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식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것이 아무래도 낯설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우리는 지표면이야말로 진정한 기준틀이라는 사고방식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고방식은 나중에 시간 여행의 본성에 대해 살펴볼 때도 문제가 될 것이다.

빛의 속도는 똑같다. 절대적인 값이다. 그것 참 신기하다. 아인슈타인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밝힘으로써 위대한 도약을 이루어냈다. 그는 빛의 속도(거리의 측정치를 시간의 측정치로 나눈 값)가 불변량이 되려면 무언가가 탄력 있게 변해야 함을 알았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패러다임을 뒤흔드는 통찰이었다. 즉, 시간은 상대적이다(공간도 마찬가지지만, 경우가 다르다)

특수상대성이론에서 아인슈타인은 운동, 혹은 속도가 시간의 측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했다. 그리고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중력과 가속 또한 시간의 측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진정한 시간true time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래리의 시계와 배리의 시계는 똑같이 정당하다. 래리의 시계를 기준으로 보면 배리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배리의 시계에 초점을 맞추고 그의 시계를 우선시한다. 당연한 얘기다. 배리의 시계는 지구에 남아 있던 수많은 다른 시계와 맞춰져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래리의 시계도, 배리의 시계도 절대적인 시간을 말해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은 여전하다. 절대적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 여행이 일어나려면 두 개의 시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야기 말미에 가서는 그중 하나를 내던져 버린다. 하지만 두 개의 시계가 없이는 시간 여행이 존재할 수 없다. 즉 쌍둥이 사례는 ‘시간 여행’이 아니라 ‘시간들 여행travelling in times’이라고 불러야 한다. 시간을 복수가 아닌 단수로 지칭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에게 진정한 시간을 말해줄 한 시계를 지정하려 들기 때문이다. 모든 상대론적 시간 여행은 이렇게 한 시계의 측정값을 다른 시계의 측정값으로 전환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상대성이론은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속도만 달라질 수 있을 뿐 시간은 언제나 앞쪽만 향한다. 여기서는 다시 원래의 시간으로 돌아가는 것이 성립하지 않는다. 상대론적 시간 여행은 시간 이주time-emigration에 차라리 더 가깝다. 일방통행이기 때문이다.

시간에 대한 관점은 대략 두 가지 큰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실체적substantival 관점과 관계적relational 관점이다. 실체적 관점, 혹은 ‘절대적absolute’ 관점에서는 시간을 우주가 그 안에 들어가서 사는 일종의 보이지 않는 집이라 여긴다. 따라서 시간은 실체적이며, 고유하다. 시간은 그 자체로 존재하며 우주의 작동과는 독립적이다. 이 관점에 따르면 세상에 사물이나 사건이 존재하지 않는다 해도 시간은 여전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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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2-07-04 2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계가 거꾸로 돌아갈 수 없다면 시간 여행은 불가능한걸까요..? 재미있는 이야기네요!

겨울호랑이 2022-07-05 04:52   좋아요 1 | URL
네, 저자가 밝히는 시간여행의 비밀을 들으면서 막연하게 우리가 시간여행에 대해 가져온 생각들이 환상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말 그대로 회의주의자의 쓴소리같은 기사였습니다 ^^:)