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체제를 넘어서 - 동아시아 냉전과 식민지·전쟁범죄의 청산
김영호 외 엮음 / 메디치미디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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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문제‘는 샌프란시스코 조약 초기 초안에는 명백히 패전국 일본이 한국에 반환해야 할 영토 목록에 들어 있었으나, 소련의 원자탄 개발과 중국 공산화, 한국전쟁 등을 거쳐 냉전이 본격화한 데에 따른 미국의 전략 수정으로 그 귀속이 모호하게 처리됐다. 남중국해의 스프라틀리(남사)제도와 파라셍(서사)군도 등도 처음엔 중국에 귀속될 영토 목록에 들었다가 나중에 모호하게 처리됐다. 이는 이 섬들이 남북으로 갈린 한국 그리고 공산화한 중국에 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한 미국 냉전전략의 일환이었다. _ 김영호 외, <샌프란시스코 체제를 넘어서> , p354/459

최근 독도 인근에서 이루어진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은 여러 면에서 상징하는 바가 크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전범국에 대한 가혹한 배상조치가 베르사유 체제의 특징이라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태평양 전쟁 전범국에 대한 배상조치는 이와는 정반대로 관대함 그 자체였다. 전범국은 이에 대한 면죄부를 얻으면서 자기 반성의 기회를 상실했고, 전범국에 의해 피해를 입었던 우리나라는 대신 분단이라는 발전의 기회를 잃어버렸다.

미군정 이후에도 계속된 일왕제를 근간으로 대동아공영권으로의 회귀를 꿈꾸는 세력들의 정신적 버팀목이 된 샌프란시스코 체제. 샌프란시스코 체제의 영토적 모순이 드러난 독도 지역에서, 미국의 패권 유지를 위해 극적(?) 화해를 이룬 미국-일본의 두 해양 세력 사이에서 자위대를 실질적으로 군대로 인정하고, 전범기를 동맹으로 받아들이는 현실은 참 지켜보기 힘들다.

분단 체제의 극복이 결국은 샌프란시스코 체제의 극복이라는 연결점을 <샌프란시스코 체제를 넘어서> 리뷰를 통해 보다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오늘날 일본 우익들이 강제징용 피해자나 일본군 위안부(성노예) 피해 할머니들에 대해 입에 담지 못할 말로 인격살인까지 하며, 오히려 피해자들을 돈만 밝히는 범죄자로 몰면서 한국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파렴치한 적반하장도 그 근거법이라고 할 수 있는 샌프란시스코 조약에 기댄 얘기다. _ 김영호 외, <샌프란시스코 체제를 넘어서> , p35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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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10-09 22: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흥미롭네요. 이전에 신간 소식에서 본 책이지만 읽어보지 못했는데… 겨울호랑이님 리뷰 기다려보겠습니다*^^*

겨울호랑이 2022-10-09 23:23   좋아요 2 | URL
<샌프란시스코 체제를 넘어서>는 서로 다른 나라의 학자들이 저마다의 관점으로 전후 체제를 분석한 책이라 서로 다른 문제를 다루고 다소 산만하게 보여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책을 다 읽고 나면 하나의 실로 전체 주제가 연결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체를 담을 수는 없겠지만, 리뷰에서 정리해보겠습니다. 거리의화가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