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철현의 요가수트라 강독 1 : 삼매
배철현 지음 / 김영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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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는 인간을 신적인 인간으로 승화시키는 신제, 정신, 영적인 훈련이다. 요즘 사람들은 요가를 유연체조 혹은 피트니스 훈련쯤으로 여긴다. 하지만 요가는 마음을 개간하여 인간의 심연에 존재하는 원래 자신을 발견하는 훈련이자, 그 자신을 삶의 주인으로모시는 혁명적인 운동이다. 다시 말해 요가는 삶의 주인을 교체하는 쿠데타 coup d'Etat인 셈이다. 요가는 미래에서 온 듯한 멋진 나의 모습이 주인이 되어 현재의 나를 일깨우는 정신적, 육체적 운동인 것이다. 즉, 영적인 유전자를 교체하는 마음 혁명이다. _ 배철현, <배철현의 요가수트라 강독> , p32/588

배철현(裵哲炫, 1962 ~ )은 자신이 쓴 요가수트라 강독에서 요가를 참자아(眞我)를 발견하는 훈련으로 정의한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금 이 때까지 인간은 자신이 만들고, 주위의 영향을 받은 생각으로 성장한다. 끊임없이 생겨난 생각들로 진정한 나자신을 덮으며. 그렇게 생각으로 덮인 자신이 지금의 나라면, 지금 나는 나 자신을 정확히 알고 있는가. 만약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생각에 덮여 드러나지 않았던 무엇인가가 내 깊은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면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나는 과연 무엇일까. 저자는 <요가수트라> 강독을 통해 진정한 나 자신과의 만남을 말한다.

요가는 한마디로 정의하면 무엇인가. 인도의 베단타 철학은 요가를 합일이라고 가르친다. 이 정의는 분명 요가의 다양한 정의 중 하나지만 파탄잘리의 정의와는 정반대다. 그에 따르면 요가는 오히려 분리다. 즉, 요가는 인간의 원래 모습인 참자아를 세상으로부터 분리하려는 시도다. 파탄잘리의 정의에는 합일이 없다. _ 배철현, <배철현의 요가수트라 강독> , p80/588

요가 수련자는 자신이 되어야만 하는 모습이 되기 위해 매일 정진하는 자다. 그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군더더기를 제거하는 것이다. 이 제거가 '이욕 離慾', 즉 '욕심 떨어뜨리기'다. 그 후 해탈을 위해 용맹정진하는 '연습 練習'을 경주해야 한다. '이욕'과 '연습'은 요가 수련의 두 기둥이다. _ 배철현, <배철현의 요가수트라 강독> , p182/588

저자는 <배철현의 요가수트라 강독>에서 자신의 군더더기를 제거하고, 용맹정진하는 요가 수련자의 자세를 말한다. 그가 욕심을 떨어뜨리고 부단히 노력하는 것은 무엇을 위해서일까. 그것은 합일(合一)과 분리(分離)를 위해서다. 참자아와 지금의 내가 하나되고, 잡념의 근원인 세상으로부터의 떨어짐. 이를 위해 수련자는 덜어내고 깎아내면서 자신의 더 깊은 내면으로 들어간다.

요가 수련자는 세상에서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단계인 사트바를 넘어서, 외부 자극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우주를 탄생시킨 원칙이 존재하는 단계, 그 우주에서 소우주로 사는 인간이 본연의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는 단계로 진입해야 한다. _ 배철현, <배철현의 요가수트라 강독> , p222/588

그 수련은 고독하고 알 수 없는 것이다. 태어나자마자 잃어버린 부모를 찾는 것처럼 수련자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찾아가야 한다. 그는 그 길을 찾고자 하지만, 그것을 강렬히 열망하여 또다른 잡념과 욕망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저 평안한 마음으로 보여지는 매순간 무심한 듯 가지를 쳐내려가며 밑으로 밑으로 가야한다. 과연 이 길이 맞는 것인가 하는 물음도 의심을 낳고 또 다른 잡념이 될 수도 있다면, 그는 그저 뚜벅뚜벅 삼매(三昧)에 이르기까지 끝없이 가야 할 것이다. 자신을 믿고 자신이 가는 길에 확신을 가지고.

삼매경 三昧境은 산스크리트 어 사마디 samadhi의 음역이다. 사마디는 마을을 하나로 묶어 sam 매 순간 적절한 지점에 몰입하려는 dhi 간절한 경지다. 삼매경에 진입하기 위해 잡념의 소멸은 꼭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삼매에 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마디의 '- 디 dhi'에는 인류가 오랜 세월 추구해온 삼라만상의 운행 원칙과 생각하는 동물인 인간이추구해야 할 고귀한 가지가 숨어 있다. _ 배철현, <배철현의 요가수트라 강독> , p234/588

<배철현의 요가수트라 강독> 제1편 삼매경에 대한 내용은 자신의 가장 깊은 내부로 내려가 얻을 수 있는 무종삼매의 경지에 대해 말한다. 합일과 분리가 다르지 않고, 자신과 세상이 다르지 않은 경지. 그렇지만, 신(神)과 합일된 이 경지에 대해 이성의 언어로 설명한다는 것은 너무도 부족할 것이다. 이욕, 연습, 분리, 합일 등의 용어가 더 이상 무의미해지고, 하고자 하는 바가 없어도 순응하는 상태. 비록 본문에서는 이 단계에 대한 소개가 있지만, 언어의 지평 너머에 있는 진리에 대한 이야기는 온전히 '깨달은 이'들만 알 수 있으리라.

<요가수트라 Yoga Sutras of Patanjali>는 요가 경전이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요가 수련자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닌 보편적인 것임을 생각하게 된다. 서로 다른 길의 종점이 같다면 바로 종교의 길이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마지막으로 리뷰를 갈무리한다...

그가 도달해야 할 궁극의 지점은 바로 자신의 가장 깊은 내부다. 그곳에 심오한 자기 자신이 있다. 이 시점에는 명상의 대상이 사라진다. 왜냐하면 명상의 주체와 객체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비야사에 따르면 무종삼매의 경지에서는 요가 수련자가 유종삼매에서 얻은 통찰력과 분별력, 그리고 이를 통해 얻은, 진리를 머금은 지혜까지 활동하지 않는다. 이 대상과 완전히 분리되었을 때 수련자는 요가 수련의 최고단계인 무종삼매에 도달한다. _ 배철현, <배철현의 요가수트라 강독> , p55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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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2-25 1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 삼매경은 당연히 한자라고 생각했는데 산스크리트어의 음역이었군요. 요가를 자신의 가장 깊은 내부로까지 내려갈 정도로 하려면 얼마나 해야하지부터 생각하는 저는 요가 맛만 몇번 본 사람입니다. 자신에 도달하기 전에 몸이 먼저 끝장나지 않을까부터 걱정..... ㅎㅎ

겨울호랑이 2023-02-25 19:39   좋아요 1 | URL
저도 수련에는 문외한이라 잘 모릅니다만, 그저 몸과 마음이 지치지 않을 정도로 쉬임없이 가는 것이 우리와 같은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습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