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은 일부 개신교계에서 주력하는 ‘신사도‘이다. 신사도 운동은 말 그대로 오늘날에도 새로운 사도가 존재한다는것으로 ‘하나님에 의하여 보내심을 받은자‘의 존재를 긍정한다. 김 이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을 부활시킨 주요 세력 중하나가 신사도 계열의 기독교인들"이고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그 계열의 개신교세력이 힘을 키우는 중"이다. - P12

‘명태균 여론조사가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실제 어느 정도 영향을끼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김건희·명태균·윤석열 세 사람이 ‘원팀‘으로 움직인것은 여러 증거로 확인된다. 윤석열이 탄핵되면 내란죄 외에 가장 먼저 수사해야할 사건이 명태균 게이트인 이유다. - P19

다만 이번 사태의 출발점으로도 보이는 공수처로 내란 사건 이첩 요청에 응했던 일부터 이번 즉시항고 포기까지, 계기마다 대검 지휘부는 수사팀 반발을 누르고법 테두리 안에서 결과적으로 윤석열에게 유리한 선택‘을 했다. 그에 따라 수사와 재판 속도는 계속 늦어지고 있다. ‘피고인이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대검 수뇌부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의혹이 가라앉지 않는 이유다. - P25

상속세 부담으로 삶의 보금자리인 집한 채를 팔아야 하는 중산층이 생긴다는우려는 어떨까? 전문가들은 세금을 감면해주는 것이 아니라 세금 납부 시점을 미뤄주는 과세이연 제도를 도입해 이러한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과세이연 제도는 해당 자산을 처분할 때까지 과세를 미루어주어 생의 안정을 유지해주는 것이다.  - P35

지난 수십 년 동안 도시의 산업 쓰레기는 농촌을 아우성치게 만들었다. 공동체를 붕괴시키고 지역 소멸을 더욱 앞당기는 주범이었다. 그동안 발생지 처리 원칙에서 벗어나 있던 산업폐기물 문제를공론의 장에 올리기 위한 데이터가 제시됐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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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태 교수는 "<조선일보>가 USB를 받은 행위의 성격이 정확하게 무엇이었는지 규명이 필요하다. 만약 공적 관심사가 기록된 자료를 권력자에게 전달해달라는 부탁으로서 자료를 받았다면 정상적 취재 행위라 보기 어렵고 그 자체로 언론인으로서의 책무를 어긴 것이다"라고 말했다. "설령 목적이 모호하거나 속인 상태에서 받았다 하더라도 불법적으로 훔친 게 아닌 이상, 뉴스 가치를 판단해서 보도하면 된다. 언론으로서 정당한 공적 관심사를 왜 보도하지 않았는지, 용산에 전달해달라는 부탁을 거절했다면 USB를 왜 받았고 그걸로 뭘 한 것인지내부적으로 철저히 조사해 발표해야 한다.  - P18

2025년 전반기 레지던트 모집은 2월28일 종료된 상태이다. 탄핵 국면에서 갈등을 풀어갈 주체도 당장은 모호하다. 그러나 향후 정국이 안정되고 일부 전향적인 조치와 함께 추가 모집의 길이 열린다면 전공의들 역시 상당수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문의‘의 몸값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의로 머물렀을 때와 수련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증을 땄을때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 P28

반탄 세력의 규모가 커진 배경에는 청년들의 합세가 있다. 극우 집회의 터줏대감인 고령층에 더해, 상대적으로 젊은 참가자들이 날이 갈수록 적잖이 유입되었다. 노인들은 청년 참가자들에게 엄청난 환호를 보낸다. 젊은이에게 다가가 어깨를 두드리며 말을 건네는 노인들이 집회현장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집회 현장에 서 있던 기자에게 한 노인이 "학생 아주 기특하다"라며 윤석열 사진이 들어간배지를 건네주는 일도 있었다. 청년 참가자들은 그런 노인들을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들어준 어르신들" "박근혜 (탄핵 국면) 때부터 계속 나오신 고마운 분들"이라고 칭했다. - P31

여기서 미런은 나름의 단계적 공격전략을 공개한다. 강달러는 ‘관세 공격‘시기에만 유지한다. 인플레를 막아야 하니까. 해외 국가들이 초고율 관세로 위축되면 비로소 슬며시 21세기형 다자간 통화협정‘ 카드를 내밀겠다는 것이다. 이 통화협정의 목표는 달러 가치 절하다. - P38

한편으론 래퍼들의 관심 주제가변화한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 오늘날 세계의 많은 랩 스타들은 더 개인적이고 내면적인 주제에 집중하고 있다. 세대가 바뀌면서 정치 문제에 대한 관심이 점차 개인사·사랑·갈등·성공·자아 표현 등으로 이동한 것이다. 미국 힙합 트렌드에 직접 영향을 받는 한국 래퍼들도 이러한 흐름을 적극 반영한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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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혐중 정서는 어디서부터 기인한 것일까. 기점은 코로나19 발생으로 보인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중국을 적대하는 여론이 서구를 중심으로 높아지면서 한국 언론도 여기에 올라탔다. 코로나19를 ‘우한 폐렴‘이라 부르며, 조선족 밀집지역인 서울 대림동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보도가 잇따랐다. - P29

2월25일 한국리서치가 발표한 ‘2025대중(對中) 인식 조사‘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2023년부터 매년 실시하고 있는 이번 조사에서 중국이 남북통일과 안보·경책 제에 위협이 된다는 인식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하락했다. 2023년과 비교하면 12~20%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반면 중국이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은 2023년 16%에서 2025년 33%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 또한 2023년 6%에서 올해 16%로 높아졌다. 일부 극우 세력의 ‘혐중 선동이 그들 기대만큼 사회 전반에 먹히지 않는다는 방증으로 읽을 수 있다. - P31

이것이 우리가 지난주부터 살펴보는 거대한 구조 변동, ‘진보 다수파 시대‘의 또 다른 결과다. 이 구조 변동은 보수에서는 극우파의 반동을 불러왔고, 진보에서는 아직 다수파의 관점을 탑재하지 못한 정치 엘리트들의 혼란·혼선·오판을 불러왔다. - P35

일터나 집안, 출퇴근길이나 늘 다니던 도로에서 사람들은 대비하기도, 예방하기도 힘든 재난의 습격을 받는다. 삶이 일순간 출렁거린다. 특히 중증 외상환자중에는 야외 노동자, 의료급여 수급자 같은 경제적 취약계층 비중이 높다.  - P41

경영 행태를 보면, 이 시기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의 삼성전자와 2015년 이후의 삼성전자는 완전히 다른 회사다. 지금의 삼성전자는 기술력이 아니라 수익성 지표의 분모를 줄여 주가나 올리려고시도하는 기업이다. 이재용 회장이 오른 길은 ‘삼성 웨이‘가 아니다. 부러워했던 ‘애플 웨이‘도 아니다. 그가 서 있는 그곳은 ‘인텔 웨이‘다.
- P47

어떤 놀라운 정책과 발언이 계속될까? 트럼프의 시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그 시간이 끝나면 논쟁이 큰 정책 집행의 소송결과가 기다릴 테고, 의회 통과가 필수적인 예산안 등 타협이 불가피한 상황이 다가온다. 무리한 외교정책 실행과 발언에 따른 청구서도 곧 날아들 것이다. 그리고 그 부담은 미국 시민, 나아가 전 세계인 모두의 몫이 될 공산이 크다. - P53

"수년 동안 교회에 봉사해오면서 제가 무엇보다 두려워하게 된 죄는 확신입니다. 확신은 통합의 강력한적이며 포용의 치명적인 적입니다. 우리의 신앙이 살아 있는 까닭은 정확히 의심과 손을 잡고 걷기 때문입니다. 의심하는 교황을 보내주십사 주님께 기도합시다. 죄를 짓고 용서를 구하고 실천하는 교황을 주시기를."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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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은 잘못되었다고 확실히 선을 긋든 ‘오죽하면‘이라며 옹호하든, 이날 모인 윤석열 탄핵 반대론자들은 공통된 하나의 정서를 공유하고 있었다. 민주당의 어떤 지점들이 반감을 불러일으켰고, 그것이 사회에 대한 자신의 믿음, 나아가서는 공동체의 체제 자체를 공격한다고까지느꼈다는 점이다. - P9

힘의 우위가 바뀌었고, 자신이 속한 집단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체감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그렇게 서로 별 연관이 없어 보이는 군 가산점제 폐지와 서부지법 사태로 촉발된 2030 남성 극우화 담론, 사전투표에 대한 반감이 ‘정치적 소수파‘라는 정체성 아래 어지럽게 뒤틀려 나타났다.  - P12

이런 상황에서 만약 윤석열 탄핵이 인용되어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국민의힘에겐 곤란한 문제가 생긴다. 국민의힘 강성 지지층과, 선거 승리에 중요하다고 간주되는 중도층 사이의 간극이다.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정하는 경선에서 이간극이 시험대에 들 가능성이 높다. - P15

미국 민주주의의 비극은 지난 4년간 천천히 진행되어왔지만, 한국은 이제 시작이다. 반민주적 규범이라는 나무가 자라기 시작했고, 그 자양분이 무엇일지에대한 단서도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아직 그 나무의 뿌리가 깊지 않다는 사실이다. 보수 진영에서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에 따라, 비극이 얼마나 오래갈지 정해질 것이다.  - P21

한국의 극우파는 ‘어떤 권리‘를 ‘누구에게‘ 빼앗기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들은 ‘진보‘에게 ‘다수파의 지위를 빼앗겼다. 이것은  짧게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길게 보면 박정희 개발독재가 한국의 보수 주류를 형성한 이후 처음으로 일어난 일이다. 정권 한두 번 빼앗긴 것과는 아예 차원이 다른 얘기다. - P29

물론 제도가 개선되어도 반인권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인권위원으로 올 위험은 언제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권위는 계속 존재해야 할까? 남규선 위원은 ‘그렇다‘고 말한다. 비록 강제성이 없을지라도 인권위의 권고는 한국 사회에서 최소한의 기준점이 돼왔기 때문이다.  - P44

일본의 북한 참여로 북한 개방이 이뤄지면 좋은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김대중 정부처럼 남북이 주도하고 일본이 힘을 보탤 때의 얘기다. 윤석열 정권 내내 한국에 악감정을 키워온 북한과 남북을 갈라치기할 기회를 노려온 일본이 공조하는 체제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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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로봇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옥수 옮김 / 우리교육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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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공학의 3원칙.


제1원칙 :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 그리고 위험에 처한 인간을 모른 척 해서도 안 된다. 제2원칙 : 제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제3원칙 : 제1원칙과 제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로봇 자신을 지켜야 한다. _ 아이작 아지모프, <아이, 로봇>, p6


 아이작 아지모프의 <아이, 로봇>은 본인이 제시한 '로봇 공학의 3원칙'을 바탕으로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여러 로봇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간다. 서로 다른 위계를 가진 로봇 공학들의 원칙들은 강(强)공리와 약(弱)공리가 되어 로봇의 행동을 제어한다. 제약 조건 하에서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로봇이 극한 또는 예기치 못한 상황을 부딪혔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흥미로운 상황을 제시하고 명쾌한 논리적 해석은 독자들에게 SF소설의 매력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바로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 거야. 세 가지 원칙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나면 두뇌에 들어 있는 서로 다른 회로가 그것을 해결해야 해. 가령 어떤 로봇이 위험한 곳으로 다가가다가 그곳이 위험하단 사실을 깨달았다고 쳐. 그럼 제3원칙이 이 로봇을 돌아서게 만드는 거야. 이번엔 인간이 그런 위험 속으로 들어가라고 명령했다고 해 보자. 그러면 제2원칙이 다른 것보다 강하게 올라가기 때문에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명령을 따르겠지." _ 아이작 아지모프, <아이, 로봇>, p69


 <아이, 로봇>은 로봇의 이야기지만, 동시에 우리들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서로다른 원칙들의 충돌로 고민하는 로봇의 모습은, 서로 다른 가치관의 충돌로 고민하는 우리들의 모습 그대로다. 다른 점이라면, 아지모프의 로봇 공학 원칙은 로봇의 보편 가치지만, 인간의 가치관은 상대적 가치관이라는 점에 있지 않을까. 보편 원칙 아래서도 수많은 갈등 상황이 수학적 논리 구조를 통해서도 드러난다면, 상대적 개별 가치 아래서 정량화 할 수 없는 내용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인간의 삶은 얼마나 고단한 것일까. 그런 점에서 <아이, 로봇>에서 로봇은 또다른 인간의 은유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면 로봇들 목숨이 위험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보호하는 건 제3원칙에 불과합니다. 인간의 안전을 도모하는 제1원칙이 우선이지요. 그들에게 명령도 내렸습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감마선 근처에 접근하지 말라고 강하게 명령했습니다. 하지만 명령 복종은 제2원칙에 불과합니다. 이번에도 인간의 안전을 도모하는 제1원칙이 우선이지요. 캘빈 박사님, 우리는 로봇 없이 작업을 하거나 제1원칙에 일정한 손질을 가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그래서 마침내 선택을 한 겁니다." _ 아이작 아지모프, <아이, 로봇>, p200


 이와는 별개로 다른 생각을 해본다. <아이, 로봇>에서 로봇들은 '제2의 인간'이다. 인간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갖춘 생각하는 존재. 로봇 공학 원칙이라는 올가미가 아니라면 언제든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는 자립적인 존재. 1950년대 아지모프가 그린 로봇은 소프트웨어인 AI와 하드웨어인 로봇이 이상적인 상태로 결합된 모습을 그린다. 많은 것을 알고 있고 학습을 통해 추론하는 현대 AI 능력이 인간 지성(知性)의 일부라면, <아이, 로봇>의 로봇들은 지성 뿐 아니라 이성(理性)과 감성(感性)을 갖춘 존재들이다. 그리고, 임베디드 AI(Embedded AI) 기술로 로봇이 로봇을 만들고 교육시키는 최상의 휴머노이드 Humanoid 하드웨어를 갖춘 것으로 그려진다.


"나에게는 이성적인 존재에 합당하게 기본 명제에서 진실을 추론할 능력이 있습니다. 반면 당신은 아는 건 많지만 이성적인 판단력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당신에게 주입된 존재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주인님이 책을 만드신 거지요. 먼 곳에 다양한 세상과 많은 사람이 있다는 우스꽝스런 생각을 주인님이 당신에게 주입한 건 당시로선 최선의 방법이었습니다. 당신들은 너무 천박해서 절대적인 진실을 파악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당신이 책을 믿는 것 역시 창조주가 바라는 것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관해 더 이상 논쟁하고 싶지 않습니다." _ 아이작 아지모프, <아이, 로봇>, p108


 인간과 닮았지만, 인간은 아니면서, 인간보다 뛰어나면서, 인간에게 복종하는 존재. 우리가 로봇에게 기대하는 바가 이런 것일까? AI가 화이트칼라를, 로봇이 블루칼라를 대체하는 위협 속에서 21세기 판 러다이트를 원하지 않는다면, 인간은 고도화된 인공지능과 로봇의 강한 결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져본다. 어쩌면 미래에는 AI와 로봇의 느슨한 연계를 제1원칙으로 설정하고, 이로부터 '인간다움'이라는 보호구역을 설정하고, 일찍이 신(神)을 부정한 인간의 전철을 로봇이 밟지 않도록 엔지니어링(engineering)하는 프로메테우스가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마지막으로 글을 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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