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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 개정판
존 그레이 지음, 김경숙 옮김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아침 무렵에 생긴 일이다.
옆에서 자던 아내가 갑자기 ˝미워!˝하며 나를 때린다. 잘 자다가 황당하게 야단맞은 나는 이 상황을 열심히 `분석했다`.
`어제 밤에 내가 상처가 되는 말을 했나?`, `내가 뭘 잘 못 했지?`라는 질문을 던졌지만, 그렇게 문제되는 상황은 없었다. 다만, 상황을 보니 내가 이불을 많이 가져간 것 같았다. 그래서, 겨우 생각한 말.
˝이불 빼았아서 화났어?˝
고개를 끄덕이는 아내가 덧붙이는 말.
˝그래서 허리가 아프잖아!˝
˝.......˝
의학적 지식이 별로 없기에, `이불 뺏는 것`과 `허리통증`의 상관관계는 잘 이해가 가지 않지만, 두 변수의 상관관계는 적어도 이 상황에서 별로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 따르면, `내가 아프니 알아줘` 라는 메세지리라. 바로
˝응 미안해. 나 때문에 아프구나.˝
라고 바로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이불을 돌려주는 조치를 취했다. 아내가 아직 자기에 이 이야기가 해피엔딩일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오늘일을 통해 오래전 읽은 이 책의 내용이 머리에 다시 떠오른다.
다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주된 내용은 `남자와 여자는 이성적으로, 감정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다름`은 `틀림`이 아니기에, 또 다른 `정답`임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된다.
이 책은 신혼 초기에 늘어난 부부싸움으로 힘들어 하던 우리 부부가 서로를 인정하게 해 준 책이었다. 많은 내용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대원칙을 제시해 준 고마운 책이었다.
아내가 자고 나서 아픈 허리가 낫는 `해피 엔딩`이 되길 바라지만, 확실한 것은 주말인 오늘의 식사는 `외식`이고, 난 오늘 종일 딸아이의 `자이로 드롭`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