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연휴기간 중 동생네 집에서 하루를 묵게 되었습니다. 마침 초등학교 6학년 조카가 즐겨보는 책인 「나무집 시리즈」가 눈에 띄어 어떤 내용인가 읽어 봤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선풍적인 인기가 있다는 시리즈지만, 세대가 달라서인지 제게는 그렇게까지 재밌다거나 유쾌한 책은 아니었습니다.(저만 그런가요? ^^ :) 전체적으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얌체공‘을 바라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레모네이드분수, 식인상어수조, 덩굴그네, 거대새총, 지하비밀실험실 등으로 이루어진 13층 나무집. 아마 이런 설정은 상상만으로도 자기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 꿈과 즐거움을 가져다줄 것 같습니다. 여기에 작가들이 주인공이 되어 자신들의 일상을 과장되게 그리는 모습 속에서 마치 ‘무한도전‘등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듯한 느낌도 들게 됩니다. TV 예능 프로그램에 익숙한 어린이들은 이러한 설정을 좋아할 듯 합니다.

나무집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며 사건이 계속됩니다. 작품 중 고양이가 카나리아로 변신하는 등 황당한 전개가 이어지고, 예측할 수 없는 내용이 쏟아지기에 따라가기 힘든 면도 있습니다. 그렇지만,정신없기만 한 것 같은 이 책들을 78층까지 읽고 나니,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 갓도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어린시절 저 역시 집 밖에 지하 실험실같은 공간에서 로봇을 만들고 싶다는 상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또, 수영장안을 탄산음료로 가득 채워 입만 벌리면 사이다를 마시고 싶다는 즐거운(?)꿈을 꾸었던 적도 있었구요. 그런면에서 나무집 시리즈는 우리의 어릴적 꿈을 소환시켜 주거나 깨워줍니다.

그리고 마치, 루이스 캐롤의「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거울나라의 앨리스」를 연상시키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건은 독자들로 하여금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들어 결국 끝까지 읽도록 끌고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점이 성공하여 나무집 시리즈는 서양에서 불길함을 의미하는 ‘13‘의 의미를 유쾌한 이미지로 바꾸어 놓은 것은 아닌가 여겨지기도 합니다. (나무집 시리즈는 13의 배수로 계속 출판되고 있습니다.)

조카가 가진 책이 78층까지이기에, 나머지 책은 읽어보지는 못했습니다. 비록 어른들은 이해하기 힘든 ‘어지럽고‘ ‘정신없는‘ 혼란스러운 나무집 이야기이지만, 전세계 많은 어린이들이 좋아한다면 그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저는 위와 같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만, 어린이들 입장에서는 분명 다른 까닭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부모와 아이가 이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것도 서로 이해하는 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카오스 속에서 숨쉬는 생명.

정신없이 전개되는 책 내용에는 아마도 어른들은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동심이 숨어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면서 나무집 시리즈를 위와 같이 정리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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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8 02: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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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8 08: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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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8 13: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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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8 15: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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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2-18 07: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나 어른이나 자신만의 비밀공간을 마련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

겨울호랑이 2018-02-18 08:31   좋아요 1 | URL
^^: 그렇습니다. 마음이 울적하거나 힘들 때 자신도 모르게 찾아가는 혼자만의 공간이 누구나 있지요. 커가면서 자신만의 술집으로 바뀌는 것 같습니다만.ㅋ cyrus님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남은 연휴 잘 마무리 하세요^^:)

2018-02-18 13: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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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8 15: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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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7 17: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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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7 20: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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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7 21: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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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7 21: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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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7 21: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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