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룡인가 정철인가 - 기축옥사의 기억과 당쟁론 너머의 역사담론 8
오항녕 지음 / 너머북스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오해를 풀어주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책

이 책은 기축옥사 당시 무리한 국문으로 죽음을 당한 이 발과 노모, 그리고 그의 어린 아들을 당시 책임자가 누구인가에 대한 책이다.

내게는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은 선조 중 한 분이 `이 발` 이분이기 때문이다. 조선초 여러 급제자를 배출하던 `광산 이씨` 문중에서는 기축옥사 이후로 가세가 크게. 기울었기에, 당시 추국 책임자로 알려져 있던 송강 정 철에 대한 미움은 지금까지 이어져 있다.

나 역시 이러한 영향으로 송강 정철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에서 자유롭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기축옥사`와 그로 인한 선조의 죽음은 송강 정철 한 사람의 책임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았던 여러 사람 행동의 결과라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사실이다.

선조, 동인, 서인 할 것 없이 그 시대를 살아갔던 모든 이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바와 이익을 위해 움직였던 결과가 기축옥사로 이어진 것이라는 것을 보다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역사를 움직이는 것은 한 사람, 하나의 목적이 아닌 시대의 움직임과 흐름 때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며,
오늘 우리가 혼돈 속을 살아간다면 그것은 다른 누군가의 책임이 아닌 바로 우리의 책임이라는 것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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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애니비평 2018-04-04 0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는데 깜짝 놀랬습니다. 요새 기축옥사와 정여립에 대한 도서를 읽는데, 오항녕 작가의 사고가 의심스럽습니다. 초반에 순암 안정복 선생의 글을 번역한다고 하는데, 안정복 선생은 이익의 문하생이나, 성리학적으로 가장 노론과 가깝고, 신유박해 이후 남인이 모두 숙청될 때 그 분만 품계가 증직되었습니다.

최근 518 민주화운동을 다시 되돌아보는 시대에, 어느책에서 기축옥사를 조선시대의 광주사태(물론 그 책은 기축옥사의 억울함을 말하지만)라고 적어내리더군요. 책에서 윤영선(국회의원 해남윤씨 귤정공 후손)이 광산이씨 족보와 관련된 서문은 작성했다고 하는데, 남의 집안 사람이 족보 서문을 적어는 주는 것 자체로 기축옥사의 한이 21세기에 진동하는 것 같습니다.

집에 족보를 보니 친할아버지의 6촌 동생되는 고모할머니가 광산이씨 문중으로 시집가고, 남편분의 이름이 이이만(李二萬 )입니다. 해남윤씨 종친회 내부게시판에 아직도 정철에 대한 원망이 가득한데, 이 책을 보자니 왠지 책임회피만 하려고 적당히 글만 배치하려는 느낌이었습니다.

겨울호랑이 2018-04-04 09:53   좋아요 1 | URL
만화애니비평님도 아시겠지만, 기축옥사 이후 가세가 많이 기울었기에 기축옥사에 대해 민감한 편입니다. 400년이 지난 지금도 정씨 가문과 혼인을 기피하는 것을 보면 아직까지도 그때의 영향이 이어져 온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유성룡인가 정철인가>의 책의 내용에는 작가가 당시 국문을 준비했던 담당관이 유성룡인지, 정철인지에 대해 자료 위주로 접근했기 때문에, 만화애니비평님 말씀처럼 사실 관계 나열에 한정된 부분이 있어 후손들 입장에서는 한계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라 여겨집니다. 해남 윤씨 문중 역시 기축옥사의 피해를 심하게 입은 가문이니 만화애니비평님께서도 그런 한계를 많이 느끼셨을 것입니다.

예전에 아버지께 어른들 말씀을 하시면서 고조할머니가 해남 윤씨 가문에서 오셨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저희 어머니 역시 해남 윤씨이시기에 두 집안이 참 인상깊다고 생각했었지요. 수암쪽에 거주하셨다고 하는데 자세한 것은 한 번 여쭈어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