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씨가 말하였다. "세금이란 관부(官府)의 물건입니다. 공께서는 절도사이시니 먼저 세금을 내시지 않으신다면 어떻게 아랫사람들을 통솔하시겠습니까? 또 혼자서만 이정(里正)이 되어서 다른 사람을 대신하여 세금을 내어 초달(楚撻, 매섭게 달고 치는 것)을 면하였던 때를 기억하지 못하십니까?"

어떤 사람이 주행봉에게 유세하였다. "공의 얼굴에 글씨가 새겨 있으니 아마도 조정의 사자에게 웃음거리가 될까 걱정이니 청컨대 약으로 그것을 없애시오." 주행봉이 말하였다. "내가 듣건대 한(漢)에 경포(?布)가 있었는데, 영웅이 되는 데는 방해되지 않았다 하니 내가 무엇을 부끄러워하겠소?"

황상이 말하였다. "근래의 왕조에서는 대부분이 진실로 믿고 제후들을 대우하지 아니하니 제후들 가운데 비록 충절(忠節)을 다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길로 말미암지 못하였다. 제왕 된 사람은 다만 그 신의를 잃지 않을 수만 있다면 어찌 제후가 마음으로 귀부하지 않을까 걱정하겠는가?"

"도적들로 하여금 스스로 서로 까발리어 고발하게 하여서 그 고발한 재산의 반을 그에게 상으로 주고, 혹은 친척이 그들[도적]을 위하여 자수하게 하면 그 무리들의 패거리들을 논죄(論罪)하고 그 자수한 사람을 사면하십시오. 이와 같이 하면 도적은 모일 수 없을 것입니다."

1년 시간 동안에 그의 직무를 살피시어 만약에 과연 능히 알맞게 감당할 수 있으며 그의 관직이 이미 높다고 한다면 평장사(平章事)로 제수하시고, 아직 높지 않다면 조금씩 바꾸어 승진시키고 권지(權知)의 일은 예전처럼 하게하십시오. 만약에 알맞지 않는다면 그들의 정사(政事)를 처리하는 것을 거두시고 그 천거한 사람에게 책임 지우십시오.

무릇 정치를 하는데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신의를 두텁게 하는 것 만한 것이 없으며 신의가 진실로 드러난다면 전지(田地)는 넓어지지 않는 일이 없을 것이고, 전지가 넓어지면 곡식이 많아지고 곡식이 많아지면 이를 백성들에게 쌓아 두는 것은 마치 관부에 쌓아 두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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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할 수 없는 것은 오늘날 인간이 ‘소비하는 인간’, 완전한 소비자가 되기 시작했고, 이런 인간상이 새로운 종교적 비전의 성격을 띤다는 사실이다. 이 비전에서 천국은 모두가 매일 새 물건을 살 수 있는, 바라는 모든 것을 살 수 있고 이웃보다 조금 더 많이 살 수 있는 단 하나의 거대한 백화점이다. 이런 완전한 소비자의 비전은 사실상 세계를 정복한 새로운 인간상이다. 정치 조직이나 이데올로기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인간은 공허감을 느끼고 이 허전함을 상징적으로 채우기 위해 다른 사물, 바깥에서 들어오는 사물로 자신을 채워 마음의 공허와 쇠약을 극복하려 한다. 불안하거나 우울한 기분이 들면 무언가 구매하거나 냉장고를 열어 평소보다 더 많이 먹으려 하고 그러고 나면 약간 덜 우울하고 덜 불안해진 모습을 확인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수동성의 결과는 무엇일까? 중요한 결과 중 하나는 누가 봐도 확실하며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 바로 소비하라는 강제, 소비하는 인간이 되라는 강제다. 소비하는 인간은 내면이 공허하고 수동적이기 때문에 날이 갈수록 더 많은 것을 안으로 불어넣어야 한다. 수동성 탓에 실제로는 공허하지만 꽉 찼다는 허울을 선사할 물건으로 자신을 채워야 한다. 세계를 지배한다고 잘난 척하는 어른임에도 그는 젖을 달라고 우는 영원한 젖먹이다. 실제 그의 분주함과 게으름은 같은 것이다. 즉 내면 활동성의 결핍이다.

정치적 수동성에서도 똑같은 것을 목격한다. 오늘날 사람들은 정치에 관심이 많은 척하며 거기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선거와 이런저런 후보에 대해 열을 올린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치에 무관심하며 완벽하게 숙명론적이다. 어떤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은 큰 즐거움이며 그 후보가 이기면 정말로 스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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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사마광이 말씀드리겠습니다. 만약에 주의 세종(世宗, 후주의 2대 황제인 곽영)과 같이 한다면 인(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그의 몸을 아끼지 않고 백성들을 아꼈으니 만약에 세종과 같다면 밝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며, 무익(無益)한 것으로 유익(有益)한 것을 폐기한 것이 아닙니다.

무릇 현명한 사람을 나아가게 하고, 불초(不肖)한 사람을 물러나게 하는 것은 그 재주를 거둬들이기 위함인데, 은혜로 구휼하고 진실하게 믿는 것은 그들의 마음을 묶기 위함이고, 공로를 이룬 사람에게 상을 주고, 죄를 지은 사람에게 벌을 주는 것은 그들의 힘을 다 쏟게 하기 위함이며, 사치한 것을 버리고 쓰는 것을 절약하는 것은 그 재물을 풍성하게 하기 위함이고, 때에 맞추어 부리고 거둬들이는 것을 적게 하는 것은 그 백성들을 커지게 하기 위함입니다.
여러 재주 있는 사람이 이미 모여지고, 정치적인 일들이 이미 잘 다스려지며, 재물의 쓸 것이 이미 충분하고, 사민(士民)이 이미 붙어있기를 기다리고, 그런 다음에 들어서 이를 사용하면 공로는 이루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

무릇 공격하여 빼앗는 도리는 반드시 그 가운데 쉬운 것을 먼저 처리하는 것입니다. 당(唐)과 우리는 경계를 맞댄 것이 거의 2천리나 되는데, 그 형세는 쉽게 시끄럽게 됩니다. 이를 시끄럽게 하는 것은 당연히 아무런 대비가 없는 곳에서 시작하여야 하는데 동쪽을 대비하고 있으면 서쪽을 시끄럽게 하고, 서쪽을 대비하고 있으면 동쪽을 시끄럽게 하면 저쪽에서는 반드시 분주하게 다니며 이를 구원할 것입니다.
분주하게 다니는 사이에 그들의 텅 빈 곳과 알찬 곳 그리고 강한 곳과 약한 곳을 알게 되고 그런 다음에 알찬 곳을 피하고 텅 빈 곳을 치며 강한 곳을 피하여 약한 곳을 치는 것입니다. 아직은 반드시 대규모로 거병하지 말고 또 경무장한 군사들로써 이들을 시끄럽게 하는 것입니다.

황상이 시중드는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경들은 불상을 훼손(毁損)한다고 의심하지 말라. 무릇 부처는 선한 도리를 가지고서 사람을 교화하는 것이니 진실로 선에다 뜻을 두면 이것이 부처를 섬기는 것이다. 저들 구리로 만든 모양이 어찌 이른바 부처이겠는가? 또 내가 듣기로는 부처는 사람을 이롭게 하는데 있다 하니 비록 머리나 눈이라도 오히려 버려서 보시(布施)하는데 만약에 짐의 몸이 백성들을 구제할 수 있다면 역시 아까워 할 것이 아니다."

능히 사람을 알고 공정한 사람을 선발하여 재상(宰相)으로 삼고, 백성들을 아끼며 하소연 하는 것을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을 수령(守令, 태수와 현령)으로 삼으며, 재물을 풍부하게 하여 먹을 것을 넉넉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금전과 곡식을 관장하게 하고, 원래의 정서를 알 수 있고 법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형옥(刑獄)을 관장하게 하는 것만 같지 못하니, 폐하께서는 다만 명당(明堂)에서 팔짱을 끼고 그들의 공로와 허물을 보아 상을 주거나 벌을 준다면 천하가 어찌 다스려지지 않을까 걱정하겠습니까? 왜 반드시 군주의 존귀함을 내려 신하의 직분을 대신하며 귀한 지위를 낮게 하여 천한 일을 친히 하시니 마침내 정치를 하는 근본을 잃는 일이 없겠습니까?"

황제가 고평에서의 전역(戰役)23을 통하여 비로소 그 폐단을 알았는데, 계해일(12일)에 시중을 드는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무릇 군사는 정병(精兵)을 만들기에 힘써야지 많게 하기를 힘쓸 것이 아니고, 지금 농부 100으로 갑사(甲士) 한 명을 기를 수 없는데 어찌 백성들의 기름진 것을 빼앗아 이러한 쓸데없는 물건을 길러야 하겠는가? 또 건장하고 나약한 것이 구분되지 않는데 무리들에게 어떻게 권고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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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맑스가 제기했던 사용가치, 교환가치, 그리고 가치라는 세가지 핵심개념은 근본적으로 서도 다른 시간과 공간의 차원들과 각각 관련되어 있다. 사용가치는 사물의 물리적인 물적 세계 속에 존재하고 이 세계는 절대적 공간과 시간이라는 뉴턴과 데까르트의 개념들로 묘사될 수 있다. 교환가치는 상품들이 움직이고 교환되는 상대적인 시간과 공간 속에 존재하고, 가치는 이와 달리 오로지 세계시장이라는 관계적인 시간과 공간의 맥락을 통해서만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맑스가 이미 확실하게 보여준 것처럼 가치는 교환가치 없이 존재할 수 없고 교환가치는 사용가치 없이 존재할 수 없다. 세 개념은 변증법적으로 서로 통합되어 있다. 마찬가지 방법으로 시간과 공간의 세 형태(즉 절대적, 상대적, 관계적 형태)도 자본주의 발전의 역사적/지리적 동학(動學, dynamics) 내에서 변증법적으로 서로 관계되어 있다. 이것이 지리학자로서의 나의 주장이다. _ 데이비드 하비, <데이비드 하비의 맑스 자본 강의> , p78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 1935 ~ )의 <데이비드 하비의 맑스 자본 강의 A Companion to Marx's Capital>가 다른 <자본 Das Kapital> 입문서와 가장 차별화된 부분은 '운동성(運動性)을 중심으로 한 설명'이라 생각된다. 다른 입문서들이 마르크스(Karl Marx, 1818~1883)의 '운동'을 빼놓지는 않지만, 하비는 자신의 강의의 중심을 '운동'에 놓는다. 다른 입문서들이 일반적으로 '절대성'과 '상대성', '질(質)'과 '양(量)', '개별'과 '특수'라는 정(靜)적인 용어 해설에 치중하는 반면. 지리학자인 하비가 선택한 시공간(space-time)상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상황에서 모순을 발견한다는 방식은 보다 독자들에게 역사성을 느끼게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 여겨진다.


 맑스의 변증법은 모순의 끊임없는 확대만 존재하는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나는 맑스의 변증법을 하나의 완결된 분석방법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용납하기 어렵다. 그의 변증법은 완결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그것은 끊임없이 확대되고 있으며 바로 여기에서 그는 그것이 정확하게 어떻게 확대되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잇는 것이다. <자본>을 읽어나갈 때 우리는 언제나 우리가 앞에서 이미 읽은 내용만을 토대로 재음미해야 한다. <자본>에서 논의가 전개되는 방식은 모순의 영역이 끊임없이 재구성되고 확대되는 방식이다. 이것이 바로 <자본>에서 왜 그렇게 많은 내용들이 반복되는지를 설명해주는 이유다. _ 데이비드 하비, <데이비드 하비의 맑스 자본 강의> , p123


 <자본>에서는 여러 모순적 상황이 제기된다. 이러한 모순적 상황의 반복은 단순한 반복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자본주의의 동적인 구조를 통한 하비의 설명은  현 단계의 모순이 앞 단계에서 모순의 연결상에 있음을 독자들에게 분명하게 인식시킨다. 그리고, 독자들은 매단계마다 계속 논의의 발전을 저해하는 차단막과 같은 '모순'속에서 자본주의가 필연적으로 붕괴될 수 없다는 저자의 논리에 설득당하게 된다. 이것이 하비의 설명이 다른 입문서와 구별되는 지점이라 여겨진다. 


 하비는 자신의 <자본 강의>에서 이러한 모순을 '상품물신성(commodity fetishism, 赤弊物神性)'의 개념을 반복적으로 제시하면서 은폐된 사실 관계를 밝혀나간다. 이런 점에서 맑스의 사상을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이 책의 장점이지만, 반면 이러한 역동적인 이해를 위해서는 개념 및 용어에 대한 사전 이해가 필요하기에 개인적으로 하비의 이 책은 <자본>을 읽은 후 들여다 본다면 더 의미있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브로델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2권 <교환의 세계>와 관련하여 화폐의 물신성 등의 개념을 잠시 정리해본다...


  물신성 개념은 그의 논의 속에서 경제체제의 중요한 성격이 "이율배반"과 "모순"을 통해 은폐되고 혼란을 불러일으킨다는 방식의 서술을 통해 이미 예고되어 있다(p78)... 여러분은 상추를 구매하기 위해 그것을 생산한 노동에 대해 아무것도 알 필요가 없다. 극도로 복잡한 교환체계 속에서 그 노동이나 노동자에 대해 무엇인가를 알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것이 곧 세계시장에서 물신성이 불가피한 이유다. 최종 결론은 다른 사람의 노동활동과 우리들 사이의 사회적 관계가 물적 존재들 사이의 관계를 통해 은폐된다는 것이다. _ 데이비드 하비, <데이비드 하비의 맑스 자본 강의> , p82


 제2권의 처음 세장을 다루면서 나는 화폐, 생산, 상품이라는 세 개의 서로 다른 창을 통해 자본유통과정을 살펴보았다. 내가 생각하기에 요점은 분명하다. 즉 서로 다른 순환들이 서로 얽혀 한데 어우러지고 끊임없이 서로 관계하며 운동한다는 것이다. 각각의 운동은 다른 것들의 운동을 위한 조건을 이룬다.... 총괄해서 보면 "과정의 모든 전제가 과정의 결과[즉 과정 스스로가 만들어낸 전제]로 나타난다. 모든 계기는 제각기 출발점, 통과점, 귀착점으로 나타난다. _ 데이비드 하비, <데이비드 하비의 맑스 자본 강의 2> , p113


 맑스는 상업자본과 생산자본의 활동이 서로 뒤엉키면서 얼마나 쉽게 물신적인 개념들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신랄한 논평으로 이 장을 마무리한다. "재생산의 총과정에 대한 피상적이고 전도된 모든 견해들은 상인자본의 관점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_ 데이비드 하비, <데이비드 하비의 맑스 자본 강의 2> , p271


 경제는 얼핏보면 생상과 소비라는 두 개의 거대한 영역으로 성립되어 있는 것 같다 : 소비 영역에서는 모든 것이 완수되고 파괴되며, 생산 영역에서는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된다. "사회는 끊임없이 생산하고 동시에 끊임없이 소비한다"라고 마르크스는 썼다. 정말로 지당한 진리이다. 그러나 이 두 세계 사이에 세번째의 세계가 끼어들어간다. 그것은 바로 교환의 세계이며 달리 말하자면 시장경제이다. _ 페르낭 브로델,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2-1 : 교환의 세계 1>,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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