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영토의 가장자리에서 지도는 국가와 국제 체제를 매개하는데, 특히 경계선을 획정할 때 중심 역할을 담당한다. 암석, 나무, 표지판, 철조망 같은 다른 사물도 강이나 산맥 같은 지형지물과 더불어 경계선 표시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 16세기 이래 과학적인 지도 제작법이 발전하면서 지도 제작은 국가의 경계를 그리는 데 점차 중요해졌고 지도의 존재는 국경선을 표시하고 안전하게 지키려는 향후의 노력을 더 쉽게 해주었다.

급진적 지도학(radical cartography)이나 대항지도학(counter-cartography)이라는 용어는 다음 두 가지 일을 하기 위함이다. 첫째, (흔히 국가 영토와 국제적/국내적 경계선/관할권에 집착하는) 관습적인 지도가 간과하거나 좀처럼 강조하지 않은 부분을 조명하는 것이다. 둘째, 정치적·지리적으로 말해서 지도로 표시될 만한 가치가 없다고 여겨지는 현상과 관계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다.

지정학은 종종 사물을 통해 상상되지만 사물을 이용하여 행사되기도 한다. 구글에 ‘지정학’으로 이미지를 검색해보면 지도와 지구본, 유명 건물들, 군사 시설, 국가 기간 시설 등이 나온다. 지도는 세상을 보는 방식으로 작동할뿐더러 지도책에서 볼 수 있고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스마트폰에 내려받을 수도 있는 물리적 대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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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3-12-19 09: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시리즈..지정학도 나왔네요..ㅎㅎ
어디까지 나올지 기대됩니다..^^

겨울호랑이 2023-12-19 09:57   좋아요 0 | URL
^^:) 이와나미 문고와 함께 폭넓은 분야를 다루는 시리즈인 것 같아요. 얇으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담고 있는 유익한 책이라 여겨집니다. 날이 참 춥습니다. yamoo님 건강한 하루 보내세요! 항상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