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업계지도 - 한 발 앞서 시장을 내다보는 눈
한국비즈니스정보 지음 / 어바웃어북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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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위기에 봉착한 조선업계와 해운업계를 보면서, 년초에 읽었던 <2016 업계지도>가 생각나 다시 꺼내 읽었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2개의 업종(조선업, 해운업)의 해당 전망과 최근 관련 기사를 비교해 보자.


1. 조선업계


<2016 업계지도 > [전망]


2015년과 2016년 조선 업황에 대한 전망이 심하게 갈리고 있다. 2014년 최악의 해를 보낸 조선업계는 컨테이너선과 LNG선 발주가 증가하면서 수주 가뭄이 해소되고 실적 측면에서도 대규모 충당금을 쌓은 조산사들이 적자 규모를 줄여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다소 우세하다.(p130)


국내조선업계의 무게 중심이 상선에서 해양플랜트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세계 각국은 에너지 자원 확보에 있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해양플랜트에 대한 수요가 많다...중국이 무섭게 추격해오고 있지만, 건조능력에서만큼은 한국과의 기술 격차가 크다는 게 글로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수주 목표를 155억 달러로 책정했다. 전년 목표치(130억 달러)와 비교하면 10% 이상 늘려 잡은 수치다. 대우조선해양의 상선(군함 포함)과 해양플랜트 수주 비율은 2012년 각각 72대 28에서 2013년 60대 40으로 급변했다.


[현실]


대우조선해양은 수주한 해양플랜트 18기 중 9기를,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24기 중 5기를 올해 상반기 선주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신규 수주물량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분기 선박 수주는 조선업 전체를 통틀어 9척에 그쳤다. - 경향비즈 2016,4,23 기사 - 


“한국 조선회사들은 해양플랜트를 너무 쉽게 봤다. (해양플랜트에는) 전세계적으로 전문 기업들이 있다. 이 기업들은 엄청나게 오랫동안 도면을 그리고, 구매를 하고, 설치를 해본 전통 있는 회사다. 그런데 한국 조선회사들은 새로운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도기에 치러야 할 일종의 수업료 정도로 생각하고 손해를 감수하면서 몇 년 경험을 쌓으면 할 수 있을 것으로 쉽게 생각했다. 지나친 낙관에 지나친 자신감이었다고 할 수 있다.”(<축적의 시간>,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2. 해운업계


<2016 업계지도 > [전망]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다시 태어나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사인 한진 해운과 현대상선은 해운 장기 불황으로 2013년에 수천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양 선사는 전용선 사업 부문 매각, 인력 구조조정, 선대 합리화 등 고강도 자구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자구 계획을 거의 대부분 실행함으로써 체질 및 재무구조를 어느 정도 개선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p213)


[현실] "파산위기 한진해운, 현대상선과 합병해야 생존"


파산 위기에 처한 국내 1위(세계 7위) 해운사 한진해운을 일단 정상화한 뒤 국내 2위(세계 14위) 해운사 현대상선과 합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수출입으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로선 해운업이 국가 기간(基幹) 산업인 만큼 국익(國益) 차원에서라도 한진해운을 살리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다. 상당수 해운 전문가들은 "한진해운이 시장에서 퇴출되면 사실상 홀로 남는 현대상선만으로는 세계 해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어렵다"면서 "한진해운의 독자 생존이 어렵다면 국내 1·2위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합병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조선비즈 2016.8.30 - 


 결론적으로 상전벽해(桑田碧海)가 연상된다. 출판일로부터 불과 6개월 정도 시간이 흘렀을 뿐인데 전망과 전혀 다른 SF 수준의 결론에 허탈해진다.


해마다 년초가 되면 각 분야에서 한 해를 예상하는 전망서가 쏟아진다. 각종 트렌드 전망, 경제 전망, 기술 전망 등. 많은 독자들이 이러한 전망서를 읽고 한 해를 예측하지만, 이처럼 전망과 현실이 크게 차이가 나면 사실 제대로 된 전망서라고 할 수 없다.


출판사로서도 할 말은 있을 것이다.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 이후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현실 속에서 정확한 전망은 어렵다는. 그러한 부분은 인정한다. 중국 내수 경제 침체, EU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실행, 영국의 브렉시트 등 정말 많은 일들이 발생했고, 발생하는 중이며, 발생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미 확정적인 사항, 예를 들면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미비한 해양플랜트 사업 역량등은 위의 <축적의 시간(2015)>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이미 공유된 사항이었다. 이러한 사항은 왜 전망에 포함되지 않는 것일까. 잠시 말을 돌려, KOSPI에 상장된 기업 수는 2016년 1월 기준으로 2,030개 업체가 넘는다. 그 중에서 증권업계로부터 '매도'의견을 받는 업체 수는 2015년 기준으로 0.2%인 39개 업체에 불과하다. 요즘 불황이 아닌 곳이 없는데 모든 기업이 투자 적격이라는 의견은 의견으로서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제대로된 정보를 담지 못하는 전망서는 전망서로서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에서는 매년 전망서를 내놓기 전, 이전(以前) 자신이 전망한 결과에 대한 review를 공표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트렌드 코리아>시리즈의 경우에는 그렇게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책임있는 검증을 통한 예측을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수준을 높이는 길이라 생각한다.


PS. 추가적으로 2016년 예측서를 작성하는 시점이 2015년이기 때문에 2014년 통계자료를 사용하는 것은 이해해도 2013년 자료 사용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다. 전망 내용을 읽기 전 통계년도의 확인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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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9 17: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09 17: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09 18: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09 18: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마천 2016-09-09 2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나도 좋은 비교독서 분석입니다. 기자는 기본적으로 보도자료를 받아적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비판도 고민도 없이.. 이걸 믿고 투자하면 참 허망하죠

겨울호랑이 2016-09-09 21:29   좋아요 0 | URL
사마천님 감사합니다^^: 공공 데이터도 개방하는 시대에 최소한의 검토도 안하는 것을 보면..... 결국 개미투자자만 비싼 돈 주고 회사PR자료를 구매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