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나선 - 생명구조에 대한 호기심으로 DNA구조를 발견한 이야기 궁리하는 과학 1
제임스 D. 왓슨 지음, 최돈찬 옮김 / 궁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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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는 박테리오파지의 절반에 불과했지만, 에이버리의 실험 결과는 DNA가 유전자의 기본 물질임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었다. 그래서 DNA의 화학구조를 결정하는 일이 곧 유전자의 복제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필수 과정이 되는 것은 당연했다. 그렇지만 단백질과 달리 DNA에 대해서는 화학적 연구 결과가 아직 많이 미흡했다. _ 제임스 왓슨, <이중나선>, p41

생명이란 무엇인가. 제임스 왓슨의 <이중나선>은 DNA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시절 생명의 본질을 유전자에서 DNA로, 그리고 DNA의 구조를 밝히는 여러 과학자들의 치열한 경쟁과 협력을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보여준다.

사실 그때까지의 모든 근거들로 인해 나는 DNA가 어떤 RNA를 만들 것인지를 결정하는 주형이라고 믿게 되었다. 그러자 RNA사슬이 단백질을 합성하는 주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확실한 검증을 거친 것은 아니었지만, DNA가 RNA로 전환된다고 해석하는 논문이 몇 편 있었다. 나는 DNA가 일단 합성되면 이 분자들은 매우 안정되어 있다고 하는 실험 결과를 믿는 편이었다. 그래야만 유전자는 영원하다는 생각에 부합되기 때문이었다. 나는 "DNA -> RNA -> 단백질"이라고 쓴 종이를 책상 앞의 벽에 붙여 놓았다. _ 제임스 왓슨, <이중나선>, p164

<이중나선>은 왓슨과 크릭의 작품만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들이 세운 수많은 가설들은 보다 유능한 실험가였던 로잘린드 플랭클린에 의해 번번이 반박되고, 그때마다 실험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가정으로 끊임없이 대체된다. 왓슨-크릭의 가설과 로잘린드의 실험. DNA의 이중나선 구조는 이들의 경쟁적 협력의 결과라는 사실은 <이중나선>에서 잘 드러난다.

내가 더 궁금했던 점은 로지가 실수로 노출한 정보였다. 지난 여름 중반 이후 로지는 DNA에 관한 새로운 3차원적 구조에 관한 입증 자료를 확보했다고 한다. 내가 어떤 모양이냐고 거듭 묻자, 윌킬스는 옆방으로 가서 그들이 'B'형이라고 명명한, 새로운 형태를 나타내는 X선 사진을 한 장 가지고 왔다... B형의 X선 사진에는 한눈에 보아도 나선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요소들이 뚜렷이 자리 잡고 있었다. _ 제임스 왓슨, <이중나선>, p179

연역과 귀납. Top down과 Bottom up이라는 서로 다른 방향성을 통해 이중나선이라는 입체적 구조가 밝혀질 수 있었다는 사실은 과학자들에게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때로는 가까이에서 현미경으로 들여다볼 수도, 멀리서 망원경으로 전반적인 상황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하는 자세. 이와 함께 자신의 가설을 고집하지 않고 토론을 통해 열린 자세로 자신의 결함을 보완해가며 생명의 본질에 접근해가는 과정을 제시하며, <이중나선>은 독자들에게 무겁지 않게 생명과 과학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알려주는 기본서라 여겨진다...

동일한 염기를 가진 두 사슬이 서로 꼬여 DNA분자를 구성하는 것이 우연한 일은 아닐 것이다. 이것은 반드시 어느 초기 단계에서 한쪽 사슬이 주형이 되어 다른 쪽 사슬을 합성한 결과가 틀림없음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원리하에서 유전자 복제는 동일한 두 사슬이 분리됨으로써 시작된다. 그러면 새로 생기는 두 가닥은 두 모체 주형에 따라 만들어지고, 그렇게 되어서 원래 분자와 같게 되는 DNA 분자 둘이 형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유전자 복제의 근본적인 메커니즘은, 한쪽 사슬의 염기는 상대방 사슬에서 그와 동일한 염기와 수소결합을 형성한다는 데 있는 것이다. _ 제임스 왓슨, <이중나선>,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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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4-04-19 1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반가운 책입니다.

겨울호랑이 2024-04-20 18:50   좋아요 1 | URL
즐거운 독서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