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를 직접 보유하거나 사용할 수는 없다 해도 남한은 위험 유발 주체이다. 만일 남한 단독으로 북한에 대한 참수작전이나 지휘부 및 원점 타격을 결행하면 북한이 핵무기로 대응공격을 해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핵전쟁 위험성에 관한 한 한반도 상황은 모순적이다. 정치적·군사적·경제적 영향력을 압도적으로 행사하고 있는 주변 강대국들은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핵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대 쌍방은 ‘강 대 강’ 대결을 심화함으로써 핵전쟁 위험성을 키우고 있다. 억제전략이 예방적 기능을 가지려면 군비통제와 결합해야 함에도 그에 대한 진지하고 실질적인 노력은 거의 없다.

한국의 국력과 군사력, 한미동맹 등을 고려할 때 북한에 대한 군사적 억제력은 충분하다. 따라서 한미가 선도적으로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 조치들을 취할 수 있다. 우선 핵전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가장 큰 3축체계를 재조정해야 한다. 이것은 남한 단독으로 할 수 있다. 킬체인 축에서 선제타격 개념을 버리고 감시정찰 능력은 계속 제고하여 국가 위기관리체계를 군사정보 차원에서 뒷받침한다. 미사일방어체계는 명실상부하게 한국형으로 구축하고 사드(THAAD)는 주한미군 방어에 국한한다. 이로써 군사적 효율성 일부를 희생하는 대신 중국과의 관계가 더이상 악화하지 않도록 한다. 대량응징보복 축에서도 참수작전 부분을 삭제하고 ‘비례적’ 대응을 기본으로 하여 조기에 위기 수습과 평화 회복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한다.

미연합훈련 역시 같은 목적 아래 근본적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 우선 훈련의 근거 문서인 ‘연합작전계획’의 목표를 재설정해야 한다. 40년 넘은 작전계획의 기본 전제는 북한의 남침에 의한 재래식 전면전으로, 한미연합군이 북한 지역을 점령 수복하여 군정을 실시하는 것까지 포함하고 있다. 북한이 규모 및 방식과 무관하게 연합훈련에 극도로 반발하는 이유이다.

결국 현재의 선거제도는 그냥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 할 수 있다. 이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의 50%를 보장한다는 취지의 제도로서, 아주 단순하게 말해서 10%의 정당 득표를 얻으면 국회의석 300석 중 15석을 보장하는 것이다. 온전한 비례대표제라면 득표율 그대로 30석이 보장되어야 하지만 ‘준연동형’은 그 절반을 보장한다.

따라서 어떤 주체들이 선거제도 개혁을 원하는지, 또는 개혁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것이 선거제도 개혁 추진전략의 핵심이라고 본다. 주체가 없는 대안은, 특히 선거제도 개혁에 있어서는 현실성 없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즉 주체들의 욕구에서 출발해 실현 가능한 개혁방안이 무엇인지를 찾아나가야 한다.

소수정당들의 힘만으로 선거제도 개혁을 이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거대정당 내부에서도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력하게 나와야 한다.

그 가능성은 일차적으로 영남의 민주당 세력과 호남의 국민의힘 세력에 있다고 본다. 이들에게도 선거제도 개혁은 절박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선거제도 개혁 없이는 영남과 호남에서의 일당지배 현상이 깨지기 어렵다.

인구 10만명당 1명 정도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것이 OECD 국가의 평균적인 모습인데, 대한민국은 국회의원 1명이 대표하는 인구가 17만명 수준에 달한다. 국회의원 특권을 전면 폐지하는 수준의 과감한 개혁조치를 선행함으로써 국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다면 바람직한 방향이 될 것이다.

조정의석을 두는 이유는 비례성 때문이다. 어느 대선거구에서 10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한다고 가정하면, 어느 정당이든 10% 이상 득표를 해야만 1명이라도 비례대표를 받을 수 있다. 가령 5% 지지를 받은 정당은 해당 권역에서 비례대표를 전혀 받지 못하니 표의 등가성 문제가 남는다. 그래서 조정의석을 두어 전국 득표율만큼 의석을 채워주는 것이다

대학을 촘촘한 위계로 나누어놓은 것이야말로 신자유주의적 대학개혁의 신의 한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경험과 지식, 실천과 학문 간의 연결과 긴장을 중시하는 페미니즘 연구자로서는 더욱 답답한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박근혜정부 이후 강조되고 있는 양성평등 정책은 모든 문제를 여자와 남자라는 생물학적 본질론으로 환원시키며 이성애주의를 강화합니다. 권력관계를 비판하기보다 수치적 평등주의를 주창하고, 어떤 문제든 ‘파이 나눠 먹기’, 뺏고 빼앗기는 관점으로 바라보게 만들고요.

페미니즘이 우리 사회를 분석하는 하나의 도구일 수 있다는 것, 지적 체계를 가지고 있는 분석 틀이라는 것에 학생들이 놀라워하고 태도를 바꾸는 게 느껴집니다. 그런 면에서 모든 논란을 백래시로 보거나 ‘이대남이 문제’ ‘일베가 문제’라는 쪽으로만 손쉽게 귀결시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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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책장 2022-12-17 0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7년 연속이라니! 정말 대단하셔요^^
2022 서재의 달인 그리고 북플 마니아에 선정되신 것, 축하드려요♥

겨울호랑이 2022-12-17 09:25   좋아요 0 | URL
하나의책장님 감사합니다. 하나의책장님을 비롯한 여러 이웃분들 덕분입니다. 따뜻한 연말연시 보내시고,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