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9 - 인종.명종실록, 개정판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9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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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인종과 명종의 치세에서 두드러진 것은 이들 왕보다는 인종의 계모인 문정왕후다.

조선의 측천 무후를 꿈꾸던 그녀의 시대가 인종과 명종의 시대라 할 수 있겠다.
인종은 불과 2년 남짓의 짧은 재위기간을 보냈고, 명종은 문정왕후 사후 역시 2년 정도 재위기간을 지냈기 때문에 왕의 뒤에서 실제 권력을 쥐었던 그녀의 존재가 더 커보인다.

문정왕후는 인사문제와 불교 부흥 정책을 펼쳐, 사대부들의 많은 비판을 받는 인물로 실록에서 부정적인 인물로 나타난다. 조선시대가 유교 중심 국가임을 감안하면, 문정왕후의 불교 부흥 정책은 당대 사대부들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문정왕후는 역사에 '악녀의 대명사'로 남게 된다. 그녀에 대한 '악녀'평가가 공정한 것인지, 아니면 기득권에 의해 왜곡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를 파악하는 것도 또다른 역사의 과제인 듯하다. 다만, 나는 조선 전기에 남성위주의 사회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여성 지도자가 이미 있었다는 사실에서, 여러 공과를 말하기 전에, '문정왕후의 섭정' 의의를 찾고 싶다.

동시에, 이 시대에는 척신(戚臣), 훈구파들이 득세하게 된다.
문정왕후의 집안인 파평 윤씨가 중종 때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조광조로 대표되는 사림세력을 꺾고 득세하게 되는데, 이러한 외척과 사림의 대결은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게 된다. 선조때부터는 다시 사림에게로 권력이 넘어가며, 정조 이후 순조부터 고종 대원군 시기까지는 풍양 조씨, 안동 김씨 등이 정권을 잡는 세도정치시대가 된다.

조선 전기에는 새로운 나라를 정립하느라, 정권에 대한 내부투쟁양식이 주로 '왕권-신권'의 구도였다면, 조선의 체제 정립에 따라 '신권'을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른 갈등이 새롭게 떠오른다. 이런 다양한 양상의 갈등구조는 조선 사회가 그만큼 다양화되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조선=당파싸움'이라는 공식에 익숙해져서 '또 싸움이냐?' 라는 시선으로 조선시대를 바라보기보다, 각 갈등의 원인과 그 결과가 무엇이었는지, 여러 사안별로 나누어 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우리는 역사를 하나로 규정하기 보다, 역사 속의 다양하게 나타난 삶의 모습을 배우기 위해 역사 공부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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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 2016-05-18 2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동김씨의 정순왕후가 더 악명높지 않을까요?

겨울호랑이 2016-05-19 17:2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신갈나무님
저도 정조 개혁을 뒤로 돌린 정순왕후가 더 많은 실정을 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