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사마광이 말씀드리겠습니다. 만약에 주의 세종(世宗, 후주의 2대 황제인 곽영)과 같이 한다면 인(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그의 몸을 아끼지 않고 백성들을 아꼈으니 만약에 세종과 같다면 밝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며, 무익(無益)한 것으로 유익(有益)한 것을 폐기한 것이 아닙니다.

무릇 현명한 사람을 나아가게 하고, 불초(不肖)한 사람을 물러나게 하는 것은 그 재주를 거둬들이기 위함인데, 은혜로 구휼하고 진실하게 믿는 것은 그들의 마음을 묶기 위함이고, 공로를 이룬 사람에게 상을 주고, 죄를 지은 사람에게 벌을 주는 것은 그들의 힘을 다 쏟게 하기 위함이며, 사치한 것을 버리고 쓰는 것을 절약하는 것은 그 재물을 풍성하게 하기 위함이고, 때에 맞추어 부리고 거둬들이는 것을 적게 하는 것은 그 백성들을 커지게 하기 위함입니다.
여러 재주 있는 사람이 이미 모여지고, 정치적인 일들이 이미 잘 다스려지며, 재물의 쓸 것이 이미 충분하고, 사민(士民)이 이미 붙어있기를 기다리고, 그런 다음에 들어서 이를 사용하면 공로는 이루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

무릇 공격하여 빼앗는 도리는 반드시 그 가운데 쉬운 것을 먼저 처리하는 것입니다. 당(唐)과 우리는 경계를 맞댄 것이 거의 2천리나 되는데, 그 형세는 쉽게 시끄럽게 됩니다. 이를 시끄럽게 하는 것은 당연히 아무런 대비가 없는 곳에서 시작하여야 하는데 동쪽을 대비하고 있으면 서쪽을 시끄럽게 하고, 서쪽을 대비하고 있으면 동쪽을 시끄럽게 하면 저쪽에서는 반드시 분주하게 다니며 이를 구원할 것입니다.
분주하게 다니는 사이에 그들의 텅 빈 곳과 알찬 곳 그리고 강한 곳과 약한 곳을 알게 되고 그런 다음에 알찬 곳을 피하고 텅 빈 곳을 치며 강한 곳을 피하여 약한 곳을 치는 것입니다. 아직은 반드시 대규모로 거병하지 말고 또 경무장한 군사들로써 이들을 시끄럽게 하는 것입니다.

황상이 시중드는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경들은 불상을 훼손(毁損)한다고 의심하지 말라. 무릇 부처는 선한 도리를 가지고서 사람을 교화하는 것이니 진실로 선에다 뜻을 두면 이것이 부처를 섬기는 것이다. 저들 구리로 만든 모양이 어찌 이른바 부처이겠는가? 또 내가 듣기로는 부처는 사람을 이롭게 하는데 있다 하니 비록 머리나 눈이라도 오히려 버려서 보시(布施)하는데 만약에 짐의 몸이 백성들을 구제할 수 있다면 역시 아까워 할 것이 아니다."

능히 사람을 알고 공정한 사람을 선발하여 재상(宰相)으로 삼고, 백성들을 아끼며 하소연 하는 것을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을 수령(守令, 태수와 현령)으로 삼으며, 재물을 풍부하게 하여 먹을 것을 넉넉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금전과 곡식을 관장하게 하고, 원래의 정서를 알 수 있고 법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형옥(刑獄)을 관장하게 하는 것만 같지 못하니, 폐하께서는 다만 명당(明堂)에서 팔짱을 끼고 그들의 공로와 허물을 보아 상을 주거나 벌을 준다면 천하가 어찌 다스려지지 않을까 걱정하겠습니까? 왜 반드시 군주의 존귀함을 내려 신하의 직분을 대신하며 귀한 지위를 낮게 하여 천한 일을 친히 하시니 마침내 정치를 하는 근본을 잃는 일이 없겠습니까?"

황제가 고평에서의 전역(戰役)23을 통하여 비로소 그 폐단을 알았는데, 계해일(12일)에 시중을 드는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무릇 군사는 정병(精兵)을 만들기에 힘써야지 많게 하기를 힘쓸 것이 아니고, 지금 농부 100으로 갑사(甲士) 한 명을 기를 수 없는데 어찌 백성들의 기름진 것을 빼앗아 이러한 쓸데없는 물건을 길러야 하겠는가? 또 건장하고 나약한 것이 구분되지 않는데 무리들에게 어떻게 권고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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