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중력의 세 가지 길 - 리 스몰린이 들려주는 물리학 혁명의 최전선 사이언스 마스터스 13
리 스몰린 지음, 김낙우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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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중력은 그 이론적, 실험적 난점들 때문에 많은 학자들의 끈질긴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완성되지 못했다. 끈이론, 고리, 고리 양자 중력 이론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으나, 아직 어떤 이론도 완벽한 이론적 체계와 실험적 검증이라는 두 가지 요구 사항을 만족시키지 못한 상태이다. 끈 이론과 고리 양자 중력은 비록 그 착안점은 완전히 다르지만 홀로그래피 원리, 시공간의 거품 등과 같은 흥미로운 공통 예측이 속속 등자하고 있음을 저자는 강ㅈ하고 있다. 과연 이러한 힌트를 바탕으로 양쪽의 장점만을 취합한 궁극의 양자 중력 이론을 완성하는 것이 가까운 장래에 가능할 것인가? _ 리 스몰린, <양자 중력의 세 가지 길 > , p9

리 스몰린(Lee Smolin, 1955 ~ )은 <양자 중력의 세 가지 길 Three roads to quantum gravity >에서 끈이론과 고리 양자 중력 이론 그리고 이들을 통합한 또다른 이론에 대한 이야기를 일반인을 대상으로 알기 쉽게 설명한다. 브라이언 그린, 미치오 가쿠, 리사 랜들 등이 주장하는 끈이론과 리 스몰린, 카를로 로벨리 등이 주장하는 고리 양자 중력 이론 등 양자 중력 이론의 계보에 익숙하지 못한 일반인들에게 이들 이론의 차이점과 접점을 알려준다는 것이 이 책이 갖는 가장 큰 장점이다.

입자에 전급함에 따라 장의 세기가 무한대에 접근한다. 이것은 현대 물리학의 방정식에서 나타나는 많은 무한대 값들을 설명해준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그 두 가지 방식 모두 양자 중력 이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한 가지는 공간이 연속적이라는 것을 부인하는 것으로, 이 경우에는 입자에 임의의 거리까지 가까이 가는 것이 불가능하다. 다른 방법은 이중성의 가설을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가설을 이용해 입자를 끈으로 대체할 수 있다. 멀리서 보면 어던 것이 실제로 점인지 작은 고리인지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방법이 유용할 수도 있다. _ 리 스몰린, <양자 중력의 세 가지 길> , p212

오늘날 고리 양자 중력 이론이라고 부르는 것이 탄생했다. 간단한 결과 하나는 양자 기하학은 진정으로 불연속적이라는 것이었다. 우리가 했던 모든 일은 초전도체 안의 자기장과 마찬가지로 불연속적인 역선이라는 아이디어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중력장을 고리로 설명하자, 임의의 곡면의 넓이는 간단한 단위의 불연속적인 배수로 판명되었다. _ 리 스몰린, <양자 중력의 세 가지 길> , p242

리 스몰린은 <양자 중력의 세 가지 길> 본문에서 끈 이론과 고리 양자 중력 이론이 '동일한 방정식을 해석하는 다른 방법' 뿐임을 말한다. 거칠게 요약하면, '입자'와 '장'의 관계에서 시공간의 불연속적인 면에 초점을 맟췄을 때 고리 양자 중력이론이 되는 반면, 연속적인 시공간에서 매우 짧은 시간동안 이루어진 전자와 광자의 운동에 초점을 맞추면 끈 이론이 된다. 서로 다른 면에 초점을 맞추었기에 이들은 완전히 다른 이론으로 보여지지만, 사실 이들은 같은 방정식을 공유하는 형제들이다. 때문에, 이들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고 보완이 가능하여, 이를 통해 보다 완전한 양자 중력 이론에 가까이 갈 수 있다는 것이 책에서 말하는 마지막 세 번째 길이자, 저자의 희망이다.

이중성의 가설(hypothesis of duality)은 19세기 중반 이후 물리학을 괴롭혀 온 논제, 즉 우주는 입자와 장이라는 두 가지 다른 것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여겨진다는 이슈를 정면에서 다룬다. 이 이슈에서 이중성의 가설이 필연적으로 사용되어야만 하는 이유는, 19세기에 이미 알려졌듯이, 전하를 띤 입자들이 직접 상호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입자들은 전기장과 자기장을 매개로 상호 작용한다. 이것은 여러 가지 관측 사실로 뒷받침되는데 입자 사이의 정보 전달이 유한한 속도로 이루어지는 것도 그중 하나다. 이 경우는 정보가 장의 파동을 통해 전달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_ 리 스몰린, <양자 중력의 세 가지 길> , p211

그렇지만, 저자의 바람과는 달리 <양자 중력의 세 가지 길>이 출판된지 20년이 지났지만, 수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직 끈 이론과 양자 중력 이론의 주장을 입증하는 것도, 이들을 통합한 진일보한 이론이 나오지 못했다. 그것은 양자의 세계를 인위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한계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동시에 우리가 양자의 세계를 제대로 표현할 사고와 언어를 갖추고 있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런지. 어쩌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초끈 이론과 고리 양자 중력 이론 모두가 틀린 이론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자 중력의 세 가지 길>을 읽으며 이러한 이론이 무가치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것은 이들 이론이 우리의 수준에서 세계를 이해하는 가장 최선(最善)이기 때문일 것이다. 마치 뉴턴의 절대 시간과 절대 공간처럼, 무리한 가정이라고 할 지라도 이러한 제약조건 속에서 한 걸음씩 나갈 때, 우리는 제약조건을 넘어선 궁극의 진리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때가 되면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에 의해 새로운 언어와 이론이 현상을 더 잘 설명해 줄 것이다. 이러한 생각이 저자 리 스몰린을 비록한 이론물리학자들이 수십 년간 벽과 부딪히는 듯한 힘든 싸움을 계속해 나갈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을까. 이런 예상을 마지막으로 글을 갈무리한다...

과학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일은 불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우리의 능력이 닿는 한 가장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직관이나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처럼 시험으로는 측정하기 어려운 특성을 요구한다. 아인슈타인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듯이, 뉴턴의 생각은 사실은 터무니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절대 공간과 시간은 그 당시 물리학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었으며, 이것을 이해한 것이 아마도 뉴턴의 가장 위대한 업적일 것이다. _ 리 스몰린, <양자 중력의 세 가지 길> ,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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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10-17 09: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직 불완전하지만 초끈이론이 끈이론의 특이성을 설명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읽을때는 아하! 하다가 설명하려고 하면 모르겠는 미시세계;;!
잘 읽었습니다 ~

겨울호랑이 2022-10-17 09:53   좋아요 3 | URL
네, 같은 고리 양자 중력 이론가인 카를로 로벨리는 <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으면>에서 끈이론에 대해 다소 비판적인 입장에 서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로벨리와 스몰린의 학문적 견해 차이의 일부는 끈이론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있는 것은 아닌가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과연 얼마만큼 끈이론의 가정과 이론전개를 긍정하는가는 그들의 논문을 통해 봐야겠습니다만, 그러지 못해서 추측으로 넘겨 봅니다. 그레이스님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