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씨가 말하였다. "세금이란 관부(官府)의 물건입니다. 공께서는 절도사이시니 먼저 세금을 내시지 않으신다면 어떻게 아랫사람들을 통솔하시겠습니까? 또 혼자서만 이정(里正)이 되어서 다른 사람을 대신하여 세금을 내어 초달(楚撻, 매섭게 달고 치는 것)을 면하였던 때를 기억하지 못하십니까?"

어떤 사람이 주행봉에게 유세하였다. "공의 얼굴에 글씨가 새겨 있으니 아마도 조정의 사자에게 웃음거리가 될까 걱정이니 청컨대 약으로 그것을 없애시오." 주행봉이 말하였다. "내가 듣건대 한(漢)에 경포(?布)가 있었는데, 영웅이 되는 데는 방해되지 않았다 하니 내가 무엇을 부끄러워하겠소?"

황상이 말하였다. "근래의 왕조에서는 대부분이 진실로 믿고 제후들을 대우하지 아니하니 제후들 가운데 비록 충절(忠節)을 다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길로 말미암지 못하였다. 제왕 된 사람은 다만 그 신의를 잃지 않을 수만 있다면 어찌 제후가 마음으로 귀부하지 않을까 걱정하겠는가?"

"도적들로 하여금 스스로 서로 까발리어 고발하게 하여서 그 고발한 재산의 반을 그에게 상으로 주고, 혹은 친척이 그들[도적]을 위하여 자수하게 하면 그 무리들의 패거리들을 논죄(論罪)하고 그 자수한 사람을 사면하십시오. 이와 같이 하면 도적은 모일 수 없을 것입니다."

1년 시간 동안에 그의 직무를 살피시어 만약에 과연 능히 알맞게 감당할 수 있으며 그의 관직이 이미 높다고 한다면 평장사(平章事)로 제수하시고, 아직 높지 않다면 조금씩 바꾸어 승진시키고 권지(權知)의 일은 예전처럼 하게하십시오. 만약에 알맞지 않는다면 그들의 정사(政事)를 처리하는 것을 거두시고 그 천거한 사람에게 책임 지우십시오.

무릇 정치를 하는데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신의를 두텁게 하는 것 만한 것이 없으며 신의가 진실로 드러난다면 전지(田地)는 넓어지지 않는 일이 없을 것이고, 전지가 넓어지면 곡식이 많아지고 곡식이 많아지면 이를 백성들에게 쌓아 두는 것은 마치 관부에 쌓아 두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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