요 1 | URL
우향님 말씀을 들으니, 다른 이웃분께서 ‘일본은 갈라파고스와 같다‘고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사실, 일본 뿐 아니라 섬나라 영국 역시 브렉시트를 통해 고립주의를 지향하는 모습을 충분히 보여줬다 여겨집니다. 섬나라 만의 특성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시대의 흐름에 거슬러 가는 이들 국가의 모습을 보며 쇠퇴는 당연한 결과로 보여집니다...

2019-08-08 1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8-08 1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