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그늘마다 연분홍 진달래가 햇살을 받으며 밝은 광채를 발하고 있었고, 길가엔 개나리가 아직도 노란 꽃을 머금은 채 연둣빛 새순을 피우고 있었다. 무위사 극락보전 뒤 언덕에는 해묵은 동백나무에 선홍빛 동백꽃이 윤기나는 진초록 잎 사이로 점점이 붉은 홍채를 내뿜고, 목이 부러지듯 잔인하게 떨어진 꽃송이들은 풀밭에 누워 피를 토하고 있었다. 그리고 강진읍 묵은 동네 토담 위로는 키 큰 살구나무에서 하얀 꽃잎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남도의 봄빛이었다.(p33)」
어제는 전라도 강진에 다녀왔습니다. 매년 이맘 때 할머니가 돌아가신 즈음에 할머니 산소에 가고 있는데, 어제가 그 날이었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때가 연의가 태어나고 2주 후 였습니다. 그래서 제게 2012년은 생명 탄생의 기쁨과 죽음이라는 슬픔을 함께 느꼈던 한 해로 기억됩니다. 그 후 할머니 산소에 가서는 손녀 잘 지내고 있다고 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윤달이 있어 예년보다 늦은 가을 날을 보며 남도의 가을을 느껴봅니다. 마침 오늘은 「제2회 강진 갈대 축제」가 있어 남도의 가을을 낄 수 있었습니다. 순천 갈대 축제만큼 크지는 않지만, 작은 공간에서의 아기자기함이 오히려 남도의 정취를 더 잘 표현한다는 생각도 드네요^^
겨울로 넘어가고 있는 11월 중순. 이웃분들 모두 행복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