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큰아이에게서 카톡이 왔다.

'엄마 Crying in H Mart 읽었어요? 나 시작부터 울었어요.'

평소 영어로 카톡 하는 녀석인데 이번에는 웬일로 이렇게 한글로 썼다.


한국에 계신 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H 마트는 한아름이라는 수퍼마켓 체인으로 한국식품 뿐 아니라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안 식품을 주로 파는 곳이다. 미전역에 체인이 있고 보통 그 안에 푸드코트가 같이 있는 경우가 많다. 


H 마트에서 울다니 이거 뭐지? 하고 찾아봤다. 저자인 Michelle Zauner는 Japanese Breakfast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인디 록 뮤지션이다. 한국인이었던 어머니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자신의 성장 과정과 한국 음식 그리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을 그린 회고록이다. 책이 나오자마자 많은 매체로부터 찬사를 받았고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한다.


도서관에 접속해서 종이책, 전자책, 큰 글자 책 모두 다 홀드를 했다. 줄이 엄청 길더라고. 언젠가 차례가 오겠지 했는데 지난 일요일 마더스 데이에 큰 아이의 선물로 도착했다. (아니 좀 더 자세히 말한다면 큰아이가 보낸 선물을 둘째가 예쁘게 포장해서 일요일에 나에게 주었다)


(엔양이 마더스 데이라고 사 준 티 찬조 출연. 저 보바집 이름이 코리안 로즈다. (보바티는 원래 대만 거인데 코리안이랑 무슨 상관일까?) 나는 무궁화를 영어로 Hibiscus 또는 Rose of Sharon 이라고 부르는 줄 알았는데 Korean Rose 라고도 부르나보다)


 dedication page에 For mom이 아니라 For 엄마라고 쓰여있는 걸 본 순간 벌써 눈물이 글썽.


솔직히 말하면 

나의 엄마를 생각하기보다는 나의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엄마인 나의 모습을 돌아보면서 조금씩 읽는 중이다. 


이 책이 궁금하신 분을 위해 2018년에 New Yorker에 실렸던 동명의 에세이 링크입니다.

(책의 첫 부분이기도 합니다)

https://www.newyorker.com/culture/culture-desk/crying-in-h-m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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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2 09: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12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1-05-12 13: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ㅠㅠ 전 이런 글만 봐도 눈물이 나요. 엄마 좋아한다고 양파링 하나 덜렁 사 온 우리 아이를 생각하며. 초딩때는 제가 무심결에 어 수세미가 다 낡았네. 네 맞습니다 저 어버이날 리본 묶인 수세미 받았습니다 ㅎㅎ

han22598 2021-05-13 06:34   좋아요 1 | URL
수세미 선물 귀여워요 ^^

잠자냥 2021-05-12 14: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사실 점심 먹으면서 보다가 손수건으로 눈물 닦음;;

JYOH 2021-05-12 2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2018년에 뉴요커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기대되네요.

scott 2021-05-12 20: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전 뉴요커 수년째 정기 구독자 인데
이 칼럼 읽고도 무념 무상
반성 합니다.
MOM이라는 영문 단어 보다
엄마 라는 한글이 품고 있는 사랑!
프쉬케님은 아이들에게 💖 받고 계시는 마미 ^^

난티나무 2021-05-13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만 눈물이 찡... 아이들에게 읽힐 책으로 찜입니다.

han22598 2021-05-13 0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쉬케님 Crying in H Mart 읽으셨어요? 전 읽기도 전에 이미 다 울어버릴지도..ㅠㅠ‘

책과 보바티. 언제나 좋은 조합!
 










































3월에는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독서량이 저조했다. 드라마를 많이 봤던가? 잘 모르겠다. <딱 하나만 선택한다면, 책> 과 <Book Love> 는 같은 책인 데다가 짧은 코믹이라 두 권으로 치기에 좀 찔리고, <오빠를 위한 최소한의 맞춤법>도 역시 짧은 책. 거기에 <When You Trap a Tiger>와 <El Deafo>는 어린이 책이라 7권이라는 숫자가 민망하다.

하지만 3월의 책은 읽은 숫자는 적지만 <When You Trap a Tiger>만 빼고 다 좋았었기에 뿌듯하기도 하다.


유부만두 님의 추천을 읽은 <소방관의 선택> 좋았고, 추천해주고 싶은 사람들이 막 떠올랐다. 

<침묵의 봄>은 두말할 필요 없는 중요한 책. 예로 든 물질들만 바뀌었을 뿐  현재도 여전히 유효한 내용이라는 게 답답하고 슬펐다. 

<오빠를 위한...>은 syo님 서재에서 보고 골랐는데 빵빵 터지면서 봤다. 앞에는 이것쯤이야 했지만 뒤쪽에 가서 나의 맞춤법 실력을 깨닫고 (원래도 자신 없었지만 더더욱) 깨갱. 

<El Deafo>역시 유부만두 님의 추천으로 읽었는데 정말 좋았다!!! 아이들에게 (물론 어른들도) 마주 추천해주고 싶다.


<When You Trap a Tiger>는  언제부터인가 뉴베리 수상작을 굳이 찾아 읽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한국계 (외할머니가 한국인임) 작가(이름도 Tae)가 받았다길래 읽어보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해와 달이 된 오누이'(살짝 바뀜)와 단군신화의 호랑이 이야기에 가족, 죽음, 정체성 등의 이야기를 섞었다. 할머니를 그대로 halmoni, 언니를 unya (보통 우리가 언니야 라고 부르는 걸 그대로 언냐라고 쓴 듯) 쓰기도 하고 한국음식 (떡, 김치 등) 고사(kosa)에 대한 부분 등 한국문화가 섞여있어 반갑기는 한데 뭔가 부족하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왜 굳이 호랑이와 연결했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밤중에 김치가 먹고 싶다고 일어나는 아이도 갸우뚱. 아동문학의 최고상인 뉴베리상을 받았고 칭찬도 자자한 작품이지만 나에게는 아쉬움이 남았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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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4-21 11: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When You Trap a Tiger]에서 아이가 먹고 싶어했다는 김치가
시원한 동치미 아닐까여 ㅎㅎ

아동도서 분야에 한국계들이 쓴 작품들이 꽤 많이 나와서 기쁨니다.
언젠가 프쉬케님이 뉴베리상 작품들 줄줄이 번역 해주시리라
기대, 기대 (ஐ╹◡╹)ノ

psyche 2021-04-21 23:53   좋아요 1 | URL
동치미 말이 되네요. 근데 그거 어른 입맛아닌가요? ㅎㅎㅎ
네, 맞아요. 요즘 한국계가 쓴 작품이 어른 뿐 아니라 어린이, 청소년 도서에서 많이 나와서 좋아요. 뉴베리상 작품은 뛰어난 분들이 바로 바로 하셔서 저한테까지 차례가 안 오는...ㅠㅠ

라로 2021-04-21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우, 우리 이번에 3권이나 겹쳐요!!!! (얇은 책 읽으셨다며 찔려하셨는데,,, 그래서 그럴까요???ㅎㅎㅎㅎㅎㅎ

psyche 2021-04-21 23:54   좋아요 1 | URL
ㅎㅎㅎ 그래도 좋은 책들이어서 뿌듯해요.

페크(pek0501) 2021-04-23 14: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걸 보니 갑자기 독서 욕심이 불끈~~ 납니다.
자극 받겠습니다.

psyche 2021-04-28 03:04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는 책 많이 읽으시는 분들이 많아서 부끄럽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달력에 표시하니까 뭔가 뿌듯하고 그래요 ㅎㅎ 페크님도 이렇게 해보세요.

공쟝쟝 2021-05-10 0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체 왜!! 여섯권이 왜 저조한거죠? 말해봐요... 이 책벌레들아....... ㅜㅜ

psyche 2021-05-11 01:03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여섯 권이면 제 평소 읽는 양과 별로 차이 안나는 건데 ㅎㅎㅎㅎ 알라딘에서 책 읽는 분들은 워낙 어마무시하게 읽으셔서 그거랑 비교는 할 수도 없고요. 이번에는 두 권은 진짜 얇은 책, 두 권은 어린이 책이라 좀 저조한 건 맞아요. ㅎㅎ

유부만두 2021-05-12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지분이 크군요. 흠흠. (기뻐서 어깨춤을 춥니다)
 

제가 어제 <My Friend Dahmer>에 '읽고 있어요' 표시를 했고 오늘 '읽었어요'로 바꾸었더니 '읽고 있어요' 피드가 없어지면서 달려있던 댓글이 사라졌어요. '읽고 있어요' 에 댓글을 달아도 그 사람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읽었어요' 로 바꾸면 그 댓글이 다 사라진다는 건데 이게 맞나요? 그럼 '읽고 있어요'에 댓글을 달면 안 되겠네요. 없어져 버릴 테니까요.

 '읽고 있어요' 에 댓글이 달려있다면 그건 그대로 두고 '읽었어요'가 피드에 다시 떠야 할 거 같은데 이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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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1-04-21 0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난 피드를 살펴보니 어떤 경우는 <읽고 있어요>가 그대로 살아 있네요. 기준이 뭘까 궁금하네요.

수연 2021-04-21 09: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건 확실히 시작해야겠는데요 알라딘!!!! 정신차려!!!!

psyche 2021-04-21 23:54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동안 쌓였던 불만 토로의 장이 되나요?

scott 2021-04-21 11: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은 오류 체크 안함!1
일해롸! 알라딘 !!

psyche 2021-04-21 23:55   좋아요 1 | URL
오류 체크 안한다는 말 듣고 서재지기님이 오셨나봐요. ㅎㅎㅎ

그레이스 2021-04-21 11: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류가 많은 듯요 ㅠ
잠결에 표시했나 , 아니면 폰 터치가 예민한가를 의심했어요

psyche 2021-04-21 23:58   좋아요 0 | URL
오류가 많죠. 저는 열심히 쓴 댓글이 날라갈 때가 많아요. 앱이 좀 불안정한 거 같아요.

서재지기 2021-04-21 12: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psyche 님. 알라딘 서재지기입니다.
북플 이용과 관련하여 불편을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말씀 주신 오류 사항은 현재 담당부서에 전달되어, 다음 업데이트 시 수정/반영될 예정입니다. 의견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psyche 2021-04-21 23:59   좋아요 0 | URL
앗 서재에 글을 남겨도 서재지기님이 직접 오시는군요.
다음 업데이트에 수정이 되면 좋겠네요. 이렇게 와서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로 2021-04-21 15: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그러는 게 하루 이틀이 아니니,,,댓글 사라진 거 괜찮아요. 대신 그 책에 대한 내용 글로 써주세요~~!!^^

psyche 2021-04-22 00:04   좋아요 0 | URL
그래도 전 댓글 사라져서 속상해요. 라로님이랑 유뷰만두님 댓글이었는데.훌쩍. 전에도 몇 번 그런가 싶었는데 그때는 댓글이 없이 좋아요만 있었거든요. 근데 이번에는 댓글에 답을 달려고 보니 없어져서 확신했죠.
그리고 책은.... 읽자마자 빨리 써야하는데 이래서 미루고 저래서 이루고 그러다 진짜 써야지 하고 앉으면 생각이 안 나서....ㅜㅜ 요즘 다시 팬텀싱어에 빠져서리....

라로 2021-04-22 12:26   좋아요 0 | URL
팬텀싱어가 뭔가요??? (넘 모르는 일인;;;) 그거 어떻게 봐요??? 프님이 빠져 있다시니 저도 궁금.

psyche 2021-04-23 02:30   좋아요 0 | URL
팬텀싱어는 크로스 오버 남성 4중창단을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이에요.
시즌 3까지 했는데요. 이번에 팬텀싱어 올스타전이라고 시즌 1,2,3 에서 1,2,3등한 팀이 다 나와서 경연했어요. 팀별로 하기도 하고 시즌별로 하기도 하고 멤버를 막 섞어서 팀을 만들기도하고.
저처럼 시즌 1,2,3 다 본 사람들은 그동안 성장한 모습, 변화된 모습등을 보게 되서 더 반갑고 좋았죠. 이제 끝났는데 저는 아껴서 보고 있어 아직 3회가 더 남았어요. ㅎㅎ
 















처음부터 끝까지 마치 나의 이야기인 것만 같았다. (아마 알라디너 분들도 그렇겠지)

역시 나만 그런 거 아니었어 하면서 씩 웃고, 어머 나랑 똑같아! 나도 그랬는데! 고개를 끄덕이면서 나에게도 있는 비슷한 에피소드들을 떠올리며 읽었다. 밀*의 서재에 있어서 읽었는데 혹시 해서 검색해보니 도서관에도 전자책이 있길래 빌려서 다시 읽었다.(짧은 책이라 읽은 책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 한 짓은 절대! 아님)


모든 페이지가 다 맘에 들었는데 그 중 몇 개만


내가 부모님께, 내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




 우리 집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라. ㅎㅎ 가끔은 큰맘 먹고 책을 정리해서 이건 도네이션할 것, 저건 LA알라딘 가서 팔 것 하고 따로 모아놓지만, 모아 둔 책을 보면 꼭 다음에 읽을 거 같고 꼭 필요할 거 같아서, LA 알라딘에서는 중고책을 너무 헐값에 사니 그렇게 팔기는 아까워서 다시 슬그머니 책장으로 돌아온다. 책장이 넘치는 지금은 바닥에 뚜껑 달린 큰 박스를 두고 거기에 넣어둔다.


내가 읽은, 좋아하는 책이 많아서 스크린샷 해봤다. 안 읽은 책들은 읽어봐야지. 나도 이런 거 만들어 볼까 봐.


책과 함께 있는 한 나는 혼자가 아니다. 함께 책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알라딘 서재가 있으니 나는 외롭지 않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인 <Quiet Girl in a Noisy World: An Introvert‘s Story> 를 읽고 싶어서 도서관을 검색했는데 전자책은 없고 종이책만 있다. 집에서 나가기 귀찮지만 어쩔 수 없이 도서관에 예약했는데 오늘 책이 준비되었다는 이메일이 왔다. 내일 가지러 가야지.

이 글을 쓰다가 생각이 났다. 밀*의 서재에 이 책이 있으니 <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도 있는 거 아닐까? 역시 있다... ㅜㅜ 나는 왜 검색해 볼 생각을 안 했을까? 안 기다리고 볼 수 있었는데! 본의 아니게 4월에도 같은 책으로 읽은 책 숫자를 늘이게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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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4-13 15: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킨들로 읽었는데 프쉬케님이 요렿게 독서 취향을 오려주시니 프쉬케님을 주인공으로 하고 읽음 ^ㅎ^

psyche 2021-04-14 05:53   좋아요 0 | URL
역시 scott 님 벌써 읽으셨군요! ㅎㅎ

바람돌이 2021-04-14 0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이런 카툰 책은 너무 내 얘기같아서 애정이 안 갈 수가 없어요. ^^

psyche 2021-04-14 05:54   좋아요 0 | URL
네 그렇더라고요. 애정이 팍팍.ㅎㅎ

라로 2021-04-14 16: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관심없었는데 프님 때문에 읽어봐야겠어요.ㅋㅋ

psyche 2021-04-14 23:33   좋아요 0 | URL
얇은 책이니 일단 도서관을 검색해보시는 걸로.. ㅎㅎ
 















1960년대 후반 미국 대학가는 베트남전을 반대하는 반전 시위가 한창이었다. 1969년 베트남에서의 단계적 철수를 발표했던 미국은 1970년 베트콩을 소탕하고 베트남전을 끝낸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캄보디아를 침공했다. 4월 30일 밤 당시 대통령이던 닉슨이 텔레비전에서 이 사실을 발표하자 반전 시위는 더욱 거세게 타올랐다. 


5월 1일 금요일. 오하이오에 있는 켄트 주립대학에서도 반전 시위가 벌어졌는데 흥분한 시위대는 켄트 시내에서 돌과 유리병을 던져 경찰차뿐 아니라 시내 상점들과 자동차에도 피해를 줬다.


5월 2일 토요일. 켄트 시장은 학교 내에 극렬 좌파가 총기류를 숨기고 있다, 공산 혁명을 꿈꾸는 게릴라들이 시위대에 숨어 들어가 있다는 등의 사실이 아닌 루머를 보고받고 오하이오 주지사에게 주 방위군를 보내달라고 도움을 청한다. 당시 주지사였던 Jim Rhodes는 군사를 동원하는데 전혀 주저함이 없는 강경파였고, 다음 임기 주지사 선거에서 패하여 상원의원 출마를 노리고 있었는데 경선 상대방에게 많이 밀리고 있던 상태였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한 그는 주저 없이 주 방위군을 보낸다. 시위대는 전쟁의 상징(?)같은 ROTC 건물에 불을 질렀고 불을 끄러 온 소방관들을 방해한다. 소방관들은 철수하자 경찰이 진입해 최루가스를 쏘기 시작했고 그때 불이 꺼진 듯 보였던 ROTC 건물이 다시 불타기 시작하자(불이 다시 나게 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시위대가 냈던 불이 덜 꺼진 걸 수도 있지만 주 방위군이 학교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명분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냈다는 말도 있다) 주변에 미리 와 있던 주 방위군은 학교 안으로 진입 최루가스와 총검으로 시위대를 해산시킨다.


5월 3일 일요일. 학교 안에 주둔한 주 방위군은 헬기로 최루가스를 뿌리고 최루탄을 쏘고 총검을 휘두르며 시위를 진압한다.


5월 4일 월요일. 시위대와 수업에 들어가는 학생들이 뒤섞인 가운데 군인들은 시위대의 해산을 요구하며 최루탄을 쏘았고 시위대는 돌을 던져 대항했다. 그러다가 군인들은 언덕 위로 물러나는 듯 보였지만 갑자기 학생들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한다. (지금까지도 누가, 왜 발포 명령을 내렸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13초 동안 67발의 총알이 발사되어 4명의 학생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다. 총을 쏜 G 분대 군인들은 입을 모아 자신들이 시위대에 의해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고 말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사망자나 부상자의 대부분은 뒤에서 총을 맞았고, 사망자 4명 중 2명은 시위대가 아니라 지나가던 학생이었다.



(이 사진은 당시 켄트 대학 학생이었던 John Paul Filo가 찍은 것으로 후에 퓰리처상을 받게 된다)


이 책을 읽기는 쉽지 않았다. 

먼저 미국의 만화나 그래픽 노블은 글자가 모두 대문자로 쓰여 있어서 눈에 팍 들어오지 않는다. 거기에 처음에는 등장인물이 많은데 얼굴이 서로 구별되지 않아서 앞 페이지를 계속 들춰보다가 결국 종이에 xx- 검은 단발, aa- 앞머리 이런 식으로 쓰고 c와 d는 애인 사이 이렇게 서로의 관계를 메모하고야 읽을 수 있었다. (안면인식장애와 건망증이 합쳐진 나)


사실 이런 외적인 건 별거 아니다. 이 책에서 다룬 내용이 더 힘들었다.

실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이 아이들이 죽는다는 게 너무 슬펐고 그래픽 노블이라 그림으로 직접 보여주니 더 가슴 아팠다. 원래 시위를 하지 않았던 제프가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시위에 나가기 전에 엄마한테 전화하여 오늘 데모하러 가는데 체포될 수도 있지만 걱정말라고 하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났다. (이 책의 대부분이 사실에 기초한 것이다)


읽는 내내 최루탄으로 가득 찼던 80년대 나의 대학 시절이 많이 떠올랐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어쩜 그렇게 똑같은지. 시위의 강경 진압과 최루탄뿐 아니라 (한국에서는 직격탄이었는데 얘네들은 헬기로 막 뿌린다.) 시위대를 빨갱이의 사주를 받았다고 몰아붙이는 것, 프락치를 통해 시위대의 내부 정보를 모으고 그 안에 들어가서 조직을 이간질 해 와해시키는 것, 작전을 짜서 누명을 씌우는 것, 불순분자들이 시위대에 들어가 있다는등의 루머를 퍼뜨리는 것 등등


나를 더 경악하게 했던 것은 이 사건 이후의 일이다.


최루탄에 맞아 사망한 이한열 열사는 6.10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되었지만, 켄트 주립 대학 학생들은 군인 총에 죽고 부상당했는데도 오히려 시민들은 학생들의 탓이라는 식의 반응이 많았고 (불순분자, 빨갱이 이런 것이 먹혔던 걸까) 죽은 학생의 부모와 부상자에게 증오와 저주의 편지가 쏟아졌다. 


군인이 무장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발포하여(그것도 그냥 총이 아니고 전쟁에서 사용하는  총) 사망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정말 믿어지질 않았다. 주지사는 다음번 선거에서 이겨 두 번이나 임기를 더 했으며, 그때 발포되었던 총을 수거하여 조사해야 하지만 총은 사라지거나 바꿔치기 되어 누가 쏜 총이 사망자를 냈는지 알 수 없게 되었고 G 분대 소속 군인들 역시 모두 무혐의로 풀려났다.


너무 충격적이라 아이들에게 이 사건을 아는지 물어봤는데 역사에 관심이 많은 큰아이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N양과 M군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미국은 역사가 짧아 내용도 별로 없는 주제에 이런 것도 가르치지 않는단 말이야? 켄트 주립대 사건 이후 50년이 났지만 사람들의 의식은 그때와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지금껏 알고 있던 미국의 모습은 가식일 뿐이고 트럼프 이후 드러난 미국의 모습이 진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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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1-04-13 14: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어보고 싶어져요.
저는 모르는 작가이지만 이름과 성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어쩐지 재미있는 사람일 것 같은 상상을 해보게 되네요.
마지막 두줄 쓰신 내용은 저도 요즘 하는 생각이네요 에효...

psyche 2021-04-13 14:53   좋아요 1 | URL
그래픽 노블의 그림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내용은 좋았어요.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고, 생각할 것도 많았고요. 저는 몰랐었는데 작가가 무척 유명한 만화가더라고요. 본명은 John Backderf. 작가의 대표작인 My Friend Dahmer도 한번 읽어보려고요.
미국의 요즘은 정말... ㅠㅠ

han22598 2021-04-18 0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읽어보고 싶어서 바로 도서관에서 대출했어요 ^^ 소개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psyche 2021-04-20 02:28   좋아요 1 | URL
저는 몰랐던 역사를 알게 되어 좋았어요. han 님도 맘에 드시면 좋겟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