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김소월 시인의 시 「풀따기」를 함께 읽어보려 합니다.

푸른 산과 시냇물, 흐르는 잎사귀 속에 사무치는 그리움이 고요하게 번지는 작품입니다.




김소월 풀따기



우리 집 뒷산에는 풀이 푸르고

숲 사이의 시냇물, 모래 바닥은

파아란 풀 그림자, 떠서 흘러요.


그리운 우리 님은 어디 계신고.

날마다 피어나는 우리 님 생각.

날마다 뒷산에 홀로 앉아서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져요.


흘러가는 시내의 물에 흘러서

내어던지 풀잎은 옅게 떠갈 제

물살이 해적해적 품을 헤쳐요.


그리운 우리 님은 어디 계신고.

가엾은 이내 속을 둘 곳 없어서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지고

흘러가는 잎이나 맘해 보아요.




■ 해설 및 주제 분석


김소월의 「풀따기」는 자연의 풍경 속에 사무치는 그리움을 담아낸 시입니다.

김소월 시인의 시 세계에서 가장 큰 특징은 감정이 자연 이미지 속으로 흡수되는 구조인데 이 시에서도 풀이나 물살, 흐르는 잎이 모두 마음의 흔들림을 대신 표현하는 장치로 등장합니다.


뒷산의 푸른 풀과 시냇물은 겉으로는 평온하지만 그 속에 시인의 내면적 슬픔이 비치며 고요한 대비를 이루죠.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지는】 행위는 그리움의 의식과도 같습니다.

물살에 【해적해적 헤쳐지는 풀잎】은 마음속으로 흩날리는 감정, 붙잡을 수 없는 사랑의 흔적을 상징합니다.

시 전체를 감싸는 정서는 기약 없는 기다림이며 누군가를 향한 마음이 쌓이고 흘러가는 과정을 자연의 움직임을 통해 넌지시 보여줍니다.



■ 시가 주는 메시지


사람의 마음은 자연처럼 흘러가면서도 그 안에 감정의 그림자를 품고 있습니다.

그리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때로는 반복되는 작은 행동 속에서 더 짙어지는 법이죠.

잡을 수 없는 것을 바라보며 보내는 마음도 사랑의 한 형태이기도 하고요

이 시는 그리움이란 단어를 쓰지 않고도 그 감정의 깊이를 가만히 드러내는 작품입니다.



■ 하나의 감상


이 시를 읽으면 마음 한켠이 조용히 젖어옵니다.

무엇보다 선생님이 좋아하셨던 시 중 하나여서 지금까지도 선명하게 남습니다.


풀잎을 따서 물에 던지는 그 단순한 행위는 사실 절절한 마음의 고백이며 흐르는 물살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 속에는 붙잡지 못하는 사랑을 향한 안타까움과 체념이 공존합니다.

김소월 시인의 시는 감정이 두드러지게 드러나진 않는데 오히려 그 절제된 언어가 더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흐르는 잎사귀를 바라보는 마음처럼 우리 삶에도 붙잡을 수 없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 순간들을 떠나보내는 것이 서글프지만 그 안에도 소중한 기억과 마음이 흐르고 있음을 시를 통해 상기해봅니다.



♥ KEYWORD

김소월 시 독후감 | 풀따기 감상 | 그리움의 시 | 한국 고전시 추천 | 자연과 마음의 시 | 짧은 시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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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의 책 DIGEST

부의 태도, 자기관리, 뇌과학과 철학이 교차한 초겨울의 사유




이번 주, 책 결산을 해야하기에 지난주에 올리지 못했던 책탑도 오늘 후다닥 올려봅니다.

어제도 살짝 언급했지만 2주 동안 얼마나 바빴는지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선 자는 시간을 쪼개야 했습니다.

한밤중에는 음악 듣고 영화 보고 새벽녘에는 책을 읽었다지요.

와중에 일주일에 두 번씩 병원은 꼬박꼬박 가야해서 시 한 편을 올리질 못했네요.

15인치 노트북을 들고 다니기엔 무게감이 있어 요새 패드 하나를 장만할까 진심으로 고민중입니다.


아무튼 지난 주의 독서는 『밤과 나침반』에서 언급된 책들을 따라가다 보니 부의 본질, 마음의 구조, 자신을 다루는 법 그리고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까지 서로 다른 결을 가진 사유가 깊게 엮인 한 주였습니다.

이 기록이 잠시 흔들린 독서 루틴을 다시 세우려는 여러분들에게 작은 방향이 되기를 바랍니다.





■ 이번 주 <간밤에읽은책> 돌아보기


월요일 | 『이웃집 백만장자 변하지 않는 부의 법칙』 - 토머스 J. 스탠리, 세라 스탠리 팰로


『이웃집 백만장자』는 부자를 화려한 직업이나 행운으로 정의하지 않습니다.

묵묵한 절약, 성실한 투자, 절제된 소비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태도와 습관이 진짜 부를 만든다고 말하죠.

부를 말하지만 허영을 말하지 않고 성공을 다루지만 과시를 강조하지 않는 아주 조용한 진실을 담은 책입니다.

특히 평범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경제적 자유에 도달했는지 구체적 통계와 실제 사례로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KEYWORD ▶ 이웃집백만장자 독후감 | 부의 법칙 | 토머스스탠리 리뷰 | 경제적자유 | 부자되는법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93734213



화요일 | 『데일 카네기 자기관리론』 - 데일 카네기


삶의 방향은 미세한 조정의 반복입니다.

세상이 점점 빠르게 흔들릴수록 우리는 더 천천히, 더 단단히 살아내야 합니다.

데일 카네기의 글은 언제 읽어도 기본에 충실합니다.

자기관리는 결국 작은 선택들의 합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두려움, 걱정, 불안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구체적 사례와 실천 가능한 조언이 담겨 있어 심리적 근육을 다시 단단하게 만드는 느낌이었습니다.


KEYWORD ▶ 데일카네기 자기관리론 독후감 | 자기관리 베스트셀러 | 심리적 안정 | 자기관리 잘하는 법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95931058



수요일 | 『백만장자 시크릿』 - 하브 에커


언젠가부터 돈을 버는 법은 넘치는데 돈을 다루는 마음은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시점부터 투자·재테크와 관련된 책을 열심히 읽게 되었는데 『백만장자 시크릿』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하브 에커는 부의 조건을 외부가 아니라 부를 다루는 내면의 설계도에서 찾습니다.

돈을 버는 방식보다 돈에 대한 믿음과 감정이 우리의 경제적 행동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는 점을 강조하죠.

스스로 가지고 있는 금전적 고정관념을 점검할 수 있게 만드는 책입니다.

경제 청사진을 만드는 세 가지 영향과 17가지의 백만장자 마인드를 차분히 들여다보세요.


KEYWORD ▶ 백만장자시크릿 독후감 | 하브에커 리뷰 | 부의 심리학 | 경제 마인드셋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96621161



목요일 | 『당신의 뇌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 가비아 톨리키타


살다 보면 분명 마음은 굳게 먹었는데도 어느새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당신의 뇌는 변화가 필요합니다』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해 뇌가 받아들이는 작은 변화가 어떻게 삶의 큰 전환을 이끄는지 보여주는 책입니다.

습관과 감정, 결정의 대부분이 뇌의 자동화된 회로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뇌과학책입니다.

뇌는 늘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려 하지만 그 회로를 바꿀 수 있는 힘 역시 우리 안에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읽다 보면 왜 그토록 많은 다짐들이 흩어졌는지 신경과학적으로 이해하니 그 이유가 분명해지고 동시에 이제는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이 서서히 열립니다.



KEYWORD ▶ 당신의뇌는변화가필요합니다 독후감 | 뇌과학 책 추천 | 습관 변화 심리학 | 습관 고치는 법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97493627



금요일 |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리커버)』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요즘처럼 마음이 자주 흔들리고 하루의 무게가 유독 크게 느껴질 때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인생이 왜 이토록 힘들까라고 되묻게 됩니다.

그런 제게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제목은 마치 정면에서 그 질문을 피하지 말라고 말하는 듯했습니다.

쇼펜하우어 특유의 냉정하면서도 명료한 통찰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삶이 힘든 이유를 외부 탓으로 돌리는 대신 고통을 바라보는 태도 그 자체에 대해 질문합니다.

불편한 문장들 속에서도 인간이 겪는 고통의 본질을 직면하게 만들고 태도의 변화가 삶을 바꾸는 첫걸음임을 일깨워줍니다.


KEYWORD ▶ 쇼펜하우어 독후감 | 인생철학 책 리뷰 | 고통과 삶의 태도 | 자기계발책 추천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99648942




저번 주의 독서는 부와 삶이라는 서로 다른 주제를 향하는 듯 보였지만 결국은 같은 결로 이어진 시간들이었습니다.

부의 본질이 무엇인지, 자기 자신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뇌가 반복하는 습관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고통을 어떤 태도로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요.

이 주의 엮은 책들은 전부 『밤과 나침반』에서 언급된 도서들입니다.

당신의 마음은 어떤 문장에 오래 머물렀나요?

『밤과 나침반』 ▶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83467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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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우주는 없다 - 우주 불평등 시대를 항해하는 인류의 미래를 위한 긴박한 질문들
최은정 지음 / 갈매나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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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우주는 없다 - 최은정

장르 : 과학 · 천문학 · 우주과학

출판사 : 갈매나무 (2025.11.28)

키워드 : 우주 궤도, 우주불평등, 뉴스페이스 시대, 우주안보, 우주개발의 미래, 우주 패러다임 전환




우주의 크기는 경이롭지만 그 안에서 우리가 선택해야 할 질서는 때로 잔혹할 만큼 현실적이다.






■ 끌림의 이유


지구를 중심으로 운용되는 인공위성, 우주선, 우주정거장은 모두 일정한 궤도를 따라 움직인다. 궤도 공간이 그 자체로 제한된 인프라인 셈이다.

인공위성이 떠다니는 우주는 공기도 없고 중력도 거의 없는 초청정 환경으로 인공위성에 유리한 점만 있을 것 같지만, 지구와 근본적으로 다른 환경 탓에 지상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위성을 제작하고 발사하는 비용이 급감하면서 우주로 나가는 진입장벽이 낮아져 현재는 민간기업에서도 위성을 발사하는 시대가 도래하였습니다.

다만 제어 불능한 위성부터 폐기된 위성까지 관리되지 않은 채 궤도를 떠돌기 시작하면서 우주환경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주 폐기물이 빠르게 늘어나자 각 물체를 정확히 식별하고 추적하는 일도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죠.

이 흐름이 지속되면 우주물체 구도 예측에 오차가 증가하고 실시간 회피가 어려워져 충돌 위험 또한 증가하게 됩니다.

충돌이 일어나면 추가로 생겨나는 많은 파편들 때문에 연쇄반응이 일어날테니 계속해서 악화될 것입니다.

지구 궤도는 단순한 공간이 아닌 우주의 미래입니다.

인류 문명의 필수 기반이지요.

이 궤도가 계속해서 위험에 노출된다면 결국 인류 공동재산 영역이 유지되지 못하는 상황에 도달하게 될 것입니다.

즉, 지구 궤도를 지키는 일이 우주의 미래를 지키는 일입니다.


저자 최은정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 센터장입니다.

지속 가능한 우주개발을 꿈꾸는 우주과학자로서 인공위성과 우주 쓰레기의 추락과 충돌, 소행성 충돌 등 우주로부터의 위험을 예측하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가 낭만 속에 감추어둔 우주 불평등과 우주 군비 경쟁, 국제 제도 공백의 현실을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관측해온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녀의 전작인 『우주 쓰레기가 온다』가 위험을 알리는 경보였다면 이번 책은 우주의 권력 구조를 해독하는 지도에 더 가깝습니다.

생각해보면 우주는 더 이상 평등한 공간이라는 이상으로만 설명되지 않습니다.

이미 선진국들이 궤도를 독점했고 후발국은 진입조차 쉽지 않은 구조 속에서 우주 개발은 국가와 민간 기업 간의 거대한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으니깐요.

이 책은 그 현실을 차갑게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우리가 앞으로 어떤 우주를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 묻습니다.



■ 간밤의 단상


뼛속까지 문과인 제가 어렸을 때부터 유일하게 사랑하는 분야가 바로 천문학입니다.

어린 시절, 외할머니 댁에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쏟아지는 별들 앞에서 늘 설명할 수 없는 떨림이 일곤 했습니다.

그래서 우주를 다룬 책들은 언제나 저를 가장 멀리 또 가장 깊이 데려가는 통로이기도 합니다.

저자의 전작인 『우주 쓰레기가 온다』는 제가 사랑해온 우주의 뒤편, 그늘이 드리운 부분을 처음으로 정면에서 마주하게 한 책이었는데 그녀의 신작 소식을 듣곤 한달음에 펼쳐보았습니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란 말이 있지요.

우주를 멀리서 볼 때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서는 순간, 그 속에서 가장 먼저 들리는 것은 침묵이 아니라 경보음이라는 사실을 책은 말해줍니다.

우주 선진국들이 점유한 궤도, GPS, 위성, 정보 독점 등이 만들어내는 비가시적인 권력, 국제기구조차 해결하지 못한 제도적 공백 그리고 군사적 선언까지 우리가 상상하는 우주 탐사가 더 이상 로맨틱한 모험이 아니라 지구와 맞닿아 있는 현실의 안보, 기술, 경제, 패권의 문제라는 사실입니다.

우주 전쟁은 총성이 아니라 경보음으로 시작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로켓 발사에만 관심있을 뿐 수천 개의 우주물체의 움직임에는 관심조차 없습니다.

이 우주물체가 아주 조금씩 이동하는 그 순간, 국가 안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도 말이죠.

『모두를 위한 우주는 없다』는 이런 우리에게 방향을 제시합니다.

속도보다 방향을, 소유보다 상호운용을, 독점보다 신뢰를 택해야 비로소 모두의 우주가 가능해진다고 강조합니다.

지속 가능성이란 특정한 과정이나 상태를 유지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현재의 필요를 충족하면서도 미래 세대가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능력을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삶, 산업, 사회를 운영하는 것이죠.

이제 지속 가능 발전은 지구에서뿐만 아니라 지구 밖 우주에서도 인류가 지향해야 할 방향입니다.


지구 궤도는 이미 보이지 않는 전쟁터가 되었고 정지궤도를 둘러싼 각국의 경쟁은 치열합니다.

책에서는 달 궤도의 감시 공백, 화성으로 향하는 최적 경로, 소행성 자원 쟁탈전, 화성 궤도 안정성 등 우주 거점 확장 전략의 실제 문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우주 쓰레기, 우주군 창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난 우주전 양상 등 지금 벌어지고 있는 우주 패권 경쟁의 실제 모습도 구체적으로 엿볼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의 누리호 개발 과정에서 공식 기록에 남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와 미국 우주군기지 훈련 현장의 오프 더 레코드 기록도 포함되어 있으니 우주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보세요.


책을 덮고 난 새벽녘, 마당으로 나가니 깨끗한 하늘 위에 조그마한 달 하나가 저멀리 빛을 내고 있었습니다.

빛나는 것들은 언제나 아름답지만 그 빛을 지켜낼 책임 또한 우리의 몫임을 모두가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오늘은 마음 한쪽에 이 문장을 품어 봅니다.

"우주는 꿈의 공간이기 전에 우리가 어떤 질서를 선택하느냐의 문제다."



■ 건넴의 대상


우주를 사랑하지만 그 이면도 알고 싶은 분

뉴스페이스 시대의 흐름을 현실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분

우주개발, 우주정책, 우주안보에 관심 있는 분




KEYWORD ▶ 우주불평등 | 뉴스페이스 시대 | 우주안보 | 우주전쟁 | 우주개발의 미래 | 천문학 교양서 | 최은정 | 한국천문연구원 | 우주정책 | 우주패권 경쟁 | 우주산업 전망

『모두를 위한 우주는 없다』는 우주를 더 사랑하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하는 문처럼 현실의 우주를 정직하게 보여주는 책입니다.

별을, 우주를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면 이 책을 꼭 한 번 펼쳐보세요.

공감이 닿는 문장이 있었다면 댓글로 당신의 우주를 나눠주세요.

당신의 사유가 이 공간을 더 넓고 깊게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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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의 책 DIGEST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작은 온기를 붙드는 마음의 여정




12월 둘째주인데 11월 마지막 주의 책탑을 올리지 못해 급하게 올려봅니다.

일주일에 두 번 다니는 병원도 한 번밖에 못 갈 정도로 근 2주 동안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보니 초안은 써놨었는데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지요;

그래서인지 고요한 새벽녘에 읽는 책 한 권이 제게는 하루를 가만히 붙들어주는 존재나 다름없습니다.


11월의 마지막 주는 가을이 겨울로 기울어가는 조용한 길목 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 주의 독서는 자연스럽게 마음이라는 흐름으로 이어졌습니다.

관계가 남기는 흔적, 상실 뒤에 찾아오는 성찰, 철학이 비추는 일상의 태도, 끝까지 간직하고 싶은 마음들.

책장 위에 놓인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한 방향을 가리키는 듯했던 한 주였습니다.

비슷한 시간을 지나고 있는 여러분들에게 이 기록이 작은 숨결이 되길 바랍니다.





■ 이번 주 <간밤에읽은책> 돌아보기


월요일 | 『나의 폴라 일지』 – 김금희


『나의 폴라 일지』는 문명과 멀리 떨어진 세계에서 작가가 약 한 달간 세종기지에서 경험한 일상의 조각들, 그 조각들이 마음속에서 어떤 울림으로 번져갔는지를 따라가는 에세이입니다.

저자가 바라본 남극은 흰색의 대지가 아니라 빛이 미세하게 일렁이고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마음의 흔적이 새겨지는 곳이었습니다.

남극은 멀고 낯선 공간이지만 오히려 삶의 본질이 가장 정확하게 드러나는 곳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KEYWORD ▶ 나의폴라일지 독후감 | 김금희 에세이 리뷰 | 에세이 추천 | 남극 탐방기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85816104



화요일 | 『리버보이』 - 팀 보울러


『리버보이』는 소년과 할아버지의 마지막 여정을 강물 위에 고요하게 펼쳐냅니다.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시간을 곁에서 지키는 소녀 제스의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 마주하게 될 이별의 순간과 자연스럽게 겹쳐집니다.

죽음을 둘러싼 두려움과 슬픔이 잔잔한 물살처럼 번져가죠.

세상이 멈춘 듯 느껴지던 순간, 누군가를 잃는다는 일 앞에서 한 사람이 어떻게 성장해가는지를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어른들도 꼭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KEYWORD ▶ 리버보이 독후감 | 팀보울러 책 리뷰 | 성장소설 | 청소년문학 추천 | 소설 추천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87001814



수요일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톨스토이


짧지만 깊은 울림을 남기는 톨스토이의 대표적인 사유의 책입니다.

가난한 구두장이와 부부 그리고 땅에 떨어진 천사, 저자는 인간의 내면을 잇는 선함이 무엇인지 묻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서로를 살아가게 하는 힘은 무엇인지에 대해 묻는 오래된 고전소설 중 하나입니다.


KEYWORD ▶ 사람은무엇으로사는가 독후감 | 톨스토이 책 리뷰 | 러시아 고전 추천 | 러시아 소설 | 삶의 의미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89145059



목요일 | 『철학의 쓸모』 - 로랑스 드빌레르


요즘처럼 불안이 일상이 되고 어디에도 답을 찾기 힘든 시대입니다.

그럴 때면 꼭 꺼내드는 게 있으니 바로 철학입니다.

철학은 어렵고 멀게 느껴지기 쉽지만 이 책은 오히려 철학이 일상의 중심 가까이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감정의 방향을 살피고 관계에서 흔들리는 이유를 되묻고 삶의 태도를 가다듬는 방법을 다루며 철학이 결국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기술임을 조용히 일깨워줍니다.

『철학의 쓸모』를 읽다 보면 삶의 복잡함이 사라지진 않지만 그 복잡함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조금씩 변합니다.

고통을 끌어안는 법, 후회를 흘려보내는 법, 불안에 무너지지 않는 법 모두 철학이라는 언어를 통해 다시 정돈됩니다.

이렇듯 철학은 삶을 가르치지 않지만 삶을 조금 덜 아프게 만드는 기술을 알려줍니다.


KEYWORD ▶ 철학의쓸모 독후감 | 로랑스드빌레르 책 리뷰 | 철학 입문 추천 | 인문학책추천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89485358



금요일 | 『끝까지 남겨두는 그 마음』 - 나태주


시인의 시들은 매번 작은 마음들을 소중하게 옮기다 보니 그 여운이 참 오래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끝까지 남겨두는 그 마음』은 읽는 것만으로도 따뜻하지만 손으로 써 내려갈 때 비로소 마음 속 문장이 완성되는 시집입니다.

필사라는 고요한 행위를 통해 문장이 제 마음에 가까이 자리 잡는 순간, 그 어떤 시보다 오래 남게 됩니다.


KEYWORD ▶ 끝까지남겨두는그마음 독후감 | 나태주 시집 | 시집 추천 | 필사시집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90681381





■ 이번 주 <함께읽는시집> 돌아보기


나태주 | 『안부』


나태주 시인의 시들은 매번 작은 마음들을 소중하게 옮기다 보니 그 여운이 참 오래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짧은 시 한 편이지만 마음의 온도를 바꾸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안부라는 단어에 담긴 다정한 감정이 나태주 시인의 필터를 거치니 더욱 다정하게 번진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가볍고 짧지만 누군가의 하루를 충분히 지탱해줄 따뜻한 시입니다.


KEYWORD ▶ 나태주 안부 | 감성 시 추천 | 짧은 시 감상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90999295




11월 마지막 주의 독서는 마음에서 마음으로 건너가는 조용한 여정이었습니다.

소설, 에세이, 철학, 필사 시집까지 서로의 물결을 이어가며 결국 두 가지 질문 앞에 멈춰 서게 합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

끝까지 남겨두는 마음은 무엇인가?

몸과 마음이 지쳤어도 책이 건넨 작은 위로들이 하루의 빛이 되어주던 한 주였습니다.

당신의 마음은 어느 문장에 오래 머물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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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보낸 여름방학 - 조인숙

장르 : 여행에세이 · 유럽여행

출판사 : 버튼티 (2016)

키워드 : 파리여행기, 프랑스 여행 에세이, 뤽상부르 공원, 아이와 파리여행, 파리 감성 에세이




파리의 여름은 화려함보다 일상 속의 작은 결들이 더 오래 남습니다.




■ 끌림의 이유


한해의 끝을 향해 달려가서 그런지 요새는 여행서가 먼저 손에 잡힙니다.

따뜻하게 내린 커피 한잔을 두고 가만히 앉아 책장을 넘기다 보면 다른 나라의 빛과 공기가 마음 한구석에서 조용히 마음을 다독여주죠.


『파리에서 보낸 여름방학』을 다시 펼친 것도 그런 이유였습니다.

문득 파리와 관련된 책을 읽다가 예전에 이 책을 붙잡고 한동안 머물던 그 계절이 생각났습니다.

저자는 두 딸인 민소와 민유와 함께 파리에서 여름을 지냅니다.

학원이 일상이 된 도시가 아닌 그림을 그리고 천천히 걷고, 공원을 산책하며 시간을 보내는 파리의 삶!

그 장면들을 따라가다 보면 저도 모르게 숨이 길어지고 마음이 부드럽게 풀립니다.

특히 뤽상부르 공원 근처에서 보낸 일상은 여행이라기보다 삶이 잠시 달라지는 순간에 가깝습니다.

아침 햇빛 아래 펼쳐지는 커다란 창, 삐거덕거리는 낡은 마루, 세탁해 말린 린넨 냄새, 창틀에 스치는 바람의 결.

그 모든 풍경이 너무도 작고도 단단하게 마음을 눌러옵니다.


그리고 이 책에는 파리의 화려한 랜드마크보다 아이들의 눈을 통과해 다시 태어난 파리가 담겨 있습니다.

책방, 카페, 공원, 언덕, 화방 등 어디든 천천히 보고 잠시 앉아 머물고 느린 걸음으로 감상할 수 있죠.

책을 읽다보면, 여행의 속도가 느려질 때 비로소 도시의 표정이 보인다는 사실을 자연스레 깨닫게 됩니다.



■ 간밤의 단상


여름은 지치게 만드는 계절 중 하나죠.

입맛도 없고 마음도 눅눅해지고 몸과 생각이 동시에 늘어지게 만드니깐요.

그래서 책 속 파리로 떠나는 여행은 늘 여름의 안식처럼 다가왔습니다.

여름이 다가오면 생각나는 책 중 하나였는데 근래 파리와 관련된 책을 읽고 있어서 그런지 겨울인데도 이 책이 퍼뜩 생각이 나 펼쳐보았습니다.


책을 읽으며 마음이 오래 머문 장면은 저자와 아이들이 매일 아침 뤽상부르 공원으로 출근하듯 걸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쉽게 누릴 수 없는 여유지만 파리에서는 그저 평범한 하루의 한 장면일 뿐이죠.

아이들은 가방에 물감과 간식을 챙기고 엄마는 공원에서 그림을 그리고 뛰어노는 아이들을 바라봅니다.

이건 마치 도시가 아니라 시간이 여행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었어요.

또 하나 잊을 수 없는 장면은 저자와 일러스트레이터 나탈리 레떼의 만남입니다.

"사물과 감정의 관찰자가 되세요. 감정이 어디서 오는지 이해하는 사람이 행복해집니다."

그녀의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가슴 깊숙이 스며드는 문장이죠.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서점을 향한 저자의 애정 또한 책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부분입니다.

파리 여행자의 버킷리스트가 관광지가 아닌 서점이라는 사실이 더욱 좋았습니다.


문득 여행이란 결국 장소를 옮기는 일이 아니라 마음을 다른 결로 재배치하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파리는 그 일을 참 자연스럽게 해내는 도시라는 점도요.

날은 춥지만 읽는 내내 여름의 기운을 마음껏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이 문장을 마음에 담아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려고 하니다.

"무게를 덜어내고 싶을 때, 나는 파리의 속도로 걸어봅니다."



■ 건넴의 대상


파리를 사랑하거나 언젠가 파리를 꿈꾸는 분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을 고민 중인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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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보낸 여름방학』은 무거운 숨 사이로 파리의 바람을 살짝 들여놓는 책입니다.

당신의 계절에도 이 아름다운 느림이 스며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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