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2 : 설명하다 나는 오늘도 2
미쉘 퓌에슈 지음, 캉탱 뒤킷 그림, 심영아 옮김 / 이봄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설명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그가 있는 곳까지 찾아서 어딘가 다른 곳으로 데려가는 일이다.(p5)'


<설명하다 Expliquer>는 '설명하다'라는 말의 철학적 의미를 찾아가는 책입니다. 일상에서 많이 하는 행동의 의미중에서 '설명하다'의 의미를 본문에서 쫓아가고 있습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얼마전 연의와 함께 하던 대화 중 일부를 통해 '설명하다'의 의미를 재발견해 보려 합니다. 대화 내용은 '왜 저녁식사 후 양치질을 하고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가?' 였습니다.


 '설명한다는 것은 펼쳐/보이는/것이다.(p14)... 펼쳐야 하는 주름이 많을 경우에는 설명이 길어질 수도 있다(p19)'


 사실, 아이들에게 양치질의 중요성을 실감나게 하기는 어렵습니다. 누구나 잠자기 전 초콜렛이나 사탕을 먹은 후 잠자리에 누웠을 때, 그 단맛과 다시 일어나는 귀찮음의 유혹을 뿌리치고 일어나 양치질을 하기란 쉽지 않지요. 어른이 된 지금도 쉽지 않은데, 아이들은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아이들의 행동은 쉽게 변화되지 않기에, 어린 시절 양치질에 대한 설명(또는 잔소리)는 길어지게 됩니다. 


 '설명의 최소 조건은 바로 언어(言語)다(p27)... 누군가에게 무엇을 설명하는 일은 보통 노력이 필요하며 때로는 시간도 맣이 들고 힘들다. 왜 그런 수고를 해야 할까?... 다른 이에게 설명하지 않는 사회는 민주사회가 될 수 없다.(p35).'


  매일 되풀이되는 잔소리는 말하는 부모에게도, 듣는 아이에게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아이의 건강을 위해(그리고, 아이 입냄새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양치질의 중요성을 설명합니다. 물론, 말로 해야겠지요. 말로 이루어지지 않고 강압으로 이루어진다면, 결코 습관으로 자리잡지 못할 것입니다. '양치질=트라우마'가 결합된다면 그보다 더 곤란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설명이란 목적이 있는 행동이다(p62)'


 이 경우 설명은 '아이의 건강한 생활 습관 형성'이 되겠지요. 우리 잔소리의 지향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설명하려면(똑같은 말을 되풀이 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 새로운 것을 말해야 한다. 사실 설명할 때 우리는 동일한 것, 상대가 이해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 다르게 말하려고 노력한다.(p43).. 설명한다는 것은 동일한 대상을 여러 각도에서 보여주는 것이다. 어느 순간 상대가 이미 알고 있는 대상을 알아 보기를 바라면서 말이다.(p45)'


 매일 같이 '양치질 해라'라는 이야기를 하면 더이상 새로운 자극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보다 새로운 자극이 필요합니다. 가령, '제365회 번쩍번쩍 빛나는 이 경진대회' 같은. 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칫솔/치약 제공도 새로운 동기 부여 유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각도에서 접근해 간다면, 생활 습관으로 자리잡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설명한다는 것은 진정한 상호 의사소통 행위이다.(p52)... 이해하고자 하지 않는다면, 이해하지 못한다.(p54)'


 그렇지만, 어느 정도 가면 이러한 행위도 시들해질 수 있습니다. 왜 양치질을 해야 하는가? 하지 않으면 안되는가?에 대한 물음에 답할 수 없다면 아이는 결코 이해하고자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럴 때는 치과 치료를 받은 경험자의 모습(아빠 충치 치료 자리)을 보여줍니다. 


 "응, 이쪽 금니 보이지, 왼쪽 윗니 브릿지것도, 오른쪽 아래에는 임플란트 한거야.."


 사실, 제가 거의 모든 치과 치료를 다 받았기에(심지어는 잇몸이 두꺼워 나지 못한 이를 나게 하려고 잇몸을 째기도 했었습니다. ㅜㅜ) 거의 모든 이(齒)마다 제각기 사연을 가지고 있는 편입니다. 이제는 이 사연에 의미를 부여할 차례입니다.


 "연의야, 양치질 하지 않으면, 아빠처럼 충치 생긴다. 그럼, 아빠랑 다음에 치과 같이 가야해."


 이제 연의는 이해할 충분한 이유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의식, 다시 말해 끊임없이 사물의 표상들을 만들어내는 정신세계이다. 우리의 의식은 끊임없이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켜 가는데, 때로 이런 과정을 일컬어 경험이라 한다. 경험이란 아기 때부터 시작되어 결코 멈추지 않고 진행되는 과정이다.(p80)'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치질이 연의에게 자연스럽게 습관화되기까지는 시간(time)이 필요할 것입니다. 시간 속에서 경험을 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겠지요. 우리는 아이들의 그 과정을 오랜동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설명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그가 있는 곳까지 찾아가 어딘가 다른 곳으로 데려가는 일이다.(p59)...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서 그가 나중에 쉽게 찾을 수 있는 길로 지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만 한다면, 설명을 잘한 것이다.(p69)'


 사실 '설명하다'는 우리 삶속에서 크고 작은 일과 연계되어 지속적으로 이루어 집니다. 자신의 입장이 아닌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그에게 자신의 입장을 펼쳐 보이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추석 전날이네요. 저도 오늘 본가(本家)로 넘어갈 예정입니다. 보통 가족들이 모이는 자리는 즐거운 자리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때로는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심한 경우 가족간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하지요.



[사진] 명절기간 가정폭력 사고(출처 : 프라임 경제)


 대부분 경우가 각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입장과 의견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남의 설명을 들으려 하지 않는데서 비롯되는 것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긴 연휴기간 아직 중반입니다. 이웃분들 모두 행복한 연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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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3 09: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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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3 09: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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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3 09: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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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3 10: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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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3 14: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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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3 14: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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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3 15: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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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3 15: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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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4 18: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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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4 20: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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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4 21: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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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4 21: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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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5 18: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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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5 18: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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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5 18: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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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7-10-07 21: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설명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그가 있는 곳까지 찾아서 어딘가 다른 곳으로 데려가는 일이다‘

설명하다.. 에 대해서 이렇게 아름다운 정의를
본 적이 없어요

몇일 전에 본 글인데, 계속 마음에 남네요..

겨울호랑이 2017-10-07 21:36   좋아요 2 | URL
^^: 나와같다면님께서는 배려심이 깊으시기에 누구보다도 설명을 잘 하실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