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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2 - 인조실록, 개정판 ㅣ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2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에게 `선조=임진왜란`, `인조=병자호란`으로 떠올릴만큼 인조의 시기는 우리에게 치욕의 역사로 기억된다.
인조반정을 통해 왕위에 올랐으나, 준비되지 못한 왕이었기에, 새시대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고, 자신의 능력과 시대적 상황을 바로 보지 못했기에 그에 대한 대가를 치룰 수 밖에 없었다.
불과 50여년 사이에 연이어 발생한 2개의 전쟁으로 조선은 사회 전반에 걸쳐 큰 타격을 입게 되고, 이후 조선은 쇠망의 길을 걷게 된다.
우리는 같은 시기 큰 전쟁을 연이어 겪은 다른 국가를 알고 있다. 독일이다.
독일은 조선보다 짧은 30년 사이 (1914 -1945)에 2차례의 세계대전을 겪고 패전국으로 무너졌지만, 다시 강대국으로 설 수 있었다. 반면, 조선은 왜 일어서지 못했을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전장`과 `인적자본유출`이 가장 큰 요소라 생각된다.
전장면에서 보자면, 조선은 2개의 전쟁을 다 자신의 영토에서 치뤄야 했던 반면, 독일은 전쟁 후반부 급속히 무너지기 전까지 대부분의 전쟁을 외부에서 치룰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전쟁 손실이 적었다.
인적자본면에서는, 조선은 임진왜란 및 정유재란 당시 30만명, 병자호란 시 50만명의 사람들이 외부로 끌려갔다고 한다. 이에 반해 독일에서는 이런 대규모 인력 유출은 없었다.
이런 2가지의 차이가 전후 조선과 독일의 차이를 가져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당시 인구 규모를 생각하면 강제로 끌려간 인력 유출은 전체 인구의 10%이상으로 추정되어, 이에 의한 타격이 전장 측면보다 더 컸을 것 같다.
전후 인력손실이 큼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끌려간 이들이 송환되었을 때, 이들을 `환향녀`라 손가락질 하거나, 송환자들에 대한 정착지원정책이 없었던 것이, 끌려간 이들이 조선을 버리고 자의반 타의반 외국에 자리잡게 된 배경이 된 듯하다. 그리고, 이들은 `디아스포라`를 형성한 유대인과 달리 조선을 잊게 된다.
요즘 `헬조선` 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한국을 떠나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아진다면, 그래서 많은 이들이 우리 나라를 버리고 간다면, 우리나라에 미래는 없다는 것을 아픈 역사를 통해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