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어른의 갈등
어린이와 어른의 갈등은 전 인류의 역사에 걸쳐 끝없이 이어졌왔다... 어른들의 가장 분명한 죄악은 - 신체적 질병과 마찬가지로 신경질적이고 정신적인 장애 - 어린이에게 반영되어 어린이의 삶 속에서 이러한 부분들이 첫 징후로 나타났다... 죄 없는 어린이들은 오랜 세월 어른들의 실수로 인해 숙명적으로 일탈된 상태에서 발달을 진행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p181)
20세기 초 지식인들이 사회 문제 원인을 어린이 교육에서 찾으면서 가정과 학교 문제가 공론화되기에 이르게 되었다. 이에 마리아 몬테소리(Maria Montessori, 1870 ~ 1952)는 <어린이의 비밀 Il segreto dell'infanzia>를 통해 아동 발달, 교육적 지원의 가능성과 어려움 그리고 어린이와 어른들의 관계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몬테소리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크게 부모의 임무와 어린이의 권리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부모는 어린이의 보호자다. 그러나 어린이의 창조주는 아니다. 부모는 마음을 열고 준비된 마음으로 매우 중대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부모는 아동의 권리를 인정하고 이를 위해 투쟁해야 한다. (p193)... 우리는 운명적으로 우리 미래의 삶을 위해 어린이를 새롭게 보아야 한다.(p192)
오랜 시간 동안 어른들의 법칙에 의해 문화가 상당히 발전해왔음에도, 어린이는 사회적 보호를 받지 못했다. 어린이는 자신의 가정에서 물질적이고 도덕적인 자원만 제공받았다. 사회는 이 부분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다.(p194)... 이러한 사회에서 부모의 임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부모만이 자신의 자녀를 구원할 수 있고 또 구원해야 한다.(p195)
20세기 초 당시 아동에 대한 체벌이 일반화된 상황 속에서 몬테소리는 아동의 권리와 보호를 주장했고, 몬테소리 교육법을 보급시켰다. 그로부터 1세기가 지난 지금 어린이들을 둘러싼 환경문제는 얼마만큼 개선되었을까? 경제적인 여건은 과거보다 나아졌지만,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하려는 노력은 아직 부족하다고 여겨진다.
우리 어린이집에서 값비싼 장난감을 마음대로 가지고 놀게 하더라도 어린이들은 장난감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것은 나를 놀라게 했다... 이 사건을 통해 나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것과 가치 있는 것을 사용할 수 없을 때 마지막 수단으로 장난감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장난감이 어린이들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어린이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으며, 자기 발달을 돕는 모든 것에 매혹되지만 한가한 활동에는 민감하지 않다.(p129)
아이들의 발달과 성장을 돕기 위한 부모의 노력이 값비싼 장난감보다 낫다는 몬테소리의 조언 속에서 부모들의 길을 찾게 된다. 좋은 장난감이나 옷을 사주는 것으로 부모의 역할을 다했다고 부모들 스스로 위안하는 것은 아닌지...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그런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부모와 함께 요리를 하거나 - <아빠와 아들> -, 아빠와 역할을 바꿔보거나 - <내가 아빠고 아빠가 나라면> - , 함께 놀이를 하면서 같이 보내는 시간 - <아빠랑 함께 피자 놀이를> - 을 어린이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아닐까. 5월 5일 어린이 날을 맞이해서, 많은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행복한 하루를 보내길 바라면서 이번 페이퍼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