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에서 말하였습니다. 천 사람이 손가락질을 하면 병이 들지 않아도 죽는다. 신(臣)은 항상 이 때문에 마음이 떨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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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젤렉의 개념사 사전 7 - 자유주의 코젤렉의 개념사 사전 7
루돌프 피어하우스 지음, 라인하르트 코젤렉, 오토 브루너, 베르너 콘체 엮음, 공진성 옮김 / 푸른역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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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정치적 자유주의는 그것이 세속화와 사회적 원자화의 부수적 현상이며, 물질주의와 상업 정신의 정치적 표현이고, 민주주의와 대중의 전제적 지배로의 길을 예비하는 것이라는 주장에 직면해 있었다. 그리하여 모순적인 현상이 나타났는데, ‘리버랄‘ 이라는 말이 한편으로는 종종 비성찰적으로, 비정치적으로, 특정 정당과 무관하게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행동 양식과 목표를 가리키는 데에 사용되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전혀 다른 입장에서 결단력 없고, 소속감 없으며, 경솔하고 이기적인 정치적 태도를 비방하는 표현으로서 부정적으로 사용된 것이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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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드리히 엥겔스 (Friedrich Engels, 1820~1895)는 <가족, 사적 소유 및 국가의 기원 Der Ursprung der Familie, des Privateigentums und des Staats> 서문을 통해 아이스킬로스(Aischylos, BC525~BC456)의 <오레스테이아 Oresteia> 3부작을 몰락해가는 '모권 母權'과 '부권 父權'의 대립으로 해석한 바호펜(Johann Jokof Bachofen)의 <모권론>을 소개한다. 

 

 가족사 연구는 바호펜의 <모권>이 출판된 1861년부터 시작되었다... 바호펜은 아주 열심히 수집한 고대 고전 문헌의 무수한 구절에서 이 명제들에 대한 논거를 찾고 있다. "난교"에서 일부일처제로 또 모권에서 부권으로의 발전은, 그의 의견에 따르면 특히 그리스 인의 경우에 종교적 표상의 계속적 발전의 결과이며, 새로운 견해를 대표하는 새로운 신들이 낡은 견해를 대표하는 전통적인 신들 사이에 끼어들어 후자를 점차 뒤로 밀어내게 된 결과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호펜은 아이스퀼로스의 <오레스테이아>를 몰락해 가는 모권과 영웅 시대에 발생하여 승리를 거두고 있는 부권 간의 투쟁의 극적 묘사로 보고 있다.(p20)... <오레스테이아>에 대한 새롭고도 아주 정당한 이 해석은 바호펜의 책 전체를 통하여 가장 아름답고 훌륭한 부분의 하나이다._ 프리드리히 엥겔스, <가족, 사적 소유 및 국가의 기원> <제4판 서문>, p21


 잠시 <오레스테이아> 3부작을 살펴보자. 먼저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 <아가멤논 Agamemnon>에서는  트로이아 전쟁에서 돌아온 남편 아가멤논을 살해한 클뤼타이메스트라가, 두 번째 작품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 Choephoroi>에서는 어머니 클뤼타이메스트라를 살해한 오레스테스가 그려진다. <아가멤논>에서 클뤼타이메스트라의 아가멤논 살해 이유가 딸 이피게네이아를 트로이아 출정을 위한 제물로 삼았기 때문이었다는 것과 함께 아버지 아트레우스와 동생 튀에스테르의 관계까지 고려해본다면 과거의 모든 질서가 파괴가 한 가문의 역사 속에 모두 담긴다. 여기서, 바호펜은  혼돈의 원인을 '모권제'와 '부권제'의 대립에서 찾고, 마지막 작품인 <자비로운 여신들 Eumenides>에서 아테네에 의해 부권제의 승리가 선포되었음을 말한다. 


 이러한 바호펜의 해석에 대해 개인적으로 의문을 던지게 된다. 바호펜의 해석이 나름 설득력이 있지만, 그의 해석에 따르면 아가멤논의 딸 살해가 이해되지 않는다. 아테나의 판결로 부권의 승리가 결정되었다면, 그 이전 트로이아 원정 함대의 출정 시점에서는 적어도 두 권한이 비등해야 한다. 자신의 남편을 살해할 정도로 딸을 사랑했다면 클뤼타이메스트라는 동등한 권한을 사용해 아가멤논을 저지할 수 있었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것은 이미 아테나의 재판 이전에 부권제가 확립되었다는 반증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오레스테스>에서 바호펜의 '모권제-부권제'의 대립 구도를 걷어낸다면, 여기에 무엇을 새롭게 대입할 수 있을까? 이를 살펴보기 위해 아가멤논이 이피게네이아를 여신 아르테미스의 제물로 바치는 상황으로 돌아가보자. 


 이윽고 손위 왕이 이렇게 말했다네.

 "복종치 않는다는 것은 진정 괴로운 일이오.

 하나 내 집안의 낙인 자식을 죽임으로써

 제단 옆에서 이 아비의 손을 

 딸의 피로 더럽힌다면, 

 이 또한 괴로운 일이오.

 그 어느 것인들 불행이 아니겠소?

 하나 어찌 동맹의 서약을 저버리고

 함대를 이탈할 수 있단 말이오?

 처녀의 피를 제물로 바치기를 그토록

 열망하는 것도 바람을 잠재우기 위함이니

 부당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오.

 나는 만사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오."

 그리하여 그가 한번 운명의 멍에를 목에 매니

 그의 마음의 바람도 방향이 바뀌어 불경하고,  

 불손하고, 부정하게 되었다네. 이때부터 그는 

 마음이 변해 무슨 일이든 꺼리지 않게 되었다네.

 치욕을 꾀하는 미망(迷妄)은 사람의 마음을 대담하게

 만드는 법. 미망이야말로 모든 재앙의 시작이라네.

 이제 그는 한 여인의 원수를 갚는 전쟁을 돕고

 함대를 위해 미리 제사를 지내고자

 제 딸을 손수 제물로 바치기로 결심했다네._아이스퀼로스, <아가멤논>, (205-227), p38 


 클뤼타이메스트라는 아가멤논을 '딸을 죽인 비정한 아버지'로 여기지만, 작품 내에서는 함대의 총사령관과 아버지의 입장에서 고민하는 아가멤논의 모습이 그려진다.  비록, 결심을 하고 나서는 매우 빠른 결단력을 보인 아가멤논이지만, 적어도 그의 내면에서는 아레스가 휘두르는 '두 개의 채찍'이 그에게 내려쳐지고 있었다.


 도시는 모든 시민들에게 공통된 상처를 입었으며

 많은 집에서 나간 많은 남자들이 아레스가 사랑하는

 이중의 채찍, 두 창의 불행, 피 묻은 한 쌍에 의하여

 저승으로 추방되었다고 전하는 경우라면, 

 사자가 그런 재앙의 짐을 지고 돌아오는 경우라면,

 그런 복수의 여신들의 찬가를 부르는 것도 어울리겠지요._아이스퀼로스, <아가멤논>, (640-645), p54


* 각주 : '이중의 채찍' - 국가와 개인을 동시에 치는 채찍이란 뜻이다.


 이렇게 본다면, 아가멤논은 '국가'로 대표되는 함대 사령관의 위치와 '개인'(가정)으로 대표되는 아버지의 위치에서 '국가'의 위치를 선택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선택에 대해 가족의 구성원인 클뤼타이메스트라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그를 용서하지 못한다. 종합적으로 본다면, 사회 발전 단계에서 '가정'공동체의 윤리와 '국가' 공동체의 규범 사이의 대립이, 거칠게 표현해서 '제가 齊家'와 '치국 治國'의 충돌이 <아가멤논>의 주제가 아닐까. 추가적으로 '이중의 채찍'은 아가멤논 뿐 아니라<제주를 바치는 여인들>에서 남매들에게도, 어머니와 애인에게도 내리쳐진 것이라는 점에서 당시 사회 구성원 모두가 직면한 상황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하지만 이중의 채찍 소리 가까이 다가오니,

  이미 지하에는 그대들을 도울 이들이 

  누워 있고 지금 권세를 휘두르고 있는 

  저 가증스런 자들의 손은 피로 물들었음이지요._아이스퀼로스,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 (375-378), p116 


** 각주 : '이중의 채찍' - 오레스테스와 엘렉트라 남매의 고통을 말하는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고, 클뤼타이메스트라와 아이기스토스에게 가해질 복수를 말하는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오레스테스는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한다. 그리스어 원문을 확인해봐야 보다 정확하겠지만, 아가멤논을 지칭할 때 '한나라의 왕', '자기 남편' 순으로 지칭했다는 것은 그 역시 '국가' 공동체의 이념을 선택했음을 짐작케 한다. 동시에, 그는 자신의 행동을 혈연으로서의 아버지가 아닌 보편적인 우리의 아버지에게 탄원하면서 자신의 죄를 정화시키려 한다. 이는 '혈연'이 아닌 '국가'라는 형이상학적 이념에 자신의 정당성을 호소하는 의미가 아닐까.


 오오, 잔인하고 뻔뻔스런 어머니,

 마치 적의 병사를 묻어버리듯

 시민들의 접근과 애도를 금지한 가운데

 한 나라의 왕을, 자기 남편을

 눈물도 없이 묻어버리다니!_아이스퀼로스,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 (429-433), p119


 가까이 둘러서서 남자를 위한 이 큰 수의를 

 펼쳐 보여드려라. 아버지께서 보실 수 있도록.

 내 아버지가 아니라 만물을 굽어보시는 위대한 아버지

 태양신께서 말이다. 그래야만 그분께서 어머니의 저주받을

 소행을 보시고 언젠가 내가 심판받는 날, 내가 어머니를 

 죽인 것은 정당한 행동이었다고 나를 위해 증언해주실 게

 아니냐._아이스퀼로스,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 (991-997), p143


 결국 오레스테스는 그를 편드는 아폴론과 클뤼타이메스트라를 편드는 분노의 여신 에리뉘에스의 대립이 벌어지는 법정으로 넘겨진다. 이 재판의 단순한 재판이 아니다.  아폴론이 올림푸스 신이라면, 가이아 여신의 딸인 에리뉘에스는 기간테스에 해당되기에 이 재판은 가치관의 전쟁이자, 소(小) 기간토마키아 Gigantomachia)인 것이다.  '혈연'과 '국가'의 대립으로 상징되는 이 재판은 결국 제우스의 머리에서 태어난 아테나가 오레스테스를 편들면서 결론이 내려진다. '국가'의 이념이 승리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판결을 내리는 것은 내 소임이니라.

 나는 오레스테스를 위해 이 투표석을 던지노라.

 나는 결혼하는 것 말고는 모든 면에서 진심으로 

 남자 편이며, 전적으로 아버지 편이니라. 

 그래서 나는 여인의 죽음을 더 중요시하지 않은 것이니,

 그녀가 가장인 남편을 죽였기 때문이니라._아이스퀼로스, <자비로운 여신들>, (734-740), p168 


  여자인 아테나는 왜 오레스테스 편을 들었을까? 이것을 바호펜의 구도인 '모권제-부권제'의 구도에서 바라본다면 원인을 찾을 수 없다. 여자에게서 태어나지 않고 남자인 아버지에게 태어났기 때문에 남자편을 들었다는 이야기는 아폴론의 아테나 설득 이유이기는 하지만, 설득력이 약하다. 대신 작품 속 아테나의 독백에는 보다 실질적인 이유가 드러난다. 


 머나먼 스카만드로스 강변에 머물던 내게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소. 그곳은 내가 점유한 땅이라오.

 그곳은 아카이오이족 장수들과 대장들이 창으로 얻은

 전리품 가운데 큰 몫으로서 나에게 완전히

 그리고 영구히 나누어준 곳이오.

 테세우스의 자손들을 위한 정선된 몫으로 말이오._아이스퀼로스, <자비로운 여신들>, (397-401), p168 


 결국, 아테나는 아가멤논으로부터 막대한 경제적 혜택을 제공받은 것이다. 트로이아 정복 전쟁의 수혜자인 아테나 입장에서는 아가멤논의 죽음으로 더는 헌금을 받을 수 없었기에 오레스테스의 복수를 내심 기뻐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리고, 아테나의 오레스테스 편들기도 설명된다. 

 

이를 해석해보면, 아테나가 오레스테스의 편을 들어준 것은  대외 정복 전쟁을 통한 경제적 이권 획득에 사회 구성원들이 동의한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된다. 다른 한 편으로, 작품 내에서 아폴론은 동생 헤르메스를 부르며 함께 하는데, 헤르메스가 상업의 신임을 생각하고, 에리뉘에스의 어머니가 대지의 여신 가이아임을 생각해 본다면, 기간토마키아는 다른 한 편으로 '상업'과 '농업'의 대립으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다. 작품의 현실적인 배경을 작가 아이스퀼로스 입장을 생각해 본다면, 아테나이와 스파르테의 대립, 델로스 동맹과 펠로폰네소스 동맹의 대립까지도 끌어온다면 지나치게 나간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그리스 비극의 성격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고, 다시 작품으로 돌아가자.


 오레스테스는 무죄가 선언되었지만, 아직 분노의 여신(구질서, 농업계층)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팔라스(아테네)는 가장 좋은 몫을 떼어줄 것임을 약속하면서 극적으로 화해하게 된다. 이것은 상업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세력들이 기존 질서(또는 지주)에게 제국주의 팽창으로 인한 부(富)의 배분을 약속하면서 사회통합이 이루어진 것임을 그려낸 것은 아닐까...


 나는 팔라스와의 동거를 받아들일 것이며, 

 결코 이 도시를 모욕하지 않으리라.

 전능한 제우스와 아레스도

 신들의 성채로 존중하는 이 도시는

 헬라스 신들의 제단을 지켜주는 

 자랑거리가 아니던가!_아이스퀼로스, <자비로운 여신들>, (916-921), p189 


 이제 팔라스의 시민들과 그들의 재류외인들 사이에

 영원한 맹약이 맺어졌도다. 만물을 굽어보시는 제우스께서

 그렇게 하셨고, 운명의 여신이 이에 동의했도다.

 모두들 환성을 올려 우리 노래의 대미를 장식하시오!_아이스퀼로스, <자비로운 여신들>, (1044-1047), p194 


  다소 산만했지만, 이제 <오레스테스> 3부작을 '국가-가족'의 관점에서 정리해보자. 고대 부족 국가에서 도시 국가로 발전하는 시기, 가치관 측면에서는 작은 공동체인 '가족/씨족' 윤리와 '(도시)국가' 윤리가, 경제적 측면에서는 새로운 '상업'과 전통적인 '농업'이 충돌하는 사건이 고대 그리스에서 일어났다. 초창기에 일어난 이들의 대립은 '국가'의 대외 진출에서 얻어지는 일련의 전리품들을 나누는 것으로 합의되면서, 상업과 농업이 함께 번성하고, 개인/사회적으로 '제가'와 '치국'은 하나의 이념으로 통합되어 갔다... 이런 주제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오레스테스>에서 '국가'를 말하는 것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그리스 비극의 시대가 바로 페리클레스(Perikles, BC 495 ?~429)시대임을 생각해본다면 그렇게 무리한 연결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그리스 비극이 씌여진 이유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국가를 강조한 그리스 비극을 보면서 자란 시민들이 팔랑크스(Phalanx)를 이루며 전장으로 나아갔다면, 우리가 고전으로 생각하는 그리스 비극이 사실은 '대한뉴스' 수준에 불과함을 깨닫는다. 이러한 생각을 뒷받침할만한 권위자의 추론을 덧붙이며, 페이퍼를 갈무리한다... 


 7[23] 민족의 선생으로서 고대 비극은 국가에 헌신적이었다. 정치적 삶과 국가를 위한 충성이 고조되었기에, 예술가들 역시 무엇보다 국가를 생각했다. 국가는 예술 현실의 한 수단이었다 : 그 때문에 국가에 대한 열망은 예술을 필요로 하는 모임에서 최고의 것이었다.(p189)... 그리스 예술가가 자신의 예술 작품으로 겨냥한 것은 개체가 아니라 국가이다 : 그리고 다시금 국가의 교육은 예술 작품을 향유하도록 모든 사람을 교육시키는 것에 불과했다. 음악과 마찬가지로 조형예술, 건축물의 모든 위대한 창작은 위대한 민족의 정서를 의도하고 있으며, 그것은 국가가 보존한다. 특히 비극은 해마다 국가를 위해 축제처럼 준비하고, 전 민족을 통합하는 활동이다. 국가는 예술의 현실을 위한 필연적인 수단이었다._ 프리드리히 니체, <유고(1869년 가을~1872년 가을)> <U I 2b, 1870년 말~1871년 4월>, p222






7[23] 민족의 선생으로서 고대 비극은 국가에 헌신적이었다. 정치적 삶과 국가를 위한 충성이 고조되었기에, 예술가들 역시 무엇보다 국가를 생각했다. 국가는 예술 현실의 한 수단이었다 : 그 때문에 국가에 대한 열망은 예술을 필요로 하는 모임에서 최고의 것이었다.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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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1-04-27 14: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레스테스 3부작이 이렇게나 많은 해석이 가능하네요~~
겨울호랑이님의 페이퍼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21-04-27 15:15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무릇 정치를 의론하는 사람은 그 아부하는 것과 기울어지고 위험하게 하는 것과 말로 혜택을 주는 것과 깊고 각박한 것에서 고통을 당합니다. 옛날에 진(秦)의 목공은 백리해와 건숙의 말을 좇지 아니하여서 그의 군사들을 패배하게 만들었고, 그래서 허물을 후회하고 자책하며 오도한 신하들을 원망하면서 누런 머리를 한 사람[노인]의 말을 생각하여 그의 이름을 후세에 드리워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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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스포츠의 본질 - 제례의식에서 기록추구로 나남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228
앨런 거트만 지음, 송형석 옮김 / 나남출판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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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스포츠의 독자적인 특징 일곱 가지는 대비를 통해 그 윤곽이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이 일곱 가지 특징이 각기 함축하고 있는 바와 서로 중복되는 내용, 그리고 상호간의 영향 정도 등을 분명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층 세밀한 분석이 요구된다... 근대 스포츠의 일곱 가지 특성들은 1) 세속성, 2) 평등, 3) 전문화, 4) 합리화, 5) 관료화, 6) 계량화, 7) 기록 추구 등이다._ 앨런 거트만, <근대스포츠의 본질>, p42

 

 앨런 거트만(Allen Guttmann)는 <근대스포츠의 본질 From Ritual to Record: The Nature of Modern Sports>에서 자본주의, 종교(신교)와 결합한 근대스포츠가 갖는 특징을 위와 같이 7가지로 정리한다. 저자의 분석에 의하면 이러한 근대스포츠의 특징을 결코 분리된 것이 아니다. 마치, 우리나라 재벌들의 지배구조와 같이 서로 얽혀있듯 이들은 서로를 유지시키고, 발달시키며 근대스포츠를 자체가 되어왔다.


 이 일곱 가지 특징들은 논리적으로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근대의 기록추구는 계량화를 토대로 하며, 계량화는 합리화에 크게 의존한다. 전문적으로 훈련받지 못한 신체조건으로 새로운 기록을 세울 수 있는 가능성은 대단히 희박하다. 전문화는 합리화된 훈련을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전문화와 합리화는 재차 관료조직을 필요로 한다. 그와 같은 조직 없이 세계선수권대회의 개최나 기록의 인준, 또는 용구와 규칙을 세계적으로 표준화시키는 작업은 불가능하다. 기록추구는 그 이외에도 평등을 전제로 한다._ 앨런 거트만, <근대스포츠의 본질>, p99 


 거트만은 본문에서 이러한 특징을 갖는 근대스포츠가 수학적, 경험적, 합리주의적 세계관의 토대 위에서 세워졌음을 말한다. 근대의 산물을 종교, 과학, 자본주의, 제국주의라고 한다면 스포츠의 전통적 성격인 제례의식은 근대스포츠 자체가 되었고, 과학은 정량화에 기여하면서 기록추구를 가능케 했고,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조직화가 가능했다. 제국주의는 아래 본문에서 직접 인용하자. 결국, 근대스포츠는 근대화의 전형임을 확인하게 된다.


 근대의 수학적, 경험적, 합리주의적 세계관의 이면이 낭만주의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낭만주의의 스포츠 적대성은 이미 근대스포츠의 발생에서 근대적 세계관이 담당한 역할에서 언급했다. 근대스포츠의 뿌리를 찾는 과정에서 우리는 산업혁명, 자본주의, 신교 같은 추상들로부터 더욱 추상적인 일반화로, 즉 수학적, 경험적, 합리적 세계관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었다.(p144)... 스포츠는 원시적인 것이며 동시에 고도로 근대적인 것이다._ 앨런 거트만, <근대스포츠의 본질>, p145


 스포츠의 상업화만이 유일한 문제가 아니다. 스포츠는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지배계층이 민족주의, 군국주의, 제국주의의 도움을 받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교화수단이 되었다.._ 앨런 거트만, <근대스포츠의 본질>, p109   


 우리나라 스포츠팬을 제외한 일반에게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얼마 전 유러피안 슈퍼 리그( ESL (European Super League) 의 출범이 큰 화제가 되었다. 코로나 시대 이후 재정이 악화된 유럽 명문 구단들과 미국 대자본 J.P 모건 체이스(J.P  Morgan Chase)의 공통된 이해가 모여 만들려 했던 리그가 유럽 슈퍼 리그다. 그렇지만, 아래 기사에서 보듯 결국 없던 일이 될 모양새다.


관련기사 :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992101.html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56826470


 위의 기사에서도 볼 수 있듯 이러한 해프닝은 미국 대자본들과 유럽인들간의 스포츠(특히 클럽)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축구 클럽(club)을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생각하는 미국 대자본들은 클럽으로 연결된 유럽 스포츠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점이 하나의 원인이 될 것이다. 중세 봉건제의 유산이 지금도 남아있는 유럽에게 클럽이 갖는 의미는 상상 이상이다. 이를 이해하지 못한 결과가 J.P 모건의 사과로 이어졌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유럽 명문 구단

이 지탄받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공정하지 못한 룰(rule)'의 수용 때문일 것이다. 


  19세기 초 근대스포츠는 자본주의와 마찬가지로 진보적인 힘의 원천이었다. 그러나 통제를 벗어난 자본주의의 지속적 발달은 중세사회보다 더 비인간적인 노동계급 착취로 귀결되었다. 초기자본주의에서 스포츠는 점점 더 보수적이 되었으며, 그에 따라 종종 반동적인 역할을 맡게 되었다. 우리는 이러한 경향을 다른 무엇보다 자본주의적 스포츠의 강력한 상업화 경향에서 찾을 수 있다.(p108)... 축구공이나 스키, 요트와 같은 스포츠용구 생산자와 스포츠시설 시공업자들은 오래 전부터 미국과 유럽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대기업과 백만장자들은 임의로 프로팀을 사거나 판다. 팀들은 미국이라는 큰 놀이판 위에서 움직이는 장기 말인 셈이다._ 앨런 거트만, <근대스포츠의 본질>, p95  


 미국의 스포츠는 주로 학교와 대학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독일의 스포츠를 특징짓는 클럽 및 협회체계가 결여되었다. 물론 둥구권국가들에 있는 직장스포츠도 없다... 이런 맥락에서 400만 명이 넘는 독일 축구클럽 회원들은 미국의 성인들에 비해 조직 측면에서 큰 장점을 가진다고 말할 수 있다._ 앨런 거트만, <근대스포츠의 본질>, p215  


  유럽 슈퍼 리그 에는 20개 팀이 참가한다. 그 중 창립 구단 15개 팀과 매년 5개 구단이 새로 선정되어 경기를 치루는데, 창립 구단은 성적과 관계없이 매년 참가를 보장받게 된다. 이러한 슈퍼 리그 방식은 유엔(UN) 하의 국제 질서를 떠올리게 한다. 상임이사국 5개국은 체제 내에서 지속적으로 그 자리를 유지하고 비상임 이사국들은 돌아가며 선정되는 UN의 방식을 기존 팬들은 납득하지 못했고, 대회가 무산되는 가장 큰 원인이 되었다. 능력에 따라 유럽 하부 리그의 팀도 언젠가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도 가능하다는 희망이 있는 리그. 이 때문에 프리미어 리그, 분데스리가, 라리가 등에 소속되지 않은 무명 선수들도 미래의 메시가 될 수 있다는 꿈을 안고 땀을 흘릴 수 있었는데, 슈퍼 리그는 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유럽 팬들은 이러한 리그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를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이 맨체스터 시티의 명장 과르디올라감독의 인터뷰 "It's not a sport if success is already guaranteed"라 생각된다.



 전형적인 근대스포츠인 축구와 현대 자본주의가 철저하게 작용되는 유럽 축구 리그.  '유럽 슈퍼 리그' 사건은 근대 스포츠 특징인 '평등'과 '관료화'가 충돌한 사건이자, 이들이 지태하던 자본주의 시장 질서를 대신할 포스트 코로나 체제의 서막을 알린 사건이라 여겨진다. 거대 자본의 힘으로 바뀌어질 새로운 신세계. 이러한 변화에 대해 '공정함'을 이유로 거부한 유럽 축구팬들의 모습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한다. 동시에, 자본화되고 있는 스포츠의 본질이 사람임을 다시금 깨달으며 리뷰를 갈무리한다.


PS. 미국에서 인기있는 스포츠인 야구, 미식축구의 본질에 대해 설명한 부분은 밑줄긋기로 넘긴다...   

야구와 직선으로만 운동하는 다른 단체스포츠 사이에 또 하나의 중요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야구에서 주자는 공을 성공적으로 때린 후에 다시 홈으로 돌아올 때까지 루에서 루로 달린다. 그는 달리면서 한 바퀴의 원을 그린다. 직선과 원은 역사와 신화의 가장 오래딘 상징이다. 이와 같은 움직임을 토대로 야구는 영원한 회귀를 재현하는 반면, 다른 구기경기에서는 이와는 정반대로 시간적 일회성이 반영된다. - P174

미식축구가 신체적 폭력의 표현이라는 점은 너무나도 명백하다. 이 경기는 의도적 충돌과 격한 공격형식 속에서 규칙에 부합하는 공격적인 행동을 특징으로 한다.(p181)... "접촉"은 선수들뿐만 아니라 관중들에게도, 그 사람이 고등교육을 받았건 받지 않았던 불문하고, 이 경기의 본질이며, 추측건대 환상이기까지 한 요소인 것이다. 미식축구에서는 통제되고, 규율된 폭력이 나타난다.(Nitschke,Wells,1973,253)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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