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 캔자스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토마스 프랭크 지음, 김병순 옮김 / 갈라파고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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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생각할 때 노동자와 가난한 사람들, 사회적 약자와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한 정당은 민주당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상식이다. 정상적인 성인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내가 대초원의 서부 고지대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이 부시 대통령을 열렬히 지지했다고 한 친구에게 말했더니 그녀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여태껏 남들을 위해 일했던 사람들이 어떻게 공화당 후보를 찍을 수 있지?˝라고 물었다.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그런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단 말인가? 무엇이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지 근본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현실은 오늘날 미국인의 정치적 삶이 어떤 상황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_ 토마스 프랭크,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 p5/294

최근 여권의 지지자들에 ‘저소득 저학력‘ 층이 많다는 유력 정치인의 발언으로 조금 시끄럽다. 다른 한 편에서는 ‘빈자 혐오‘라고 비난하고 프레임에 따라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저소득층의 보수주의 정당 지지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 것은 두 가지 가정 때문이다. 1) 모든 게임의 참가자들에게 정보는 완전하게 주어지고 2)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행동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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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프랭크(Thomas Frank, 1965 ~ )의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What‘s the Matter with Kansas? >는 이러한 설명하기 어려운 물음에 대한 답을 알려준다. 미국 저소득층 사람들에게 정보는 불완전하게 주어지며, 특히 미국 중부의 기독교 사상에 철저한 이들은 정치적인 ‘정의‘를 위해 자신들의 경제적인 ‘정의‘를 기꺼이 감내해 내는 모습을 보인다. 일련의 ‘반지성주의‘적인 이들의 모습 속에서 진보적 가치들은 토론의 대상이 아닌 선악(善惡)의 구도에 놓이게 된다. 그리고, 보수주의 정치가들은 이들의 신념을 교묘하게 선동하여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보수 반동 이론가들은 부유하고, 권력이 있고, 서로 밀접하게 연결된 자유주의 계열의 미디어와 무신론 과학자, 밉상 맞은 동부의 엘리트들이 꼭두각시를 앞장 세워 무수한 음모들을 꾸며댄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실 알고보면 보수 반동이라는 술책만큼 지금까지 미국 중산층의 이익을 완전히 거덜낸 정치적 음모는 없었다. 보수 반동 세력이 비난하는 가장 교활한 배후조정자들도 그런 정도의 음모는 생각해내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그들은 상속세 폐지를 주장하면서 ‘기존 체제‘에 저항한다. 그들이 지금 여기서 기존의 권력구조를 비난하는 것은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자는 운동이다. 그들은 노동조합과 민주당의 작업장 안전 법안 때문에 노동자들의 삶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피폐해졌다고 맹렬하게 비난한다. 또 미국 학생들의 학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공고육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_ 토마스 프랭크,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 p11/294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의 배경은 미국이다. 그렇지만, 분단체제가 만들어 내는 특수한 보수주의 의제들과 세계 어느 민족보다도 종교적인 우리 민족성을 고려했을 때, 우리의 현실 모두를 설명하지는 못하더라도 중요한 많은 부분을 짚고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책의 내용을 정리하는 리뷰는 시간이 될 때 올리는 것으로 하고, 간략한 책소개로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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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지 2022-08-04 08: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혁을 따라가려면 끊임없는 논리구조의 이해가 필요할거에요. 정치를 이해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부자들은 가난한 이들에게 자신들만의 득을 위함임을 가릴, 쉬운 어조의 감안이설을 만들어 반복적으로 해대고. 그 너머를 보려면 어쩔 수 없이 지성이 뒷받침 되야 하고, 지성은 그냥 꽁으로 쌓이는 게 아니지요.
이유들을 생각해봅니다.

겨울호랑이 2022-08-04 08:29   좋아요 1 | URL
갱지님 말씀처럼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서는 지식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역설적인 상황을 맞닥뜨리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식을 갖지 위해서 배워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자산이 필요한데 그 배경이 이미 하나의 배경이 되어버리는. 다른 한 편으로 모든 사람들이 다 모든 분야에서 같은 일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태를 이해하는 것은 지식이 아닌 지혜가 필요하지 않나 여겨집니다. 자연이나 자신의 삶에서 터득할 수 있는 이치를 받아들이고 이로부터 자신의 판단을 유지하는 것은 말씀하신 역설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이라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