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서 <바흐>를 샀습니다. <음악의 기쁨>을 읽으며 여러 곡을 듣던 중 다른 작곡가들보다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 ~ 1750)의 곡이 편하게 제게 다가오더군요. 그러던 중 바흐의 작품이 소개된 책이 마침 눈에 띄어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요즘 미처 읽지 못한 책들이 대기번호를 받고 기다리는 중에 나가는 속도보다 들어오는 속도가 몇 배로 빠르니, 우리나라 가계 부채 증가(2017년 현재 가계부채 약 1,400조)하듯이 책들이 쌓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평소 그물망을 쳐 놓고 리스트(list)에 올라와 있지 않은 책들은 마음에 들더라도 일단 넘기고 있습니다. 그런 후 다음에도 그녀(?)가 중고서점에 있으면, '우린 운명이야'하며 사고 있지요. 이정도 만남은 아내도 이해해주지 않을까요?ㅋ 오늘은 <바흐>에 있는 곡(曲) 중에서 브란데부르크 협주곡1번을 올려봅니다.


브란데부르크 협주곡 제1번 F장조 BWV1046 Brandeburgische Konzert Nr.1E-Dur BWV1046


악기 편성 : [독주악기군] 오보에3, 파곳, 코르노다캇차(사냥용 호른2), 비올리노 파콜로(바이올린) [협주악기군] 바이올린 2부, 비올라, 첼로, 통주저음


제1악장 [알레그로] F장조, 2/2박자. 무엇보다도 <관혁악 모음곡>의 도입악장을 생각나게 하는 대규모의 악기 편성이 특징적이다. 리토르넬로 형식이지만, 솔로에 투티주제의 동기가 사용되고 있어서 투티와 솔로의 선율적 대비가 그다지 명확하지 않다. 당당한 악상과 고심하여 다듬은 듯한 치밀한 악곡 구성이 아주 매력적이다.


제2악장 [아다지오] D단조 3/4박자. 역시 동일 주제의 끊임없는 반복이라는 파시칼리아의 원칙에 따르고 있다. 애가풍의 선율이 독주 악기 사이에서 계속 연주되고 있는데, 그 선율이 파사칼리아 주제의 장식형이다.


제3악장 [알레그로] F장조, 6/8박자. 이 악장은 나중에 고쳐쓴 것 같다. 역시 리토르넬로 형식이며, 투티와 솔로의 대비가 한층 명확해져 있다. 6박자이기도 해서 음악은 처음부터 끝까지 경쾌하게 흐른다.


제4악장 [미뉴에트] F장조, 3/4박자. 지금까지의 세 개의 악장으로 끝나도 이상할 것이 없는데, 두 개의 트리오와 폴로네즈가 딸린 미뉴에트가 계속된다. 론도풍으로 네 번 연주되는 미뉴에트는 투티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특정한 악기로만 연주되는 솔로풍의 두 개의 트리오나 폴로네즈와는 두드러진 대조를 이루고 있다. 또한 두 개의 오보에와 파곳에 의한 제1트리오, 현악 합주만으로 연주되는 폴로네즈, 두 개의 호른과 유니즌의 오보에, 이처럼 이 세가지도 서로 두드러지게 대조적이다. 

    

마음에 드는 바흐의 곡에 대해 좀더 깊이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지는 아침입니다. 비록 지금은 조사만 이해하지만요.( 이는 ** 형식이며, 두 개의 ***와 ****가 딸린 *****가 계속된다.) 계속 듣다보면 수준이 나아지겠지요. 이웃분들 모두 즐거운 일요일 아침 되세요^^:


2. 헤겔의 미학(美學)

 

바흐에 대해 찾아보던 중 헤겔(Georg Wilhelm Friedrich Hegel, 1770 ~ 1831)이 바흐를 비판했다는 내용의 동영상이 있어 추가로 옮겨봅니다.



그렇다면, 헤겔은 음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찾아보게 됩니다. <헤겔의음악미학>을 읽으면 좋겠지만, 제게는 없는 책이라 대신 <헤겔 미학3>의 내용을 옮겨봅니다.(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좀더 자세한 것에 접근하려면 다음과 같은 면들을 구분해야 한다. 첫째, 악곡에 적합한 가사의 특성에 눈을 돌려야 한다. 왜냐하면 말의 특정한 내용은 음악적인 표현에 본질적이고 중요한 것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둘째로, 악곡에서 새로운 요소, 즉 특성을 띤 낭송조가 덧붙질 때 우리는 이것과 앞서 이미 선율 속에서 발견한 원리와의 관계를 고찰해야 한다. 셋째, 이런 식의 음악적 표현방식 속에서 가장 탁월한 위상을 차지하는 장르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p407)'


'좋은 가사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것은 내용은 참되고 건실해야 하다는 점이다. 만약 내용이 지루하고 통속적이거나 공허하고 부조리하면 숙련되고 심오한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없다.(p407)... 내용은 그 특징에 맞게 선율적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가사는 진지한 심정, 희극적인 것, 비극적이고 위대한 열정, 종교적인 표상과 감정, 인간의 가슴 속에 들어 있는 위력과 운명을 내포하고 있어야 함은 물론 작곡가도 역시 거기에 심혈을 기울여 전심으로 그 내용을 철저히 느끼고 체험해야 한다.(p410)'


<헤겔 미학>에서는 직접적인 바흐에 대한 비판은 언급되어 있지 않네요. 다만 헤겔 자신이 생각하는 진정한 음악의 조건과 음악가들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음악은 직접 자신을 위해 울리면서 스스로 인지하는 가운데 자족하는 정신이요 영혼이다. 그러나 순수예술로서의 음악은 곧 정신적인 측면에서 열정을 마친 마치 디오니소스신처럼 토해 내면서 혼란스러운 난무 속으로 빨려들어 가거나 절망적인 분규에 빠지지 않게 하고, 기쁜 환호와 극단적인 고통 속에도 자유로이 주입함으로써 열락을 느끼기 위해 이의 열정적인 표현을 규제할 것을 요구한다. 이처럼 진정 이상적인 음악을 한 사람으로 팔레스트리나(1523 ~ 1594), 뒤란트(16894~1755), 로티(1667 ~1740), 페르골레시(1710 ~ 1736), 글룩(1714 ~ 1784), 하이든(1732 ~ 1809), 모차르트(1756~1791) 등을 들 수 있다.(p401)'


 '디오니소스'이야기가 나오면 마치 공식처럼 '디오니소스-아폴론',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 ~ 1900)'가 따라 나오게 되겠지요. 또한, 니체의 '바그너(Wilhelm Richard Wagner,  1813 ~ 1883)비판'도 나올 것이며, 바그너 작품 중 '니벨룽의 반지 (Der Ring des Nibelungen)'와 관련한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 1788 ~ 1860)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야기도 굴비 엮듯이 나오겠지만, 다 언급했다가는 이번에는 중편소설을 쓰게 될 것 같아 이만 줄입니다. 일요일이잖아요^^: 그럼 정말 행복한 일요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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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香 2017-09-24 16: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을 들으면 언제나 기분이 좋아집니다. ^^

<작곡가별 명곡해설 라이브러리>는 소중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바흐편을 비롯해서 몇 권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쭉 읽기보다는 해당 곡을 찾아보는, 사전처럼 활용합니다.

중편소설 기대하겠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7-09-24 16:56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이번에 처음 접했는데 저도 좋은 책이라 생각이 드네요. 음악 애호가분들은 분명 소장 가치가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좀더 깊이있는 독서 후 중편소설에 도전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