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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그래픽 - 마르셀 프루스트 사후 100주년 기념
니콜라 라고뉴 지음, 정재곤 옮김, 니콜라 보주앙 그래픽 / 민음사 / 2022년 10월
평점 :
니톨라 라고뉴의 <프루스트 그래픽>은 마르셸 프루스트의 생애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시각적으로 정리한 인포그래픽이다. 너무 소소한 부분까지(심지어, 연도 별 프루스트의 콧수염, 프루스트의 연도별 주식 포트폴리오도 분석한다) 다루기에 저자의 철저함에 감탄하기도 하지만 '굳이 이런 것까지...'라는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프루스트 그래픽>은 다소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작품 전체를 빅데이터를 활용한 텍스트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무의식의 의식적 결과를 독자들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책으로 생각된다.
프루스트는 동시대 소설가들에 비해 많은 동사를 사용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ㅇ서는 "완료동사"라고도 불리는 과거완료시제가 많이 사용되었다. 반면 미래시제는 좀처럼 사용되지 않았지만 <되찾은 시간>에서는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 _ 니톨라 라고뉴, <프루스트 그래픽>, p75
이다/있다(etre), 가지다(avoir), 하다(farie)는 어느 정도의 길이를 가진 모든 프랑스어 텍스트에서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동사들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도 예외가 아니다. _ 니톨라 라고뉴, <프루스트 그래픽>, p81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시각은 본연의 의미로나 비유적인 의미에서나 핵심적이다. 프루스트가 소설에서 환기하는 모든 감각 중에서 시각은 가장 중요한 감각이다. 화자는 끊임없이 구경꾼이나 훔쳐보는 사람의 위치를 점하며,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시각적 은유와 시선이라는 단어가 넘쳐난다. _ 니톨라 라고뉴, <프루스트 그래픽>, p88
프루스트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들 중에서 '처럼/같이/~하듯'은 특별한 자리를 차지한다. 소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문자 그대로 비교들로 넘쳐난다. '처럼(comme)'이란 단어는 매 부분들, 사람들, 예술 작품, 동물, 식물 또는 감정 따위를 비교하기 위해 사용된다. _ 니톨라 라고뉴, <프루스트 그래픽>, p90
전체적으로는 "완료동사"인 과거완료 시제를 사용해서, '큰'과 '작은'의 대조로 구불구불한 미로처럼 얽혀 최종적으로 미래 시간(temps)을 향해 나아가는, 세부적으로는 'etre'와 'avoir' 동사와 '처럼(comme)'이라는 비유를 통해 시각적인효과를 극대화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작가 자신도 미처 알지 못했던 프루스트 무의식의 결과를 과학을 통해 정량화 시킨 <프루스트 그래픽>을 가지고 완간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다시 읽는 것도 작품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식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