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아키아, 이야기가 남았다 (레드케이스 포함) - 이동진이 사랑한 모든 시간의 기록
이동진 지음, 김흥구 사진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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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아키아의 실내 건축 설계는 그렇게 특정한 규칙으로 수렴되지 않고 뻗어나가는 무한공간의 모티브를 어느 정도 가져왔다. 수집품도 파이와 관련한 것들이 적지 않다. 작업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매달려 있는 파이 시계는 3시 14분에 멈춰있다. 초침 역시 영원히 60에 도달할 수 없는 59에 놓이도록 했다. 소수점 이하로 반복되지 않은 채 무한대로 뻗어가는 파이 숫자의 행렬을 최대한 많이 담아놓은 포스터도 구하고 싶었다... _ 이동진, <파이아키아, 이야기가 남았다> 中

파이아키아, Pi + architecture+ia. 파이와 건축물 또는 파이가 있는 건축물.

영화평론가이자 애서가, 장서가, 수집가인 이동진의 수집품과 개인 작업실이 소개된 <파이아키아, 이야기가 남았다>. 개인적으로 책이나 음반 등을 소장하거나 수집하는 편이 아니기에 2만여 권의 책과 1만여 장의 앨범, 저자의 친필 사인이 담긴 사연있는 수집품 등을 보면서 별로 부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대신 원주율 파이(Pi)처럼 하나하나의 작품에 얽힌 무한히 풀려나오는 작가의 이야기들을 보면서 작가의 작업실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단순한 수집품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대상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열정임을 깨닫게 된다. 3만여 수집품이 저마다 무한한 원주율을 가진 서로 다른 원(圓)이라면, 그 수집품들이 조금은 부러울 듯하다. 아니, 하나의 파이로도 충분할 것 같다. 이미 그 자체로 하나의 무한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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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3-08-01 1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동진 평론가님 글만 잘쓰시는 게 아니라 말씀도 넘 잘하시고
Plus 이렇게 자본을 쌓아가시는 기획력도 좋으시고^^ 부럽네요

겨울호랑이 2023-08-01 13:21   좋아요 1 | URL
네, 이렇게 탄탄하게 쌓아온 자본이 밑바탕이 되어 좋은 평론이 가능케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