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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로아스터교의 역사
메리 보이스 지음, 공원국 옮김 / 민음사 / 2020년 6월
평점 :
일반적으로 조로아스터교는 육체적 세계와 정신적 세계의 상호 의존에 관한 예언자의 가르침에 맞춰, 도덕성을 갖춘 순결과 순결을 갖춘 도덕성을 추구한다. 그러므로 아마도 이 장에서 묘사한 모든 예법들의 최소한 씨앗이라도 이 종교의 가장 초기 시기에 이미 존재했을 듯하며, 실제로 그 일부는 다신교 시절의 관습에서 유래한 것으로서, '선한 종교'에 의해 악의 육체적 공격에 맞선 투쟁에서 쓸 무기로서 유보된 듯하다. _ 메리 보이스, <조로아스터교의 역사>, p419
메리 보이스(Mary Boyce, 1920 ~ 2006)의 <조로아스터교의 역사 A History of Zoroastrianism>는 마즈다교(Mazdaism) 혹은 배화교(拜火敎)로도 알려진 조로아스터교(Zoroastrianism) 안에 자리한 인도/이란의 다신교(多神敎)적 요소를 밝히고, 또한 이후 등장한 유일신교 -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와의 연관성을 잘 드러낸다.
개별 심판, 육체의 부활, 최후의 심판, 영원한 생명을 위시한 조로아스터의 종말론적 가르침은 차용을 통해 유대교와 기독교 및 이슬람교와 심대하게 닮게 되었고, 수많은 지역 사람들의 삶과 사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다... 이런 교리들이 조로아스터의 계시 안에서 윤리적 깊이와 논리적 결속력을 확보했지만, 이들 교리 각각은 그것들을 키운 고대의 아후라 종교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이는데, 그 종교 자체도 아샤에 대한 종교에 뿌리를 둔 정의와 도덕의 신앙이었다. _ 메리 보이스, <조로아스터교의 역사>, p319
저자인 메리 보이스는 본문에서 자신의 견해를 일방적으로 주장하지 않는다. 통일되지 않는 수많은 학술연구결과를 인용, 제시하기에 때로는 혼란스럽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매 장의 소결론 부분에서 보수적으로 내용을 정리하면서 '인도/이란의 다신교 전통에서 유래한 예언자 자라투스트라에 의해 개혁된 일신교'인 조로아스터교의 대략을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점이 인상적이다.
20세기 동안 진행된 일관성 있는 하나의 해석에 따르면 고대 인도/이란의 아후라들은 모두 추상적 개념을 인격화한 것이다. 인도/이란 종교의 이 특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인격화된 존재들이 강력하고 언제나 존재하는 신격이 되어 추종자들을 거느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 정의, 용기, 진실 등 지금은 하나의 추상으로 간주되는 것들이 고대에는 힘으로 여겨졌다. 이 힘이 신성시되고 개성과 육체적 특성을 획득하고, 이어 신화를 부여받는 과정은 역사 이전 시대에 숨겨진 채로 남아 있다 _ 메리 보이스, <조로아스터교의 역사>, p53
저자는 다신교에서 유일신교로 나아가는 과정의 시작을 인도 브라만교, 이란의 미트라교, 조로아스터교 공통신 미트라(Mitra/Mithra)에서 시작한다. 본래 '계약'을 상징하는 미트라가 신으로 숭배되면서 '공정'이라는 특성을 부여받고, 공정한 판결을 의미하는 '심판자'로서, 당시 불 앞에서 약속하는 당대 관행에 따라 '밝음'과 '태양'으로 의미를 확장시켜 나가는 서술 속에서 우리는 '추상적 의미'의 '구체적 표현'으로서 다신(多神)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추상으로부터 구체로.
인도어와 이란어 자료 모두에 나타난 바에 따르면 불 앞에서 약속의 인격화된 힘인 미트라의 이름으로 맹세하는 것이 고대의 관습이었기 때문이다. 불은 생명을 지속시키는 화로의 불꽃으로서든 시간과 계절을 주관하는 하늘의 태양으로서든 르타/아샤, 즉 사물의 정해진 질서를 표상했다. 불은 미트라의 대리인으로 간주될 수 있었고, 신과 불이 긴밀하게 연결되었는데, 하도 긴밀하여 이란과 인도에서 미트라는 점차 태양신으로 묘사되기에 이르렀다. _ 메리 보이스, <조로아스터교의 역사>, p58
우리는 이러한 '추상-> 구체'라는 방향성과 반대되는 '구체 -> 추상'의 방향성을 예술로부터 발견할 수 있다. 과거 구석기 시대의 암각화가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모습의 동물들을 주로 그렸다면, 신석기 시대의 유적에서는 추상적이고 기호로 표현된 작품들이 표현되었다는 점에서, 구석기 시대의 애니미즘(Animism)으로부터 문명(civilization)으로의 이행과 이에 대한 표현으로서 추상적 사유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이 발화(發話)이며, '말씀이 사람이 되는 것'과 같이 로고스(logos)의 재현이 신화로 나타난 것이 아닐까.
공정함 때문에 미트라는 불가피하게 다른 측면, 즉 신의 없는 자들의 엄하고 무서운 응징자로서 그들을 때려 부수는 특징을 가지게 되었다. 이처럼 그는 "분노한 주"로서 두려워해야 할 존재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의 적을 자신보다 사악한 존재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 특징 때문에 미트라는 또한 전쟁의 신으로서 의로운 이란인들을 위해 적과 싸우는 존재가 되었다. 그를 표상하는 개념은 이렇게 태양신의 특징에 전사의 모든 특징들이 더해져 풍부해졌다. _ 메리 보이스, <조로아스터교의 역사>, p60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다신교에서 유일교로의 이행은 고도의 추상화 작업으로, 이러한 추상화작업의 끝은 모든 종교에 공통인자인 '황금률(Golden Rule)'로 수렴하는 것은 아닌가를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조로아스터교의 역사>를 통해 유목민족인 인도/이란 민족의 문화 요소가 종교에 남긴 깊은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종교(宗敎)는 현시대 문화현상에 후행적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종교에서 의미를 찾는다면, 우리의 발자취가 단선적인 것이 아니라 순환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인류사의 사건은 독립적이지만, 개별 사건의 의미가 인류사 안에서 기출문제처럼 매번 반복되는 것이 역사의 공식이며 법칙이라는 생각을 갖는다. 그런 점에서 과거 문화의 유산으로 종교가 오늘날 우리에게 의미를 갖는다면, 그것은 세세한 교리나 문구가 아니라 압축된 가르침의 의미 때문이 아닐까. 개인으로 종교는 하나의 길로서 선택할 수밖에 없지만, 산에 오르는 길이 반드시 자신이 가는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한때 2022년 미트라교의 축제일이었던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조로아스터교의 역사> 리뷰를 갈무리한다...
다신교 시절 이미 신에 대한 이원론이 존재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윤리적 이원론과는 별개의 것으로서, 여기저기 번영과 행복을 나눠 주는 천상의 신들과 어둡고 기쁨이 없는 그들의 거소에 떨어지지 않기 위해 인간들의 희생을 바치는 지하 세계의 신들이 대비되는 유신론有神論이 그것이다. 조로아스터의 가르침을 통해 이 지하 세계는 단순히 부정적인 곳일뿐 아니라 처벌의 세상, 즉 사실상의 지옥으로 간주되고, 다에바들은 격이 하락하여 지하 세계의 거주자가 되어 진실로 예언자를 따르는 이들의 미움을 받게 되었다. _ 메리 보이스, <조로아스터교의 역사>, p123
각자는 적당한 계절에 자기 위에 있는 이와 신에게 복종을 보여야 하고, 그러므로 아르마이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절제하고 이 세상의 이로운 것들을 적당히 취함으로써 인간은 하우르바타트와 아메레타트, 즉 건강 및 생명과 결합하기를 바랄 수 있다. 그리고 그의 생각과 말과 행동에 정의와 올바름이 충만하여 아샤와 항상 그와 함께하도록 해야 한다. 이 위대한 일곱 불사자가 한 사람 안에 거할 때 악은 그를 침범하고 조종할 힘을 갖지 못한다. 이것이 조로아스터의 윤리적 가르침의 핵심이다. _ 메리 보이스, <조로아스터교의 역사>, p287
신앙의 영역에서 인도인들은 자연과 신의 행위에 대해 상세히 부연하고 의미를 짐작하는 경향이 있으며, 풍부한 상상력으로 새로운 신화, 상징, 유추를 창조해 내는 경향이 있었다. 고대 이란인은 더 현실적이고 냉정한 기질을 가진 듯하며, 조로아스터의 계시 또한 환상을 통제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다신교 시절의 일부 요소들이 거부되고 유실된 듯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다신교 시절의 일부 요소들이 거부되고 유실된 듯하다. 이리하여 인도/이란의 신앙을 복원하기 위한 재료들은 "대체로 아베스타 안에는 파편적이고 빈약하며, 베다 안에는 풍부하지만 혼란스럽다." - P46
이란의 아후라 마즈다는 조로아스터가 설교하기 전에 이미 미트라 이상으로 격상되어 아베스타 민족들은 물론 페르시안들에 의해 더 위대한 신으로 인정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는 아후라 마즈다에 상응하는 베다의 신은 미트라의 드반드라(쌍, 짝) 파트너인 바루나가 아니라 베다의 몇 구절에서 이 둘보다 더 높은 존재로 등장하는 이름 없는 아수라(Asura), 즉 최고신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 P68
지금까지 고찰한 신들은, 눈으로 볼 수 있고 그들의 육체적인 정식 현신으로 여길 수 있는 구체적 자연물이 없다는 점에서 모두 "추상적" 존재이다. 미트라와 보우루나 아팜 나파트는 각각 불 및 뭋과 인도/이란 시절부터 이미 상관관계가 있었지만, 이는 신과 사물을 동일시 한 것이 아니며 사물이 그들 존재의 본질도 아니었다. 그러나 물리적 현상을 표상한 또 다른 집단의 신들이 존재했고, 그들은 실제로 그런 현상 자체라고 말해질 수 있다. - P105
한 명의 창조자와 여섯 아메샤 스펜타라는 조로아스터의 심오하고 독창적인 개념들은 다신교 시절 이란인들의 종교 예식에서 조화롭게 자라난 듯하다. 이 우아한 발전은 예언자 자신의 종교적/도덕적 비범함 덕에 이루어졌지만, 이는 그의 선조들의 누대에 걸친 사고와 숭배 행위를 통해 준비된 것이었다. 조로아스터의 새로운 가르침은 오랜 뿌리가 있었으니, 그가 전래의 믿음 및 관습과 일괄적으로 결별함으로써 새로운 가르침에 물들지 못하게 하려 했음을 보여 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P292
비록 바빌로니아의 영향과 아마도 있었을 헬레니즘의 영향(물론 서부의 마기들에 의해 도입되었다) 이 후대의 예언 전설의 형성 과정에서 보이지만, 그럼에도 그 안의 가장 오래된 내용들은 의문의 여지 없이 동부 이란의 것이라는 사실이 인상적이다. 조로아스터 자신이 도래할 구원에 관한 교리를 가르친 것으로 나오는데, 미래의 구원자가 조로아스터의 씨에서 기적적으로 태어날 것이라는 전설은 아마도 이란 동남쪽 드란기아나의 신실한 군주들에 의해 강화되었을 것이다. - P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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