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의 중국일기 4 - 심양일기 도올의 중국일기 4
도올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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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의 중국일기 4>에서는 연변대학에서의 생활, '심양' 기행, 장학량에 대한 서술이 다루어진다.

연변대학에서의 생활을 대학강의와 대학강의 내용에 대한 짧은 설명등이 소소하게 펼쳐진다. 가벼운 에세이로서 읽고 넘어가게 된다.

'심양 기행'에서는 심양고궁, 요녕성 박물관, 백암산성 답사기가 다루어진다. 청나라 건국 시 수도였던 청태종 홍타이지의 고궁 답사기를 통해, 청나라의 소박하면서도 실용적인 문화가 소개된다. '심양고궁'에서 보여주는 청나라 고궁의 묘사와 만주8기에 대한 설명등이 자세히 되어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청나라 문화와 <도올의 중국일기 2,3>에서 보여준 고구려 문화를 연상하게 되어, 저자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넌지시 청나라와 고구려와의 연계가능성을 비춘다.

이어서, '요령성 박물관'의 유물을 통해 비교적 최근 알려진 '홍산문화'에 대해 다루고 있다. '홍산문화'는 우리가 인류 4대문명으로 배웠던 '황하문화'보다 그 시대가 올라가는 고문명으로 알려져 있다. 저자는 '홍산문화'와 고조선과의 연계성에 대해 조심스럽게 언급을 한다. 아울러, 우리 역사학계에서 '고조선사'로 권위가 있는 윤내현 교수에 대해 언급을 하면서, 고구려 패러다임과 고조선을 다시 연계한다. 이러한 언급을 볼 때, 다양한 분야로 관심을 가지는 저자의 다음 목적지는 고조선을 다루는 역사서인 <환단고기> 또는 <흠정만주원류고>가 아닐까 하는 추정도 개인적으로 해보게 된다. (근거는 없다)

'백암산성' 답사를 통해서는, 당 태종의 고구려 원정을 주된 소재로 한다. 전체적으로는 <삼국사기>의 기록을 바탕으로 서술하였고, 당 태종의 패퇴에는 민간전승과 신채호의 <조선상고사>의 기록도 짧게 언급한다. 저자는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삼국사기>의 기록을 주로 언급한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춘추필법'으로 편향된 시각으로 기술된 <삼국사기>의 기록뿐 아니라, 만주 일대에 퍼진 당대에 대한 민간전승 (예 <갓쉰동이>전승)과 <조선상고사> 또는 다른 관련 서적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도 자세히 서술되었으면 균형잡힌 시각을 유지할 수 있어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이 책의 성격이 학술적인 성격의 역사서가 아니라면, 저자의 말대로 '역사는 imagination'이라는 입장에서 일본의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처럼 자유롭게 의견을 써보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장학량에 대해서는 최근 종영된 <차이나는 도올>을 통해서도 많은 내용이 알려져 있는데, 관심있다면 이를 한 번 시청한 후 이 부분을 읽는다면 큰 구도가 잡혀 이해가 빠를 것 같다.

전체적으로 <도올의 중국일기4>는 전편에서 이루어진 고구려 유적 답사와 이로부터 저자가 생각하는 '고구려 패러다임'을 시기적으로 '고조선'과 '청제국'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그리고, 현대사에 속하는 중국 현대사에서도 이러한 '고구려 패러다임'을 고찰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진다.

다만, 내가 부족해서인지'고구려 패러다임'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잘 안되는 점이 아쉽다. 그래서, 현재까지 <도올의 중국일기>를 읽으면서, '고구려 패러다임'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게 된다. 고조선과 고구려가 장악했다고 하는 특정 지역(동북아) 중심의 사상체계인지, 아니면, 바로 '내 자신'이 중심의 사상인지. 또는, 동북아 일대에 거주한 북방민족을 모두 아우르는 '거대제국'의 사상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지금 4권까지 읽으면서 한가지 들었던 생각은 저자가 말한 '고구려 패러다임'에 근거한다면, 우리 민족의 대외정벌이 별로 없었던 것도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할 것 같다.
우리 민족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외국을 침략하지 않은 것은 우리민족이 '평화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럴 필요가 없어서가 아니었을까?
맞는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강남 타워팰리스(한반도 및 만주)에 사는 사람이 굳이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 중국대륙 및 일본)로 이사갈 필요를 느끼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처럼.

짧은 생각이지만, 그렇다면 우리는 힘이 없어서 대외진출을 안 한 것이 아니라, 이미 중심을 차지하고 있어서 지켜야 했기에 침략을 안한 역사를 가진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일상일기 형식의 글 속에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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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16-06-18 2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용옥의 이 책 유익하더군요. 시리즈 처음에는 일기 스타일이었는데 뒤로 갈수록 학구적이 됩니다.
고구려가 침략이 없었다는 건 다른 학자들은 의견이 좀 다릅니다. 서영교 교수(동아시아세계대전 저자)에 따르면 수시로 주변지역을 공격하여 물자를 획득하였는데 일종의 제국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지배층이 주변 신민을 복속시켜 보다 거대한 세력권을 유지했다는 내용입니다.
어쨌든 좋은 책, 좋은 소개 유익하게 참고하겠습니다. 감사 ^^

겨울호랑이 2016-06-18 22:55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사마천님 그렇군요. 우리 고대사는 아직 밝혀진 바가 적어 논란이 많은 것 같네요. 부족한 글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편한 밤 되세요^^

사마천 2016-06-18 2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김용옥 5권을 보았는데, 장학량과 그의 시대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유용한 독서였습니다

겨울호랑이 2016-06-18 23:37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이제 5권을 보려는데 기대가 되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