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국회의원 정수 축소를 주장하는 자유한국당 플래카드


 오전에 지나가던 길에 "비례대표제 폐지, 연동형비레대표제 반대" 플래카드를 내 건 자유한국당 플래카드를 보면서 "과연 국회의원 수 늘이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번 페이퍼에서는 이에 대해 가볍게 짚어보도록 하자. 현행 기준에서 국회의원 수는 몇 명까지 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 헌법 제41조 2항에 의거 국회의원 수는 법률로 정하되, 200인 이상으로 되어 있는 현행 기준과 제 20대 국회의원 정원으로부터 논의를 시작해 보자.(상한은 없다.)


공리. 다음을 사실이라고 받아들이자.


1. 모든 점에서 다른 모든 점으로 직선을 그을 수 있다.

2. 유한한 직선이 있으면, 그것을 얼마든지 길게 늘일 수 있다. <기하학 원론> 中


 유클리드(Euclid, ? ~ BC 300 ?)의 <기하학원론 Euclid's Elements>의 증명에 사용되는 공리를 사용하여 우리는 현행 국회의원 정수 300명이라는 한 점을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점으로 부터 최소 1명으로부터 최대 유권자 수에 이르는 '대한민국 국회의원 수직선'을 도출할 수 있다. 


[그림] 국회의원 수 도출


 위의 그림에서 우리는 국회의원 수를 극소(極小)로 했을 때 1명이 되는 점과 모든 유권자가 국회의원이 되는 극대(極大)점을 정할 수 있는데, 현재 대한민국 국회의원 수는 이 사이에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국회해산의 경우 0명이 될 수 있지만, 이러한 경우는 논외로 하자.) 최소점 - 최대점 대조를 통해 우리는 국회의원 수가 많은 경우와 적은 경우의 효과를 보다 극명하게 볼 수 있는데, 각 점에서 얻는 사회적 효용은 경제학자 애로우(K.Arrow)기 불가능성정리(不可能性定理, impossibility theorem)를 통해 제시한 네 가지 공리(axiom) 를 기준으로 살펴보자. 애로우가 말한 네 가지 공리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1) 완비성(完備性, completeness)과 이행성(移行性, transitivity) : 모든 사회적 상태를 비교, 평가할 수 있어야 하며, a / b / c 라는 세 사회적 상태에 대해 a를 b보다 더 선호하고 b를 c보다 더 선호한다면 a를 c보다 더 선호해야 한다.


2) 파레토원칙(Pareto principle) : 이 사회의 모든 사람이 a를 b보다 더 선호한다면 사회도 a를 b보다 더 선호해야 한다.


3) 비독재성(non-dictatorship) : 이 사회의 어느 한 구성원의 선호가 전체 사회의 선호를 좌우해서는 안 된다.


4) 제3의 선택 가능성으로부터의 독립(independence of irrelevant alternatives) : a와 b의 두 사회적 상태를 비교한다고 할 때, 이들과 직접 관련이 없는 제3의 선택 가능성 c의 존재는 이들 사이의 선호 순위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말아야 한다.(p571)  <미시경제학>


 이제 각 점을 살표보자. 국회의원이 1명일 경우에는 '완비성과 이행성' 측면에서 보다 효율적일 것이다. 신속하게 사안을 판단하고 비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1번 공리를 만족하지만, 3번 공리는 만족시키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반면, 모든 유권자가 국회의원일 경우에는 반대가 될 것이다. 애로우의 불가능성정리에 따르면 이들 공리 중 1), 2), 4)를 모두 만족시키는 사회적 선호체계는 반드시 공리 3)을 위배하게 된다. 애로우가 말한 것 처럼 비독재성의 문제가 다른 공리와 부딪히게 된다면, 결국 우리의 논의는 소수 국회의원에 의한 입법권 독점(또는 과점)체제의 신속성과 다수 유권자의 민의 반영이라는 효과성에 대한 선택으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상호배타적인 두 안(案)이 있을 경우에 우리는 보다 근원적인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의회는 왜 생겼으며,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인가? 이 질문에 대해서는 헤겔(Georg Wilhelm Friedrich Hegel, 1770 ~ 1831)의 <법철학 philosophie des Recbts>에서 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의회의 사명은 공동체의 업무를 단지 잠재적으로 인지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의식적으로 표면에 드러나도록 하는 데 있다. 즉 주관적, 형식적인 자유의 요소인 공공의식을 다수인의 의견 또는 사상이라는 경험적인 공동성으로 현현되도록 하는 데 있다.(p535) <법철학s> 中


 입법권은 연이어 새로운 규정을 필요로 하는 법률 그 자체와 내용 면에서 전적으로 일반적인 국회의 안건을 책정하는 일을 관장한다. 입법권은 정치체제 또는 헌법을 전제로 하고, 그 자체가 정치체제 또는 헌법의 일부를 이룬다.(p530)... 정치제제 또는 헌법은 문화와 더불어 함께 진전되어 가는 것이다... 옛날에는 황제가 영내를 돌면서 판결을 내렸지만 외견상으로는 문화가 점점 향상됨에 따라 황제가 이 재판관 직을 타인에게 이양하는 것이 외면상 더욱 필요해짐으로써 마침내 재판권이 군주개인으로부터 합의부(合議府)로 넘겨지는 일이 벌어졌다.(p531) <법철학> 中


  헤겔에 따르면 의회의 사명은 다수인의 의견을 나타내는 것에 있으며, 이러한 관점에 의한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국회의원 정원 확대가 보다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이러한 입법자의 수는 문화의 발전과 더불어 늘어나왔다는 것이 헤겔의 주장이기도 하다.


 이상의 논의를 정리해보자. 국회의원 수를 줄인다면 보다 효율적인 입법처리가 가능하겠지만, 반면 독재의 우려가 생기게 된다. 국회의원 수를 늘인다면 이와는 반대되는 효과가 예상된다. 이러한 일장일단(一長一短)의 특징 속에서 의회의 사명과 법역사 발전을 생각한다면 개인적으로는 조심스럽게 국회의원 수를 늘이는 쪽에 손을 들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판단을 뒷받침하는 다른 근거는 의원 1인당 인구수가 OECD 평균을 훨씬 넘는다는 통계다.


[관련기사] http://www.hankookilbo.com/News/Read/201811051379055791


  만약, 국회의원 수를 늘린다면 몇 명이 적정할까? 이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적정 국회의원 수는 약 1,000명 정도라 생각한다.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 시 95% 신뢰구간과 표본오차범위 3.1%P에서 국민 약 1,000명을 표본으로 선정하며 신뢰도를 강조하는데, 이를 뒤집어 보면, 1,000명보다 적은 표본은 일반 국민에 대한 대표성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일회성의 지지도보다 중요한 우리 삶을 결정하는 입법권의 대표 수가 여론조사 표본 수보다 적어서는 안되지 않을까.


 누군가는 그렇게 된다면 국민 세금이 낭비된다고도 이러한 의견을 비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의원300명에게 지급되는 의원 세비를 증액 없이 1,000명에게 나누어 준다면 세금 낭비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낮은 비용으로 인해 현 국회의원이 모두 출마하지 않는다고 해도 최저임금보다는 높은 수준이기에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지원자가 모자라는 상황은 오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또,  누군가는 이렇게 될 경우 능력 부족자가 국회의원이 되는 경우를 걱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최저임금을 받는 알바가 국회의원을 하더라도 지금처럼 국회를 보이콧하면서 민생법안을 외면하는 이들보다는 분명 더 많은 일을 할 것이기에 이 역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여러모로, 국회 세비는 동결시키고, 인원을 늘려서 경쟁체제를 강조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를 주장하는 이념에도 부합된다 여겨진다. 국민의 국회불신을 통해 자신의 기득권을 강화하려는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보면서 21대 총선을 더 기다리게 되는 이가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지나가는 길에 본 비례대표제 폐지와 국회의원 정수 축소를 주장하는 자유한국당 플래카드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을 약간의 장난과 함께 정리한 이번 페이퍼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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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9-03-17 15: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의원수의 문제가 아니라 명백하게 자질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하는 일에 비해 특권이 지나치게 많은 게 문제입니다. 스웨덴 의원들처럼 특권을 대폭 줄이면 천 명이라도 대환영입니다.

겨울호랑이 2019-03-17 17:16   좋아요 3 | URL
레삭매냐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특권을 줄이게 되면 이권을 노리고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이들은 출마하지 않겠지요. 반면, 국회의원을 명예봉사직으로 여기는 이들의 참여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통해 상식적인 이들의 국회진출로 현재의 문제가 많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2019-03-17 21: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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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7 21: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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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7 21: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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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7 22: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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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애니비평 2019-03-18 1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것들 호랭이밥으로 만들어야할듯요! 어흥

겨울호랑이 2019-03-18 19:56   좋아요 1 | URL
선거 때만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밥그릇만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만화애니비평님 말씀처럼 제대로 심판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그래도 호랭이 밥은 좀 ㅋㅋ

2019-03-19 14: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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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9 15: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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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9 18: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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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9 18: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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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0 13: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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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0 13: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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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0 14: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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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0 15: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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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1 13: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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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1 13: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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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1 13: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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